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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스스한 귀신의 울음소리, '귀곡성'이 춘향가에?

아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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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곡성'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2016년 '곡성 신드롬'을 일으킨 공포영화 '곡성' 덕분에 익숙한 표현이기도 한데요. '곡성'은 말 그대로 곡을 하는 소리를 뜻하는데, 그중에서 '귀곡성'은 귀신의 울음소리를 가리킵니다. '전설의 고향'에나 등장 할 법한 귀곡성, 하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판소리 '춘향가'에 이 귀곡성이 있습니다. 

완전놀라움

위 영상은 판소리 '춘향가'의 '옥중가' 중에서 '귀곡성 대목'으로, 주인공 춘향이 옥에 갇혀 있는 모습과, 그 앞에 나타난 귀신들의 울음소리를 표현한 장면입니다. 도중의 흐느끼는 듯한 창법이 들리시나요. 이렇게 귀신의 울음소리를 흉내 낸 창법을 바로, 귀곡성 창법이라고 합니다. 춘향이 갇힌 옥의 음산한 분위기와 처연한 마음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그려져 청중들이 단숨에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들죠. 


현대의 무대에서는 실감나는 분위기 연출을 위해 여러 장치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판소리 공연에서 무대를 가장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은 다름 아닌 소리꾼의 목소리와 고수의 북소리입니다. 그래서 관객들 대부분은 소리꾼과 고수의 표현에 의존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죠. '요즘엔 어마어마한 무대 기술들이 있는데, 과연 얼마나 실감이 날까.'하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겁니다. 

최근 복원된 송흥록 생가와 동상

출처한겨레음악대사전

하지만 이 귀곡성으로 수많은 청중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전해지는 명창이 있습니다. 바로, 동편제를 만든 판소리의 중시조 '가왕 송흥록'입니다. 귀곡성 창법은 송흥록의 '더늠'인데, 더늠이란 판소리 명창이 독창적으로 짜서 연행한 판소리의 한 대목이 그 명창의 장기로 인정되고, 후대에 전승된 것을 말합니다. 즉, 가왕 송흥록이 귀곡성을 시작한 장본인인 셈이죠. 그의 귀곡성은 유독 애가 타고 슬퍼서 그가 직접 꿈속에서 귀신을 만나 배웠다고 전해지기도 하며, 기록으로 남아 지금까지 전해지는 일화도 있습니다. 

어느 날 밤, 진주 촉석루에서 ‘옥중가’를 불렀는데,
수천의 청중이 송흥록의 소리에 눈물을 흘렸으며,
‘귀곡성’ 대목에 이르러 갑자기 바람이 일고 수십 개의 촛불이
일시에 꺼지면서 하늘에서 귀신 울음소리가 들려와
수천 청중의 등골이 오싹하였다고 한다.
- 박황, ‘민속예술론’
끝없는 덜덜

'귀신의 울음소리'라는 점에서 느껴지는 신비로움과 오싹함도 귀곡성의 매력이지만, 사실 진짜 매력은 원혼이 가진 '한'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습니다. '춘향가'가 부패한 권력을 비판하고 신분차를 뛰어넘은 주체적 사랑을 노래한 작품이란 면에서, 귀곡성은 단순히 귀신의 곡이 아니라 당시 민중들의 가슴속에 맺혔던 설움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여기, 귀곡성 대목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곡이 있습니다. 

시대가 흘러도 여전히 신비로움과 서글픔을 함께 간직한 소리입니다. 귀곡성은 '춘향가' 작품 중 귀신의 울음소리지만, 사실은 시대를 불문하고 사람들의 마음에 진 응어리를 달래주는 곡소리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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