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들여다 보는 거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조회수 2019. 11. 18. 11:2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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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영화 ‘해리포터 마법사의 돌’ 중간에 소망의 거울(mirror of erised)이 나온다. 마지막 클라이막스 장면을 위해 거울의 특성을 복선으로 담은 부분이지만, 내겐 먼저 나온 장면이 오히려 인상적이었다.


해리포터가 거울을 들여다보았더니 거울에는 돌아가신 부모와 같이 있는 모습이 나오지 않는가! 너무 신기해 친구도 보게 했는데 친구는 자신이 장래 되고 싶은 모습이 비치는 것이다. 그래서 친구는 미래를 보여주는 거울이라 여겼으나 해리는 고개를 젓는다. 해리의 부모는 죽었으니까 미래에 부모와 같이 있다는 게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한참을 거울 앞에 있는 해리에게 교장선생님이 찾아오셨다. 그리고 거울의 비밀을 알려준다. 거울은 ‘자신이 깊이 바라는 것’이 실제인 것처럼 보여주는 것이다. 친구는 그것이 미래의 자기 모습이었고, 해리는 현실적이지 않더라도 부모와 같이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교장선생님이 의미심장병 걸리는 말을 하신다.

해리,
이 거울을
다시 찾지 마라.

꿈에 빠져있는 것은 위안이 되고 좋지만 과유불급, 즉 거기 오래 머물러 있다가는 오히려 현실을 외면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아주 멋진 발상이긴 한데 왜 작가는 이런 장면을 작품 내용에 삽입했을까? 

나는 책이나 영화를 보면 그냥 그 내용에 빠지는 수준이었지 그렇게 쓴 작가의 의도나 경험 등은 조금도 상상해보지 못했었다. 그런데 고등학생 때인가 한 후배 여학생이 ‘작가의 의도’ 뭐 그런 말을 했는데, 그걸 들으면서 신묘막측한 띠용을 경험했던 기억이 난다.


어쨌든, 이 부분에는 작가 조앤의 경험이 담겨있을 것이다. 아마도 상담과 비슷한,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는 고상한 자기성찰의 작업이리라. 그런 면에서 볼 때 난 작가가 기록한 이 부분이 약간 거북하게 느껴졌다. 거울 앞에 너무 오래 머물지 말라는 것은, 그러한 자기성찰적 작업의 한계를 느꼈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마치 “상담은 부질없는 일이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서 심리상담자로서 얼굴이 달아오른다. 자신을 들여다보고 내면을 작업하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고 도움이 될까? 나를 그리고 나를 거쳐 간 많은 내담자를 떠올려본다. 물론 그러한 작업이 있었기에 작가 조앤은 상상을 작품 속에 표현하기도 하고 그래서 작가로 성공하기도 했겠지만 말이다.

마음을 들여다보는 거울을 보는 것은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교장선생님과 같이 어떻게 얼마나 보는 것이 좋은지 안내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자칫 좋은 게 나를 갉아먹는 결과를 만들수도 있기 때문이다.


p.s. 각자 떠오르는 '소망의 거울'이 연상되는 영화를 댓글에 달아주시는 건 어떨까요?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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