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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남주가 '하드캐리'하는 뮤지컬!

조회수 2019. 3. 22.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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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랑
무대 위에서 쉬운 배역이란 없다. 관객의 눈에 잘 보이지 않더라도, 대사 한 마디 없이 그림자 속을 묵묵히 걸어나갈 때도, 배우 자신은 납득해서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객석에 편히 앉은 관객의 입장이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땀나는 역할들이 있다. 그중 남자 캐릭터들을 살펴봤다.

피터 엘렌, <Boy From Oz>

오리지널 롤을 연기했던 배우 휴 잭맨은 이 배역에 대해 '리어왕'을 연기하는 기분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전체 공연시간 두 시간 삼십 분 동안 피터 엘렌이 등장하지 않는 장면은 전체를 통틀어 고작 십분이 조금 넘을 뿐이다.


호주 출신의 가수 피터 엘렌의 일생을 다룬 이 작품은, 아역이 등장하는 순간조차 성인 배역이 함께 등장해 춤을 추고 노래한다. 그 뿐 아니라 실존 인물이었던 피터 엘렌의 생전 버릇대로 관객을 무대 위로 불러올려 춤을 추는 장면 때문에 항상 새로운 관객을 만나 그들의 말과 행동에 자연스럽게 리액션을 취하면서도 이어가야 하는 그야말로 피터 엘렌 역의 배우가 극 전체를 주도해서 이끌어나가는 공연이다.

헤드윅, <Hedwig and the Angry Inch>

출처: 쇼노트

공연이 시작되면 소개를 받고 성조기 망토를 펄럭이며 등장한 주인공 헤드윅. 그가 무대를 비우는 때가 과연 몇 번이나 있는지 생각해보자. 심지어 이츠학이 헤드윅의 변덕 때문에 그 대신 무대를 채우기 위해 솔로로 노래할 때조차도 헤드윅은 코러스로 무대 위에 남아 있다.


게다가 <헤드윅>은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를 찾아나가는 내용이라 감정적인 소모가 크다. 배우에 따라 다양한 해석도 가능한 배역이지만 변하지 않는 사실은 그가 매우 다양한 면을 지닌 인물이며, 매 장면마다 특별한 면이 부각되거나 소멸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관객은 그가 펼치는 이야기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타듯 긴장하며 귀 기울일 수밖에 없다.

장 발장, <Les Miserable>

출처: CJ ENM 레미제라블 코리아

장 발장이 세상을 떠나기까지의 삶을 노래로 이어지게 각객한 <레미제라블>은 방대한 고전을 무대로 옮긴 교과서와 같은 작품이다.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장 발장 배역이 정말로 어려운 이유는 엄청난 고음의 노래는 물론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 속 다양한 감정들을 다 표현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팡틴에 대한 연민과 수양딸 코제트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 미리엘 주교에 대한 존경심, 자신을 파멸시키려 드는 자베르 경감과의 대결과 인간적인 이해까지. 세 시간에 걸친 공연 시간 동안 관객들은 장 발장과 함께 늙어가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스위니 토드, <Sweeney Todd>

출처: 오디컴퍼니

복수의 광기에 사로잡혀 머리 꼭대기까지 차오른 증오를 표출해야 하는 스위니 토드 또한 관객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노래도 어렵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은 일반적인 인간의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불행을 사회 전체의 책임으로 돌리고 무자비하게 닥치는 대로 목을 베어 죽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아내와 딸을 빼앗은 터핀 판사에 대한 광기 어린 복수심에 사로잡힌 인물이자, 러빗 부인과 함께 살인한 사람으로 파이를 만드는 장면에서 코믹하면서도 섬뜩한 인물로 그려진다.

지킬&하이드, <Jekyll and Hyde>

출처: 오디컴퍼니

유능한 의사이자 신사인 '헨리 지킬'과 악의 인격 '하이드'를 넘나드는 연기를 선보이는 <지킬앤하이드>도 남자 주인공을 맡은 배우가 하드캐리하는 공연이다.


지킬/하이드 역을 맡은 배우가 나오지 않는 장면은 거의 손에 꼽을 정도다. 다른 인물이 나오는 장면에서조차 지킬이 언급되지 않거나, 나오지 않는 장면이 없을 정도.


심지어 앙상블들의 넘버에서조차 그들을 지켜보거나 뒤에 숨어 있어, 무대 속에서 그를 찾는 것도 이 작품의 숨은 재미라고 관객들이 입 모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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