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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합쳐 경력 225년, '동백꽃 필 무렵' 속 연기 고수들

아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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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지방을 배경으로 미혼모와 촌놈이 주인공이라는 점, 어떤 드라마보다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것이 그 이유이죠.

타인의 시선에 갇힌 20대의 제시카(지이수), 더는 참지 않는 동백(공효진), 오지랖과 정 사이를 오가는 4-50대의 시장 사람들, 그 다음 세대를 책임지는 동백과 용식의 엄마까지. 드라마는 이들의 삶을 통해 한국에서 살아가는 여성의 변화와, 이들이 동백에게 가하는 일상의 폭력과 은근한 응원을 담아냅니다. 

출처kbs
드라마 속 여성의 80%는 오랫동안 연극 무대를 지켜온 배우들입니다. 작품 속 배경 옹산의 유일한 엘리트는 엄혜란이며, 시장은 김선영과 김미화, 백현주가 지킵니다. 이정은,황영희, 전국향은 동백과 제시카, 규태(오정세)의 엄마로 등장합니다. 5년 전 까불이 사건의 마지막 피해자는 이진희, 5년 만에 이 사건을 재조사하는 방송국 기자는 유연입니다. 

출처옹산시장을 책임지는 배우들 | kbs
이들 모두는 각자의 자리에서 주어진 일을 성실히 해내며 타인과 관계를 맺습니다. 관계는 다양한 방식으로 연결되어 결국 동백과 용식에게 영향을 미치죠. 때로는 얄밉게, 때로는 뭉클하게. “온 동네가 무슨 가족 같아. 막 친절하진 않은데 뭔가 되게 뜨뜻해”라는 대사는 이 여성들의 존재로 또렷해집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를 통해 그동안 ‘아주머니’ 혹은 ‘엄마’라는 단어로 얼마나 다양한 중년 여성을 외면해왔는지를 알게 됩니다.

출처kbs
아홉 명의 배우의 연기 경력을 모두 합하면 225년입니다. 영상매체가 공연 예술을 주목하는 이유, 이들은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죠. 무대 위 배우들은 긴 호흡으로 한 인물을 연구하고, 관객들을 직접 만나 시시각각 변화를 축적합니다.
생존, 이들이 진정한 고수인 이유

그중에서도 여성 배우는 출연 기회는 적고 기회를 겨우 얻어도 전형적인 배역만이 주어지는 환경에서 강해졌습니다. 자신의 나이와는 상관없이 해내야만 했던 캐릭터를 위해 관찰력을 기르고, 서로 다른 ‘엄마’를 만들려 애썼죠. 낮은 임금과 여성에게만 강요되는 임신·출산·육아가 그들의 일을 막아서는 경우도 비일비재했습니다.

김선영의 찰진 화법과 황영희의 팔도 사투리, 이정은의 노동자 얼굴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 탄생했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짧은 대사에서 삶의 고단함을, 스치는 표정에서 어떤 아쉬움을, 몸짓에서 꾹꾹 눌러 담긴 분노를 발견하죠. 단 1분의 등장에도 그들의 존재가 각인되는 까닭은, 이들 모두가 생존에 성공한 고수이기 때문입니다.

출처젠더프리 연극 '비평가'에 출연한 백현주 | 신작로 임승태

<동백꽃 필 무렵>에서 소위 ‘사’자 연기를 하게 된 염혜란, 영화 <기생충>에서 사건의 키를 쥔 이정은, 연극 <비평가>로 젠더 스와프를 보여준 백현주의 경우처럼 배우의 노력과 창작진의 젠더 감수성 각성이 더해져 여성 배우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주어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많은 곳에서 여성은 패턴화되어 소비됩니다.

똑같은 여성은 어디에도 없다

40년 가까이 연기를 해오며 다수의 상을 받은 전국향은 대표작을 묻는 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아직 오지 않은 것 같아요.
저를 깰 수 있는 인물을 만나서
무대에서 한번 미쳐보고 싶어요.

깨야할 벽은 아직 많이 남아있습니다.


※이 글은 <장경진의 '연기 경력 225년, 고수들이 사는 곳…'동백꽃 필 무렵'>를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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