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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보면 계속 떠오르는 레베카♬…'갓영숙'의 전성시대

아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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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필요없는

'갓영숙'의 레베카!

그녀가 돌아왔습니다.

짱입니다요

뮤지컬계에서

남자 배우라면 '지금 이 순간',

여자 배우라면 '레베카'가

'오디션 금지곡'이라 불릴 정도로

유명하지만 어려운 곡으로 유명한데요.


강렬한 카리스마와 스산한 분위기,

레베카의 미스터리를 쥐고있는

댄버스 부인 역을 한 시즌도 빼놓지 않은

배우 신영숙을 만났습니다.

출처EMK

벌써 다섯 번째 <레베카> 출연이에요. 모든 시즌에 다 출연한 소감이 어떤가요.

너무 꿈같고 영광스러운 일이죠. <레베카>란 공연도 제 댄버스도 관객분들께서 많이 사랑해주셨기 때문에 5번이나 무대에 오를 수 있었던 거니까요. 저 또한 이렇게 매력 있는 역할을 언제 또 맡아볼 수 있을까 싶고요.

초연 당시 어떻게 댄버스 역으로 출연하게 되었나요?

제가 <모차르트!>를 했을 때 <레베카>의 작곡가이기도 한 르베이 씨가 제 음색을 듣고 ‘댄버스랑도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해주셨어요.


그래서 영상을 찾아보니 댄버스가 부르는 ‘레베카’가 정말 강렬하게 다가오더라고요. 그래서 이 역할을 꼭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정말 열심히 준비해서 오디션을 봤습니다.

올해의 신영숙 댄버스는 이전 시즌과 비교해서 어떤 점이 달라질까요?

나이를 먹으며 쌓인 삶의 경험들이 캐릭터에 더 많이 녹아나는 것 같아요. 초연 땐 그저 노래를 파워풀하게 부른다든가 하는 외적인 면을 부각했다면, 매 시즌을 거치면서 왜 이 사람이 이렇게 됐는지를 파고들게 됐어요.


그냥 눈만 희번덕거리는 게 아니라 어떤 이유에서 그런 눈빛, 그런 손동작이 나오는 건지 생각하며 보다 깊이 있는 캐릭터로 만들어나가는 거죠. 또 예전에는 슬픔의 감정이 많았는데 이번엔 연습하다 보니 분노 쪽으로 기울고 있어요. 더 무서워질지도 모르겠어요(웃음).

출처EMK

댄버스를 연기하며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요?

등장만 해도 관객분들이 ‘어우 추워, 에어컨 틀었나’ 하는 느낌이 들게 서늘한 분위기를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모난 성격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아무것도 안 해도 분위기가 경직되고 불편하잖아요. 댄버스가 그런 에너지를 갖고 있는 사람이거든요. 잘못된 신념과 병적인 집착이 만들어낸 불편하고 스산한 느낌이 걸음걸이만으로도 나올 수 있도록 노력 중이에요.

다른 세 분의 댄버스와 함께 연습 중이시죠.

옥주현 씨랑은 <엘리자벳>도 같이 해서 워낙 서로의 장점을 인정하고 응원해주는 사이예요. 옥주현 댄버스가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지금 잘 해주고 있고요.


장은아 씨도 요즘 급부상 중이잖아요. 여러 작품을 하며 쌓인 카리스마와 파워풀한 목소리로 매력을 보여주고 있어요.


그리고 알리 씨가 새로 들어왔는데, 아이를 낳고 한 달 만에 연습을 시작했어요. 엄마로서 나오는 엄청난 에너지가 정말 위대한 것 같아요. 4명의 댄버스가 다 각자 다른 색깔로 열심히 연습하고 있어요. 저는 그중에서도 연륜에서 나오는 무게감이 조금 있지 않을까 싶고요.

‘레베카’란 넘버가 이제는 너무나 유명한 곡이 되었잖아요. 그 곡을 부를 때 어떤 기분일지 궁금해요.

얼마나 긴장이 되는지 몰라요. 특히 2막 1장은 너무나 상징적인 장면이 됐잖아요. 아름다운 미장센과 무대 전환에 강렬한 노래까지 어우러지다 보니 박수도 정말 길게 나오거든요.


거의 작품이 끝났을 때 나오는 박수처럼. 그런데 또 이 장면에선 댄버스가 승리에 취한 상태이기 때문에 기분이 굉장히 좋아요. 그래서 즐기기도 하면서 막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

댄버스를 비롯해 어두운 캐릭터를 많이 맡았는데, 감정적으로 힘들진 않은가요?

공연이 끝나면 배역을 빨리 벗어내려고 하는 편이에요. 사실 30대 초반에 <캣츠>의 그리자벨라를 처음 맡았을 땐 정말 힘들었어요. 지금 해도 잘할까 말까 한 배역인데 그걸 인지도도 없던 당시의 제게 시켜줬으니 얼마나 잘하고 싶었겠어요.


그래서 소외된 고양이 역할에 몰입하려고 분장실에 불도 꺼놓고 나오질 않았어요. 원래 활발한 성격인데 다른 배우들이랑 말도 안 섞고. 그걸 1년 동안 했더니 우울증 걸릴 뻔했어요. 오히려 공연에도 도움이 별로 안 되는 것 같고(웃음).


<레베카> 초연 할 때도 공연장 가기 전에 영화를 계속 틀어놨어요. 예민하고 차가운 느낌을 살려보겠다고 샤워도 막 찬물로 하고(웃음).


요즘엔 그냥 공연 직전에 몰입하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한참 전부터 몰입하면 지쳐서 에너지를 내기가 힘들더라고요. 그래도 그런 시절의 경험이 쌓여서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그런 걸 시도조차 안 해봤다면 지금의 내공이 안 쌓였을 수도 있겠죠. 건강한 정신으로 밝게 사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작품도 <맘마미아>처럼 즐거운 공연도 번갈아가면서 하고요.

