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을 세계에 최초로 알린 사람? 조선을 사랑한 '푸른 눈'의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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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의 주인은 앨버트 와일더 테일러(Albert Wilder Taylor, 1875~1948)와 그의 아내 메리 린리 테일러(1889~1982)입니다. 앨버트는 조선의 3.1운동과 독립선언문을 외신에 최초 보도한 미국의 기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버지니아에서 태어난 앨버트는 광산 기술자인 아버지를 따라 한국에 왔습니다. 한국에서 함께 광산을 운영하다가, 고종의 장례식 소식을 임시특 파원 신분으로 기고하며 일제강점기 조선의 이야기를 세계에 전했습니다.
순회공연 중이었던 영국의 배우 메리를 일본에서 만나 결혼을 한 뒤, 1917년 한국에 들어오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3.1운동 이후 조선인들의 재판 과정을 상세히 적어 전 세계에 알렸고, 일본군이 조선인을 집단살해한 제암리 학살사건을 최초로 취재하기도 했습니다.
앨버트는 일제의 탄압 아래 서대문 형무소에 투옥됩니다. 외국인 추방령에 응하지 않은 결과였는데요. 이후 한국에서 추방당합니다. 부부는 해방 이후 한국에 돌아오고자 노력했지만, 1948년 앨버트가 세상을 떠나며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아내 메리는 회고록 <호박목걸이(Chain of Amber)>를 썼습니다. 여기에는 조선의 생활상이 자세히 담겼습니다. 장례와 결혼 등 민간 의례 모습이 묘사되어 있어 생활풍속지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테일러 부부의 모습을 한국에서 다시 볼 순 없지만, 이들이 남기고 간 유산은 아직도 그 자리에 남아 빛을 발하고 있는데요. 이 기록을 조명하는 전시가 최근 막을 올렸다고 합니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딜쿠샤와 호박목걸이>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번 전시는 부부가 살았던 벽돌집 딜쿠샤를 중심으로 조선의 생활상 기록, 부부의 사진과 유물 등을 공개합니다.
이 유물들은 부부의 손녀 제니퍼 린리 테일러가 한국에 기증한 것입니다. 제니퍼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 한국에 있을 때 더 의미 있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그가 기증한 1026점의 유물들 중, 310점이 전시를 통해 대중들을 만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