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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초상을 의뢰한 현대미술가..."메멘토모리"

아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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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점의 조각에 관해 이야기해보자.

같은 장소에 놓인, 같은 제목이 달린,

같은 작가의 작품이 분명한데,

어제의 모습과 오늘의 모습이 다르다.


하루나 기다릴 필요도 없다.

잠시 다른 작품을 둘러보고 돌아와도

처음에 본 모습과는 어딘가

미세하게 달라져 있을 테니 말이다.

출처pixabay

철학적인 접근이나 사변적인 의미에서 그렇다는 것이 아니다. 단단해 보이는 조각의 구체적이고 물질적인 상태 자체가 당신의 눈앞에서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면? 관람자는 두 눈을 의심할 것이고, 그 이유를 찾기 위한 고민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이렇게 단일하게 고정된 예술 작품 혹은 예술의 영원성에 대한 도발적인 반기를 든 작가가 있다. 1973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태어난 우르스 피셔(Urs Fischer)는 “영리하고 불경스럽다”는 타이틀을 획득한 현대미술가다.

출처가고시안(Gagosian)

빵으로 통나무집을 만들고, 전시장 가벽엔 폭격을 가한 듯 커다란 구멍을 뚫고, 초상화를 그렸지만 얼굴에는 과일을 붙여버리고, 아이스크림이 녹은 것처럼 피아노를 구겨 놓은 그의 시도들은 ‘전통 미학’에서 벗어난 양상으로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끌어냈다.


진흙과 음식처럼 무른 것부터 강철까지 피셔가 활용하는 재료의 범주엔 제한이 거의 없다. 또한 대중문화의 특징이나 일상적 사물도 대범하게 자신의 예술로 포함시켰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갖는 시각적 확신이나 사회적, 문화적 관습과 고정관념에 어긋나는 도전은 그가 건드리고자 한 핵심 주제를 보여준다.

출처가고시안(Gagosian)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사람 키보다 더 큰 사이즈(높이 약 215m)의 조각품에 조금 가까이 다가서면 어디선가 타는 냄새를 맡을 수 있다. 까치발을 들어 위를 들여다보니 작품은 안에 심지가 있는 거대한 양초다.


셋처럼 보이는 네 명의 인물 중 낯익은 얼굴이 있다. 바로 세계적인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Leonardo DiCaprio). 디카프리오와 그의 부모님을 표현한 작품 <Leo(George & Irmelin)>에서 디카프리오는 흡사 샴쌈둥이처럼 가운데에 자리 잡았다.

출처가고시안(Gagosian)

한쪽에선 어머니와 사랑스러운 포옹을 하면서 동시에 또 다른 몸으로는 아버지와 마주 서 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무언가 말하는 듯한 모습이지만, 아들의 시선은 저 먼 곳을 향해 있다. 부모가 이혼한 2살 무렵부터 그는 어머니와 주로 살았다.


애초에 디카프리오가 피셔에게 초상 작업을 의뢰했고, 피셔가 부모와 함께 있는 모습을 만들면 어떻겠냐고 다시 제안하면서 이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전시가 끝난 후 디카프리오를 포함해 이 작품을 구매하는 누군가는 다시 처음부터 녹일 수 있는 원래의 상태로 받게 된다고.

출처가고시안(Gagosian)

피셔의 양초 작업은 시간의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파괴되는 숙명을 안고 있다. 시각예술가인 그에겐 빵이나 과일처럼 양초의 사용 역시 자유로운 재료 실험의 일환일 것이다.


그러나 관람자들에겐 인간 모두가 탄생의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서서히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하며 그의 작업은 새로운 차원에 진입하게 된다.


침묵 속에서 녹아내리는 인물 조각(양초)은 언젠가 사라질 것이고, 바닥에 늘러 붙은 촛농만이 지나가버린 시간과 그곳에 있었던 존재의 증거로 남는다. 면전에서 녹아내리는 인물상을 보면서, ‘메멘토 모리 (Memento mori)’ 즉, ‘죽음을 기억하라’는 메시지는 강렬하게 우리의 뇌리에 박힌다.

출처가고시안(Gagosian)
하나의 예술작품은 지금에 관한 것이 아니다

- 우르스 피셔 -

그가 빚어낸 양초 조각은 삶, 아름다움, 명성 등 세상이 집착하는 대부분 것들의 덧없음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내 어떤 흔적을 남기고자 하는 움직임들과 다름없다.

전시 제목 : <Urs Fischer : Leo>
전시 기간 : 2019.10.14 ~ 12.20
전시 장소 : 프랑스 파리, 가고시안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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