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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상화에 요상한 '19금 유머'... 그림 속에 어떤 비밀이?

아트랑
아티션 작성일자2019.02.12. | 3,297 읽음

때론 진지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미술 작품들. 그런데 예술사를 살펴보면 의외의 장면을 만나게 됩니다. 캔버스에 그림을 숨겨놓은 화가들도 있는데요. 


초상화에 요상한 유머를 집어넣은 이탈리아 화가, 로렌초 로토(Lorenzo Lotto, 1480~1556/57)의 그림 세계를 소개합니다.

1. 초상화에 숨겨진 유치한 유머

▲ 안드레아 오도니의 초상화 Portrait of Andrea Odoni 1527 로렌초 로토

출처 : 위키피디아

로토가 그린 초상화의 주인공 '안드레아 오도니'는 베니스의 거상이었습니다. 막대한 부를 가지고 집안 유산으로 값비싼 예술품도 물려받았지요. 오도니는 예술가 후원에도 돈을 아끼지 않았는데요, 그의 집은 '재능을 가진 예술가들의 안식처'로 비유되기도 했답니다. 이 초상화는 오도니의 침실에 걸려있었습니다. 

그림 속 배경이 심상치 않죠. 오도니 오른쪽 뒷배경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세 개의 조각상이 있는데 배치가 이상합니다. 가운데는 그리스 신화의 사랑과 미의 여신 비너스가 다리를 씻는 조각상인데 시선이 이상한 곳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바로 옆의 헐벗은 헤라클레스 조각상으로 시선이 고정되어 있네요. 게다가 비너스 옆에는 사내아이 동상이 있습니다. 아이의 소변 줄기는 비너스 앞의 항아리로 흐르는데요. 다소 유치한 '19금 유머'와 짓궂은 장난입니다.

오도니의 손에는 아르테미스 여신의 조각이 들려있습니다. 아르테미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사냥, 숲, 달, 처녀성과 관련된 여신입니다. 여성의 출산을 돕고 어린아이를 돌보기도 하죠. 더 옛날로 돌아가면 수많은 가슴을 지닌 다산과 풍요의 상징이었습니다. 다소 경박해 보이기까지 한 설정을 초상화 속에 넣은 로토의 의도가 무엇이었을까요?

요상한(?) 설정 덕에 그림은 한층 밝은 느낌을 풀기지만 초상화 속 주인공의 표정은 복잡해 보입니다. 마치 누군가 억지로 시킨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요. 오도니의 얼굴은 선한 듯 인상을 쓰고 있고, 장난기가 서려 있는 것처럼도 보입니다. 

▲ 로렌초 로토 자화상, 1540년대

출처 : 위키피디아

오도니의 초상화를 그린 1527년, 중세를 벗어난 유럽 사회에는 인간이 모든 것의 중심이 되는, '인본주의'가 자리 잡았습니다. 로토의 관심 또한 중산층 계급으로 향했고 로토의 화폭에는 상인, 예술가, 장인, 성직자가 등장했습니다. 로토는 단지 얼굴을 담는 것을 넘어 그 사람의 생각을 그림에 표현하려 했습니다. 

"로토는 사람의 영혼을 그림으로 표현하려고 했던 이탈리아 최초의 화가이다"
-예술사학자 버나드 베렌슨-
2. 짝사랑의 감정이 담긴 소년의 초상화

▲Portrait of a Young Man With a Book 1526-1527

출처 : 위키피디아

비슷한 시기에 그린 <책을 든 소년의 초상화> 속 소년의 표정 또한 범상치 않습니다. 입을 앙다물고 무언가 말하려는 듯 보입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소년이 쥐고 있는 책인데요. 이탈리아 시인 페트라르카의 책을 들고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라우라'라는 여성을 알게 된 후 평생 사랑의 시를 쓴 페트라르카는 인문주의 선구자로도 불립니다. 그림 속 소년이 페트라르카의 시집을 움켜쥐고 있는 것은 그가 앓고 있는 상사병을 암시한다는데요. 


단지 인물의 모습만 그린 것이 아니라 감정까지 초상화에 담아낸 것이죠.


다시 오도니의 초상화로 돌아와봅시다. 로토는 왜 이런 19금 유머를 연상시키는 배경을 그려 넣었을까요? 오도니는 한 손엔 여신을 움켜쥐고 있지만, 다른 손은 가슴에 얹고 있는데 이는 진실한 태도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예술 사학자들은 로토가 인생의 양면을 그리려 했다고 해석합니다. 진지하고 존엄한 삶 속에 유치하고 경박한 요소가 꿈틀대는 세상사를 표현한 것이라는데요. 

미모의 여신은 남자를 흘끔거리며
자신의 몸을 끊임없이 씻어내지만
그 물은 사내아이의 오줌일 수도 있다.

예술사학자 버나드 베렌슨은 "영웅적이면서도 부조리하고 비극적이면서도 희극적인 이야기를 화폭에 담아낸 로토는 심리학적으로 인간의 다면성을 바라보려 했던 최초의 화가였다"라고 설명합니다.

그림 |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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