공연을 위한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사실 제가 자기관리에 있어서는 조금 인간적인 면이 있어요. 공연 끝나면 집에 들어가서 바로 자야 하는데 맥주 한 잔을 포기를 못 하겠더라고요(웃음). 쉬지 않고 작품을 하는데 그런 재미라도 없으면 안 되잖아요.


그래도 무대에선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드리려 하고 있어요. 몇 개월 전부터 ‘피켓팅(피 튀는 티켓팅)’ 해서 오시는 마음을 알기 때문에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체력 관리는 열심히 하죠. 한강 걷기, 필라테스, 등산 같은 운동을 좋아해요.

출처EMK

올해 <엘리자벳> <엑스칼리버> <맘마미아> <레베카>부터 내년 <웃는 남자>까지, 정말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데, 지치지 않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너무 많은 스케줄을 하다 보니 지칠 때도 있어요. 그래도 이게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 하는 생각이 드는 거죠. 20,30대 때는 한 작품 한 작품이 정말 간절했거든요.


<명성황후>로 데뷔했을 때 합격 전화 받으며 조마조마했던 기억이 아직도 나요. 그때 생각을 하면 이렇게 좋은 역할들을 어떻게 마다하고 쉴 수가 있겠어요. 

올해가 데뷔 20주년인데, 지금이 전성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아요.

‘정점에 올랐다’는 생각은 안 하고 살고 있어요. 물론 20대에 앙상블로 시작해서 오히려 40대에 와서 주연도 많이 맡다 보니 보통의 여배우들과는 조금 다른 행보를 걷고 있는 것 같긴 해요.


늘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역할이 크든 작든 최선을 다해서 연기하는 거예요. 아무리 작은 역할이라도 확신을 갖고 무대에 올라갈 수 있게 연기 선생님, 노래 선생님도 따로 찾아다녔고요.


제가 처음으로 인지도 높은 역할을 맡았던 게 그리자벨라였어요. 그전까진 코믹한 역할을 주로 했었는데 처음 맡은 진지한 배역에서 인정을 받으면서 조금씩 제 스펙트럼을 넓혀갔던 것 같아요.


늘 완벽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주어진 기회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조금씩 더 큰 기회가 오고, 그러다 보니 <명성황후> <엘리자벳> <맘마미아>처럼 여성이 타이틀롤인 굵직한 작품들도 하게 됐고요.

지금 여기 오기까지 힘든 시간도 많았을 것 같아요.

제일 힘들었던 건 20대 때 오디션 떨어져서 울면서 집에 갔던 기억이에요. 당연히 될 줄 알고 기고만장했다가 떨어졌다는 전화가 온 적도 있는데, 나중엔 몇 번 떨어지다 보니 익숙해지더라고요.


그리고 대중적인 스타에 비해 부족한 인지도를 어떻게 메꿀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항상 있어요. 지금보다 인지도가 없었을 땐 오디션에서 1등을 했는데도 출연하지 못했던 경우가 몇 번 있었어요.


그렇게 좌절하고 지칠 때 기운이 나게 해줬던 건 늘 관객분들이었던 것 같아요. 팬들이 준 편지는 한 번도 놓치지 않고 다 읽거든요. 그분들도 자기 스케줄이 있는데 공연까지 보러 오니 저보다도 바쁘실 거예요. 그런데도 제 공연을 봐야 힘이 난다고 말을 해주시니까, 그런 편지들을 보면 내가 정말 감사한 일을 하고 있구나 싶죠. 

그렇다면 배우를 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올해 <엘리자벳>을 했을 때예요. <엘리자벳>이 국내에 수입되기 한참 전에 제 팬들이 대본을 직접 번역해서 선물을 해줬거든요. 이 역할이 저한테 너무 어울린다면서 엘리자벳의 초상화에 제 얼굴까지 합성해서(웃음). 실제로 매번 <엘리자벳>에 도전했는데, 작품과의 인연이라는 게 다 때가 있더라고요.

출처EMK

그래서 이번에 드디어 <엘리자벳>을 하게 됐을 때 첫 공연 끝나고 나서 10년 가까이 응원해준 팬들이랑 다 같이 눈물바다가 됐어요. 그 무대를 팬들과 함께 만든 것 같은 그런 마음이었달까요. 그리고 올해 또 20주년 콘서트를 했는데, 무명 때부터 응원해준 팬분들과 함께한 그 시간이 너무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엘리자벳>의 꿈을 이뤘으니, 이제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요?

코믹한 역할에 더 도전해보고 싶어요. <팬텀>의 카를로타나 <스팸어랏>의 호수의 여인을 할 때 너무 행복했거든요. <스위니토드>의 러빗 부인도 실제로 할 뻔했는데 작품이 엎어져서 인연이 안 닿았던 적도 있고요.


사실 어떤 작품이 하고 싶다기보단, 희망을 줄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어요. 제가 지금보다 어렸을 때 <맘마미아>의 도나로 오디션을 봤는데, 그때 영국 음악감독이 ‘당신은 앞으로 도나를 하게 될 것’이라고 얘기해줬어요.


그냥 지나가는 말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전 그게 가슴에 팍 꽂혔고, 결국엔 나중에 정말 하게 됐거든요. 그때 제게 한마디 희망을 줬던 그분처럼 관객분들이나 후배 배우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요. ‘영숙 언니는 앙상블부터 시작해서 40대에 주연도 했잖아’ 이런 희망이요.

뮤지컬 <레베카>
2019.11.16 ~ 2020.03.15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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