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으로 간 '민중의 걸개'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1988년 11월 13일 연세대학교 교정에 서울미술운동집단 '가는 패'의 걸개그림 '노동자'가 걸렸습니다. 이날 열린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및 노동법 개정 전국노동자대회'에 사용된 이 그림은 1980년대 후반, 걸개그림 형식의 일대 전환을 가져온 '가는 패'의 대표작으로 꼽혔지요.
하지만, 1989년 3월 7일
현대중공업 계동본사 시위현장에서
경찰에 의해 탈취
현대중공업 계동본사 시위현장에서
경찰에 의해 탈취
그리고 30년 만에, 이 그림이 경기도미술관 전시장에 복원되었습니다.
경기도미술관은 독재정권에 맞서 시민들의 저항과 울분이 폭발하던, 1980년대의 주요 미술작품 330여점과 자료 1000점을 한 자리에 모았습니다. 당시 한국 사회 변화의 한 축을 견인하며 새 흐름을 만들어낸 경인, 경수 지역의 소집단 미술 운동을 당대의 자료를 통해 새로이 조명하기 위해서입니다.
경기아트프로젝트
'시점·시점-1980년대 소집단
미술운동 아카이브'전
'시점·시점-1980년대 소집단
미술운동 아카이브'전
'노동자'뿐만 아니라, '1985년, 한국 미술, 20대의 힘'전에서 경찰에 압수돼 자취를 감춘 '미술동인 두렁'의 작품 15점이 처음 발굴돼 당시의 사진들과 함께 전시됩니다. 시대정신기획위원회가 엮은 '시대정신' 관련 자료들 중, 미술평론가 유홍준의 번역 원고와 백기완, 김윤수 선생의 친필 원고를 비롯해 책을 편집하기 위해 수집했던 희귀 사진과 작품들도 전시되고 있습니다.
시대의 한 가운데를 뚫어지게 바라본다'는 의미의 '시점·시점(時點·視點)'.
오랫동안 사라지고 잊힌 소집단 미술운동을 복권시키면서 우리 현대미술을 다시 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하는데요. 한국 현대사에서 산업화 세력의 권위에 맞서 민주화 30년을 이끌어온 86세대의 '가치'와 '생명력'에 의문이 제기되는 오늘날입니다. '전시 이후'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는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우리들의 몫이 아닐까 합니다.
<시점時點·시점視點_
1980년대 소집단 미술운동 아카이브전>
20193.10.29~2020.02.02
경기도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