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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발디만 있나? 4명 더 있다! 봄맞이 특집 5인 5색 '사계'

조회수 2021. 3. 30.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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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랑

이탈리아의 바이올린 연주가이자 작곡가였던 안토니오 비발디는 고전주의 클래식 음악을 대표하는 음악가죠. 그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을 꼽아보라면 단연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인데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을 음악으로 표현낸 명작입니다. 이 작품이 워낙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보니, <사계>가 비발디의 작품만 있는 것으로 아는 이들도 많은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한 번 쯤 이름을 들어보았을 만한 다른 유명한 음악가들도 <사계> 작품을 발표했죠. 오늘은 성큼 다가온 봄을 맞아 새로운 사계절을 출발하는 의미로, 비발디, 그리고 하이든, 차이콥스키, 글라주노프, 피아졸라의 5인 5색 <사계>를 만나봅니다.  


<사계>의 대명사, 비발디

5인 작곡가의 <사계>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은 역시 비발디의 곡입니다. 비발디의 <사계>는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모습을 묘사한 곡입니다. 대편성의 오케스트라가 아니라 현악기를 중심으로 하는 작은 규모의 오케스트라를 위해 쓰여졌는데요. 그럼에도 화음이 풍성합니다. 

안토니오 비발디|위키피디아

비발디의 <사계>는 이탈리아 최고의 실내악 팀이자 세계 최고 실내악 팀 중 하나인 '이 무지치'의 연주로 만나보겠습니다. 

숭고하고 신성한 하이든의 <사계>

하이든도 <사계>를 작곡했다는 사실! 그의 <사계>는 연주곡이 아니라 오라토리오입니다. 오라토리오는 17세기~18세기 사이에 유행했던 종교음악의 한 형식인데요. 오페라와 비슷하지만 조금 다릅니다. 오페라보다 규모가 더 작고, 성서의 내용을 노래하며, 아리아보다 합창의 비중이 크고, 줄거리를 이야기하는 내레이터가 따로 있습니다. 

요제프 하이든|위키피디아

하이든의 <사계> 가사는 제임스 톰슨이 동명의 전원시를 각색한 것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하이든이 작곡한 <사계> 음악은 그가 오스트리아 교외에서의 사계의 모습을 묘사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하이든은 고전주의적 작곡 방식에 충실했습니다. 그럼에도 그의 <사계>에는 드라마틱한 매력이 있는데요. 성서의 내용을 기반으로 한 오라토리오인만큼 2시간 30여분 간 이어지는 음악에서 숭고하고, 신성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합창 구간에서 그렇죠. 아래 영상은 합창단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영상으로 준비했습니다. 

차이콥스키의 <사계>는 피아노 소품곡!

대편성의 교향곡이나 협주곡, 발레 음악으로 유명한 차이콥스키지만 사실 그의 피아노곡도 무척 아름답습니다. 차이콥스키 자신은 스스로의 피아노곡을 그리 훌륭하다 여기지 않았지만요. 차이콥스키의 <사계>는 피아노를 위한 12개의 짧은 소품곡입니다.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위키피디아

아래 영상은 조성진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10월-가을의 노래(차이콥스키)>로, 차이콥스키 특유의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12개의 곡을 전곡 녹음한 음반 중 최고의 명반으로 꼽히는 것은 미하일 플레트뇨프의 음반입니다. 예핌 브로프만이나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 데니스 마추예프의 음반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 차이콥스키의 <사계>를 감상할 때 베르나르드가 보낸 12개의 시구를 함께 읽는다면 더 풍부한 감상이 되겠습니다. 

이번에는 '발레'다! 글라주노프의 <사계>

차이콥스키, 라흐마니노프처럼 친숙한 작곡가는 아니지만 글라주노프 역시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곡가 중 한 명입니다. 글라주노프의 작품 중 특히 유명한 것은 교향곡과 발레 음악입니다. 글라주노프는 평생 단 세 곡 만의 발레곡을 썼는데, 그가 35살에 쓴 <사계>도 발레 음악이자 그의 대표작입니다. 물론 같은 형식의 연주용 모음곡도 있습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오히려 발레 작품으로는 자주 공연되지 않고 있고, 연주곡 녹음은 꽤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알렉산드르 글라주노프|위키피디아

<사계>라고 하니 응당 '봄'부터 시작해야할 것만 같지만, 그의 <사계>는 '봄'이 아닌 1부 '겨울'로 시작합니다. 2부가 '봄', 3부가 '여름', 4부가 '가을' 순이죠. 아래 영상은 요즘 흔히 만날 수 없는 글라주노프의 <사계> 발레 공연 영상입니다. 

피아졸라의 <사계>, 남미의 사계절

올해가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탄생 100주년이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비발디의 <사계> 말고 꼭 들어보아야 하는 <사계>를 이중에서 하나만 꼽아보라면 역시 피아졸라의 <사계>입니다. 탱고의 황제요, 전설인 피아졸라는 아르헨티나의 반도네온 연주자이자 작곡가로, 매혹적인 탱고의 매력을 세계에 알린 최고의 음악가 중 한 명입니다. 


피아졸라의 <사계>를 감상하다보면 중간중간에 비발디의 <사계> 속 멜로디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피아졸라의 <사계>는 다른 작곡가들의 <사계>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죠. 피아졸라 <사계>의 원제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입니다. 아르헨티나의 수도인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항구에 비친 사계절 풍경을 음악으로 표현한 작품이죠. 피아졸라의 <사계>도 '봄'부터 시작하지 않고, '여름', '가을', '겨울', '봄' 순서로 이어집니다. 

아스토르 피아졸라 ⓒ Gettyimages

피아졸라의 <사계>는 원래 반도네온, 바이올린, 일렉트릭 기타(!), 피아노, 더블베이스 5중주를 위한 곡으로 쓰여졌습니다. 워낙 매력적인 곡이다 보니 후대 음악가들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편곡되어 연주되는데요. 가장 유명한 버전은 1990년대 후반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의 의뢰로 작곡가 레오니트 데샤트니코프가 편곡한 바이올린 솔로와 현악 합주 버전입니다. 아래 영상은 이 버전으로 세종 솔로이스츠와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이 피아졸라의 <사계>를 연주한 영상입니다. 탱고가 사계절에 녹아든 듯 강렬하고 격정적인 선율에 흠뻑 빠져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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