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돌' 윌벤져스 사진 찍은 그 작가, "아이는 울어도 예쁘다"

조회수 2019. 11. 7.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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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랑
출처: 메이 킴
아이는 언제나 예뻐요. 웃어도 울어도 잠들어도 깨어 있어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름답죠. 인위적이지 않은 모습을 렌즈에 담으려고 합니다.

소이현, 오지호, 이민정, 장윤주···.

스타들이 2세 사진을 남기기 위해 일부러 찾아가는 사진 스튜디오가 있습니다. 아기·가족사진 전문 포토그래퍼 메이 킴(MAY KIM)의 스튜디오인데요.


상업사진을 찍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 세계를 펼쳐 보이는 메이 킴이 15년 동안의 작업을 담은 전시를 열고 있습니다. 11월 24일까지 서울 압구정 캐논갤러리에서 열리는 메이 킴 개인전 <용서(Forgiveness)>입니다.

출처: 올댓아트 이윤정

이번 전시는 생후 10일된 아기들의 흑백 사진부터 몇 년의 시간이 흐른 뒤 같은 장소에서 촬영한 가족 사진 등 사진 작품 총 45점과 메이킹 영상으로 구성됐습니다.


샘 해밍턴, 가희, 홍지민, 주영훈, 오지호, 차태현 등 스타 가족들의 사진도 선을 보였습니다. 메이 킴이 담아내는 아이의 모습은 강렬합니다.


아기 사진에 단골로 등장하는 형형색색의 옷도, 파스텔 계열의 소품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검은 색 배경에 피사체는 아이 뿐입니다.


평화롭게 자거나 미소 짓는 모습 외에도 울고 찡그리고 하품하는, 있는 그대로의 아기가 사진에 담깁니다. 어떤 꾸밈도 없는 흑백사진에는 아이의 '일상적인 순간'이 가장 '특별한 순간'으로 기록됩니다. 

출처: 올댓아트 이윤정

네이버 공연전시 올댓아트가 사진작가 메이 킴을 직접 만나 그만의 독특한 사진철학을 들어봤습니다.


■일문일답 


-우선, 개인전 제목을 <용서>로 정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2014년 열었던 10주년 기념 개인전 제목이 '있는 그대로'였습니다. 아이의 연출되지 않은 표정,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는 게 사진 모토였거든요. 그런데 5년이 지난 지금 한걸음 더 (철학적으로) 나아가게 됐습니다.


아이는 어떤 행동을 해도 용서가 되잖아요. 아이 사진을 보며 사람들이 누군가를 용서하고 자신의 마음도 치유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저 또한 아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누군가를 미워했던 제 마음을 용서하고 치유하게 되더라고요."


-사진작가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원래는 '작가'가 꿈이었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방송작가로 몇 년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방송작가로 일하다보니 제가 생각하던 '작가'의 길과는 멀게 느껴졌어요.


회의감을 느끼던 차에 미국으로 유학갈 기회가 생겼고, 어렸을 때부터 취미로 즐기던 '사진'을 본격적으로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미국 대학에서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암실에서 직접 인화를 하면서 흑백사진의 매력에 푹 빠져 사진작가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출처: 메이킴

-아이·가족사진 전문 포토그래퍼가 된 이유가 있나요.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로 다양한 활동을 했어요. 그중에서 사람들의 집에 직접 찾아가 사진을 찍어주며 '상업' 사진작가의 길을 모색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진작가로 활동하면서 경제적인 연결고리를 찾지 못하면 일상생활 자체가 힘들 수 있거든요.


'아이'와 '사진'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주제입니다. 이 두 주제로 경제활동까지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거죠. 특히 아이와 함께 찍는 가족사진은 조금 더 내밀하고 사적인 느낌이 있잖아요.


갓난아이를 데리고 외출하기 힘든 엄마들도 많고요. 그런 가족들을 위해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아이 사진을 찍기 시작했죠."

-지금은 많은 스타들이 메이 킴을 찾을 정도로 유명해졌지만, 처음 '아이·가족사진 전문 포토그래퍼'로 나서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맞아요. 특히 저는 한국에서 사진을 공부한 적이 없어 어떤 학연이나 지연도 기대할 수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스튜디오도 없이, 홈페이지 하나만 만들어놓고 활동을 시작했어요.


2005년 한국으로 돌아와서 막막하다고 느껴지던 때에 '방송작가'로 활동하던 시절이 떠올랐어요. 방송작가들은 먼저 방송에 출연할 사람들을 섭외하고 프로그램을 구성하거든요.


그래서 무턱대고 방송인 최은경씨 연락처를 알아내 전화를 했죠. 당시 최은경씨가 임신 중이었는데 '직접 집에 가서 만삭사진을 찍어주겠다'고 제안했어요. 당시 최은경씨와 일면식도 없었는데 말이죠(웃음).


당시만 해도 만삭사진은 모성을 강조하는 콘셉트가 많았는데, 저는 과감하게 임산부의 배를 드러내고 패션사진 콘셉트로 사진을 담아냈습니다. 그 사진이 히트를 치면서 스타들이 스튜디오에 먼저 연락을 해 예약을 하기 시작했죠." 

출처: 올댓아트 이윤정

-흑백의 아기사진으로 강렬한 인상을 주곤 하는데. 독특한 아기사진을 찍는 이유가 있나요.


"아이는 언제나 예뻐요. 웃어도 울어도 잠들어도 깨어 있어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름답죠. 인위적이지 않은 모습을 렌즈에 담으려고 합니다. 흑백사진은 그런 모습을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도구인 것 같아요.


사실 부모는 아이들의 예쁜 모습만 담으려고 해요. 그래서 사진 찍을 때 먼저 의견 조율을 많이 합니다. 가끔 흑백사진 콘셉트를 싫어하는 가족들도 만나요. 그러면 최대한 원하는 대로 찍어드리죠. 저는 작가이기 전에 '상업사진'을 찍는 사람이니까요."

-일반인들이 ‘아기’ 사진을 찍을 때 잘 찍을 수 있는 팁 같은 게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최대한 카메라를 의식하지 말고 찍을 것'. 이게 제가 드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팁입니다. 아이들이 일부러 카메라를 보고 브이(v)를 한다거나 인위적인 표정을 짓는 것만 피하면 좋을 것 같아요.


요즘엔 누구나 스마트폰을 늘 들고 있으니까요. 아이가 자고 있을 때, 놀고 있을 때, 밥을 먹을 때 등 자연스러운 모습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으면 가장 좋은 '찰나의 예술'이 탄생하죠. 뒷모습도 상관 없어요. '자연스러운 순간'을 담는 게 중요합니다."

출처: 메이킴

-사진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요.


"좋아하는 일과 경제적 활동을 연관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예술사진'을 찍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사진작가도 생활인이니까요. 사진을 찍으면서 돈을 벌 수 있는 아이디어도 꼭 고민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꿈, 포부 같은 게 있다면 들려주세요.


"지금까지는 아이·형제·부모 등으로 이뤄진 전통적인 가족사진을 찍어 왔어요. 그런데 좀 더 나아가서 '모던패밀리(Modern Family)'를 담고 싶어요.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는 이 시대의 '가족'을 다뤘으면 합니다. 예를 들어 1인 가구, 한부모 가정, 애견애묘 가정, 동성결혼 가정 등 여러 색을 지닌 '가족'의 확장된 모습을 20주년 기념전에서는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요."

메이 킴 개인전 <용서(Forgiveness)>
전시 기간 : 11월 24일까지
장소 : 서울 압구정 캐논갤러리
관람 시간 : 매일 오전 11시부터 8시까지
관람료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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