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에 '이 연극'이 나온 이유, 보나마나 또 협찬일까?

조회수 2019. 7. 3.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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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랑
출처: JTBC
뜨거웠던 연애도,
5년을 부부로 지낸 시간도
권태기를 피하게 하진 못했다.

아이로 권태기를 해결하고 싶었던 아내,
이를 강력하게 반대하는 남편을
이해할 수 없고 이혼을 계획한다.

그리고 결국 이들은
말하지 못한 사연을 지닌 채
헤어지고 만다.

다소 허무맹랑해 보이지만 의외로 탄탄한 스토리와 김하늘·감우성 배우들의 열연으로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는 JTBC 드라마 <바람이 분다>의 일부 내용이다.


극 중 남편 권도훈(감우성 분)은 아이들이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초콜릿을 만들며 사랑하는 아내와 가정을 꾸려가기 위해 노력하는 성실한 남자였다.


이런 그가 임신을 거부한 데는 남모를 사정이 있었다. 바로 알츠하이머에 걸린 것. 홀로 남겨질 아내를 위해 관계 정리를 시작한 그는, 의도적으로 접근한 '그녀'의 정체를 알아차리고 이혼이 수월할 수 있도록 외도를 자처한다.

출처: JTBC

이렇게 두 사람은 헤어지고, 5년이 지난다. 과거 유정으로 변신해 도훈을 만난 날 아이가 생긴 수진(김하늘 분)은 딸과 함께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었지만, 도훈의 상황은 좀 달랐다.

출처: JTBC

헤어진 후 그의 병세는 더욱 악화돼 때때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까지 왔다.


이 가운데 두 사람이 재회한다. 아내의 자작극임을 알면서도 '마지막 소풍'이라 칭했던 데이트 장소, 대학로의 소극장에서 말이다.

출처: JTBC
재회한 두 사람의 분위기와 웃음이 쏟아지는 이 공연의 분위기는 어째 상반돼 보인다. 두 늙은 도둑의 에피소드를 다룬 내용과는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이 드라마 <바람이 분다>와 연극 <늘근도둑 이야기>가 인연을 맺게 된 데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 또 숱하게 봐왔던 '협찬' 중 하나였을까.

힌트는 '오랜 시간에도 불구하고'다.

출처: 나인스토리

<바람이 분다> 제작진은 이 연극 장면이 과거와 현재를 잇는 매개체이자 진실을 마주하는 장소인 만큼 여러 공연들 중 고심했다고 전한다.


그러려면 최소 5년 이상, 현재까지 상연되고 있는 좋은 작품이어야 했다. 그래서 내린 선택은 1989년부터 30년간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는 <늘근도둑 이야기>이었다.

출처: 나인스토리
참고로 <늘근도둑 이야기>는 송강호, 박원상, 이성민, 명계남, 김원해 등 수많은 배우들이 거쳐간 연극이다. 현재는 박철민을 필두로 태항호, 류성훈이 '덜 늘근' 역을, 노진원, 전재형, 신현용이 '더 늘근' 역으로 분해 호흡을 맞춘다.
출처: 나인스토리
또 두 사람의 감정 선에 변곡점이 되는 중요한 장면인 만큼,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한 멜로물이 삽입될 수도 있었겠지만, 역으로 묻혀버릴 수 있어 선택하지 않았다고 한다.

강렬한 멜로보다는 정반대 지점의 코미디를 선택하며 <바람이 분다>의 멜로 라인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신의 한 수를 택했다.

싱글맘의 삶, 치매를 앓고 있는 중년의 남자 등 팍팍하게 살고 있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통렬한 웃음과 대비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연극 <늘근도둑 이야기>.

협찬이 아니라 감우성·김하늘의 감정선을 돋보이게 하려는 제작진의 의도가 숨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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