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순삭'시킬 영화 - 프리다, 빅 아이즈, 내 사랑

조회수 2019. 2. 4. 10:00 수정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아트랑
그동안 미루어두었던 드라마, 영화, 책을 다시 꺼내들게 되는 연휴가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좀 더 생생하게 예술가를 만날 수 있는 방법, '영화'를 추천해드립니다. (높은 싱크로율 때문인지) 아래 영화들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실제 화가로 오인하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 주의!

프리다 (Frida, 2002)

빅 아이즈 (Big Eyes, 2014)

내 사랑 (Maudie, 2016)

출처: © quintessentially
프리다 (Frida, 2002)
멕시코의 대표 화가 프리다 칼로의 삶과 예술을 그린 영화 '프리다'(2002)입니다. 독일어로 ‘평화’를 뜻하는 ‘프리드’로부터 비롯된 이름을 가졌지만, 그녀의 삶은 사실 그리 '평화'롭지만은 않았죠.

영화는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은 교통사고와 녹록지 않았던 결혼 생활 등의 사건을 따라 가면서 고통을 예술로 승화하는 프리다 칼로의 강인한 의지를 조명하고 있습니다. 예술과 정치, 로맨스가 영화 안에 동등하게 어우러진다는 점이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되기도 하죠.
출처: 영화 프리다 (2002) 캡처 © Frida(2002)
이 영화는 독특한 미장센을 통해 매력을 발산하기도 합니다. 감독 줄리 테이무어는 프리다 칼로의 예술성을 스크린에 생생하게 구현하고자 했는데요. 마치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섞어놓은 듯, 프리다 칼로의 작품을 라이브액션으로 재구성해 선보이기도 하고 색칠된 배경에 배우들의 모습이 겹쳐 등장하기도 하죠.
출처: 실제 프리다 칼로 작품 Frieda y Diego Rivera(1931) © Wikiart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기법이나 디지털 효과를 적극 활용해 실제 인물들과 프리다 칼로의 그림 속 도상들을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정교하게 연결해 놓기도 했습니다. 초현실적인 그녀의 작풍처럼, 환상과 현실을 오가는 듯한 이런 장면들은 관람객의 마음을 사로잡죠.
출처: 영화 프리다 갈무리 © Frida (2002)
출처: 영화 프리다 갈무리 © Frida (2002)
출처: Big Eyes, 2014 |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빅 아이즈 (Big Eyes, 2014)
미국 출신의 여성 화가 마가렛 킨의 삶을 다룬 영화 '빅 아이즈'(2014)입니다.
출처: Big Eyes, 2014 |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의 제목처럼 큰 눈과, 다소 마른 몸을 가진 아이, 여성 그리고 동물들이 작품의 주된 대상이었는데요. 종이뿐만이 아니라 접시나 컵 등에도 작품을 복사·제작하여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상업적인 성공도 이루게 되었습니다.
출처: The First Grail by Margaret Keane | © Keane Eyes Gallery
하지만 이는 그녀의 남편 월터가 마가렛이 그린 ‘빅 아이즈’ 시리즈를 미술계에 팔기 시작하면서 이뤄낸 것이었는데요. 이후 ‘빅 아이즈’ 시리즈는 전 세계를 뒤흔드는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게 되지만, 월터가 ‘빅 아이즈’의 진짜 화가 행세를 해 정작 마가렛은 숨어서 그림을 그려야만 하는 신세가 되어버립니다.
출처: Big Eyes, 2014 |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마가렛은 월터의 거짓된 삶과 욕심을 참지 못하고 딸과 함께 하와이로 떠나게 되죠. 그녀가 이혼을 요구하는데도 '그림을 더 내놓으라'라며 끈질기게 굴었던 월터에 그녀는 진실을 밝힐 것을 결심하게 됩니다.

실제로 1970년, 마가렛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자신이 그림들의 진짜 창작자임을 밝힙니다. 이후 그림에 대한 창작권을 두고 열린 재판에서, 누가 그림의 진짜 주인인지 가리기 위해 작품 시연을 실시했는데요. 월터는 어깨 부상을 핑계로 이를 거부했지만, 마가렛은 53분 만에 그림을 그려내며 스스로를 입증해냅니다. 결국 4백만 달러의 정신적 손해배상금을 얻어 내죠.

출처: 마가렛 킨 © the spirited egalitarian website
정의가 승리했음을 느낍니다.
사백만 달러가 눈앞에 있는 게 아니더라도, 이 결과는 매우 가치 있습니다.

- 마가렛 킨, 허핑턴 포스트 인터뷰 중 (2013)
출처: 실제 모드 루이스 © CBC
내 사랑 (Maudie, 2016)
샐리 호킨스와 에단 호크 주연으로 눈길을 끈 영화 '내 사랑'(2016)입니다. 캐나다 민속 화가 모드 루이스 (Maud Lewis, 1903-1970)의 삶을 다룬 전기 영화죠.
출처: 영화 '내 사랑' 포스터 | 사진출처 네이버영화
영화는 지병으로 인해 시골 외딴 지역에서 소외되고 단절된 삶을 살던 모드 루이스가 그림을 통해 자신의 세상을 표현하면서 세상과 소통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는데요.
출처: 영화 '내 사랑' 갈무리 | 사진출처 네이버영화
그녀는 선천적 관절염과 그녀의 예술적 능력을 의심했던 가족들로 인해 외로운 나날을 보내다 결국 집을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만나게 된 이가 미래의 남편 에버렛 루이스(에단 호크 역)였죠.
출처: 영화 '내 사랑' 갈무리 |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마냥 투박하고, '잘 먹고 잘 사는'게 우선인 현실에 찌들어(?)버린 에버렛에게 모드의 순수함은 변화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모드 루이스의 작품이나 작품 탄생 비화를 만날 수 있는 것과 더불어, 영화에서 그려지는 에버렛과 모드의 진한 로맨스도 큰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출처: 영화 '내 사랑' 갈무리 | 사진출처 네이버영화
그녀는 창밖에 보이는 숲과 나무, 새와 개 등의 동물들을 화폭에 담아냅니다. 그녀에게는 캔버스나 종이뿐만이 아니라 그 어느 곳의 벽도 화폭이 될 수 있었죠. 그녀와 같은 활동 경향을 띠는 예술가 집단과 그 경향을 '소박파' 혹은 '나이브 아트'라고 지칭하기도 하는데요.
이 용어는 특정 미술 사상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전문적인 미술교육을 받지 않은 일부 작가들이 작품 활동을 하는 그 흐름을 일컫습니다. 그들은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통한 순수한 즐거움을 추구한 것이죠.
출처: Maud Lewis, Three Black Cats, 1955, oil on pulpboard. | © Art Gallery of Nova Scotia
일반적으로 나이브 아트 경향을 띠는 회화에서는 선명한 색채, 풍부한 세부묘사, 평면적 공간 처리 등의 특징이 나타나고 때때로 작고 단조롭거나 혹은 굉장히 장식적인 화면 구성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건 아무도 못 가르쳐요. 그리고 싶으면 그리는 거죠.

- 모드 루이스(샐리 호킨스 역)

출처: 영화 '내 사랑' 연출 장면 |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출처: 영화 '내 사랑' 연출 장면 |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고난과 시련이 끝없이 이어졌던 예술가들은 창작에 대한 순수한 열망으로 삶의 의지를 되찾아 나갔습니다. 그저 스스로를 이해하고 위로하는 한 방법의 결과물인 이들의 작품에, 값을 매기는 것이 무의미한 일은 아닐까 싶습니다. 이들의 삶과 예술을 통해, 오늘의 내가 위안 받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