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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계의 '볼드모트'! '그 이름'을 말하면 저주받는다?

조회수 2020. 7. 30.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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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랑

믿거나 말거나,
재미로 보는 영미 공연계의 미신들

Break a leg!

영어 교과서에서 한 번쯤 봤던 기억이 나시나요? 직역하면 '다리 부러져라'라는 뜻인 이 문장은 영미권에서 배우들이 공연 전 행운을 빌 때 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보편적인 인사말인 'Good Luck' 대신 왜 '다리 부러져라'라는 말을 쓰는 걸까요?

오랫동안 전해져 내려온 미신이기 때문에 정확한 기원과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여러 가지 설이 있을 뿐인데요. 일단은 극장에 '청개구리' 같은 요정(또는 유령)이 산다는 미신이 있습니다. '행운을 빌어'라고 말하면 이 요정이 반대로 불운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다리 부러져라'라는 말로 액땜을 한다는 것이죠.

또, 셰익스피어 시대에 공연이 끝나면 관객들이 무대 위로 돈을 던진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그 돈을 줍다가 다리가 부러질 만큼 공연이 성공하기를 기원하는 것이죠. 다른 설로는 'Leg'가 사람의 다리가 아닌 무대의 가림막을 가리키는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 가림막이 망가질 만큼 공연이 롱런 하기를 바라는 것이죠.

출처: 픽사베이
내용과 관련 없는 참고 사진

우리나라 뮤지컬계에선 특정한 인사말보단 공연마다 고유의 '파이팅콜'을 만들어, 공연 직전마다 배우들이 함께 외치고는 하는데요. 주로 공연에 나오는 노래 가사를 재미있게 응용한 구호를 사용합니다. 뮤지컬 <드라큘라>는 '피가 들어간다 쭉쭉쭉쭉쭉'이란 친숙한(?) 파이팅콜로 소소한 화제를 모으기도 했죠.

그밖에 유명한 미신으로는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와 관련된 것이 있습니다. 바로 극장에서 '맥베스'의 이름을 말하면 저주를 받는다는 건데요. 재밌는 건 캐릭터 이름으로서 '맥베스'를 부르는 것은 괜찮지만, 작품 제목인 '맥베스'를 말하는 건 금기라는 점입니다. 꼭 '맥베스'를 언급해야 할 때는 '그 스코틀랜드 연극'이라고 돌려 말합니다. '맥베스'의 배경이 스코틀랜드이기 때문이죠. 

출처: 위키미디어 커먼스
맥베스와 세 마녀를 그린 테오도르 샤세리오의 작품

만약 극장에서 실수로 '맥베스'를 입에 올렸다면, '정화 의식'을 치러야 합니다. 이 또한 극장이나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요. 주로 극장에서 나가서 제자리에서 세 번 돌고, 침을 뱉은 뒤 욕을 하면 된다고 합니다.

이 미신 역시 그 유래가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는 않습니다. '맥베스' 초연 당시 맥베스 역을 맡은 배우가 공연 중에 죽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고, 유독 '맥베스'가 공연되는 극장에서 사고가 많이 일어났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죠. 어쩌면 그저 마녀와 저주, 죽음이 많이 등장하는 '맥베스'의 으스스한 내용이 이런 미신을 만들어냈는지도 모르고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미신 중 하나인 '밤에 피리 불면 뱀이 나온다'와 비슷한 미신도 있습니다. 바로 극장에서 휘파람을 부르면 재수가 나쁘다는 것인데요. 여기엔 나름 합리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무대 전환을 전부 수동으로 하던 옛날엔 선원들이 무대 스태프로 많이 고용되었다고 합니다. 로프를 다루는 데 능숙하기 때문인데요. 이 선원들은 배에서 하던 대로 휘파람을 통해 서로 신호를 주고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이 무대에서 멋모르고 휘파람을 불었다간, 무대 전환 큐와 혼선이 생겨 사고가 생길 수도 있었던 거죠. 지금은 무대 전환을 자동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큐를 휘파람으로 주지도 않지만, 이 미신은 아직도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무대에선 '공작새 깃털을 소품으로 쓰지 마라' '극장을 비울 때 무대의 조명을 완전히 끄지 마라' '공연 시작 전에 꽃을 받지 마라' '드레스 리허설을 망치면 본 공연은 대박이 난다' 등 다양한 미신이 존재합니다. 

우리나라에도 두 번째 공연에서 유독 사고가 많이 난다는 징크스가 있는가 하면, 뮤지컬 팬들 사이에선 '모 배우가 공연을 하는 날에는 비가 내린다'는 가설(?)도 전해지고 있는데요. 여러분이 아시는 재미있는 미신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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