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변기?' 종결되지 않은 논란의 예술가 뒤샹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네? 뒤샹 작품이 한국에 온다고요?"
마르셀 뒤샹은 '예술가들의 예술가'이자, '작가들의 작가'로 통합니다. 그래서 이번 마르셀 뒤샹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전시가 결정됐다는 소식에 많은 미술인들의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그는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No.2)>(1912)가 아모리 쇼에서 선보였을 때나 <샘>(1917)이 전시장에서 철회당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현재까지 여전히 미스터리하고, 종결되지 않은 논란 속의 인물로 꼽힙니다.
사실 뒤샹의 전시가 한국에서 전시되는 게 처음은 아닙니다. 1987년 서울미술관에서 88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문화진흥차원에서 <뒤샹-서울>이 개최된 적이 있습니다.
이 전시에서 파리 퐁피두센터의 초대 관장 퐁투스 휠텐의 개인 소장품 <여행가방 속 상자>(1941)가 한 달 동안 전시되었습니다. 뒤샹의 명성에 비해서는 다소 소박한 전시였죠.
이어 2005년 국립현대미술관은 1988년 전시됐던 <여행가방 속 상자> 에디션을 소장하려는 계획을 세웠고, 전례 없는 최고가를 지불했습니다.
이 후 정권이 교체되었을 때 미술관은 "왜 이 '여행가방'을 소장하기 위해 그토록 비싼 가격을 치러야 했나?"라는 질문에 답해야 했죠. 뒤샹의 작품과 레디메이드 정신을 둘러싼 미스터리와 논란은 한국에서도 예외 없었던 겁니다.
뒤샹의 이번 전시는 필라델피아 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의 협업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참고로 올해는 뒤샹의 사후 50주년이 되는 해라고 합니다.
이번 전시는 <샘>(1950; 1917 작품의 복제품), <자전거 바퀴>(1964; 1913 작품의 복제품),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 No.2>(1912) 등 상당수의 주요 작품들과 그의 초기 드로잉과 회화, 1921년 만 레이와 함께 발행한 잡지 <뉴욕 다다 New York dada>의 표지, 사진 등 아카이브 자료를 포함한 150여 점이 선보이는 대규모의 전시입니다.
소위 '블록버스터 전시', '유명 예술가의 전시'와 스케일은 비슷하지만, 마르셀 뒤샹의 전시를 타 기획사가 아닌 국립미술관에서 기획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10년 전 국립미술관은 '변기'와 '여행가방'을 뒤샹과 그의 레디메이드 정신이 담긴 예술작품이라 한국 정권에 입증했어야 했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과연 대중들은 뒤샹의 전시를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마르셀 뒤샹> 전시는 MMCA 서울관에서 2019년 4월 7일까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