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서도 못 사는 에르메스백을 성수동에서 전시로
ONCE UPON A BAG
전시 <에르메스, 가방 이야기>
시대와 세대를 초월한 에르메스 가방의 역사에는 어떤 노하우와 디자인 철학이 숨어 있을까. 프랑스 도시 루베에 위치한 라 피신(LA Piscine)의 큐레이터 브루노 고디숑(Bruno Gaudichon)과 시노그래퍼 로렌스 폰테인(Laurence Fontaine)은 과거의 기억과 현재를 아우르며 장인정신과 창의성에 입각한 모험을 선보인다. 각 시대의 언어를 나란히 배치하는 내러티브 접근 방식의 시각적 재현은 에르메스 크리에이티브 아카이브 및 에밀 에르메스 컬렉션의 희귀하고 가치 있는 50여 개의 소장품을 관통하는 맥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전시는 20세기 초에 등장한 오뜨 아 크로아(Haut à courroies) 가방의 역사로 시작된다. 승마 문화에 뿌리가 있는 이 제품은 에르메스가 가죽 제품으로 진출하게 된 역사의 단면을 보여준다. 주제별로 구성된 이 전시는 클러치, 여성용 가방(켈리, 콘스탄스, 시몬느 에르메스 등), 남성용 가방 (삭 아 데페슈, 시티백 베스킷볼, 백팩 등), 여행용 가방(플룸24h, 에르백 등), 스포츠용 가방 등 다양한 가방 제품군과 각각의 스토리텔링을 위한 공간으로 이어진다. 지난 세기 동안 에르메스 제품들은 시대적 흐름에 맞춰 혁신적 변화를 거듭해 왔다. 1923년, 시대의 정신을 포착한 에밀 에르메스가 미국으로부터 가져와 획기적인 방법으로 활용한 지퍼가 부착된 첫 번째 모델 인 삭 푸르 로토와 같이, 에르메스는 보다 기능적인 여성 가방을 디자인하는 방향으로 선회했을 뿐만 아니라 여행 문화의 성장과 함께 더욱 가볍고 혁신적인 모델을 개발하는데 주력했다.
이 시리즈의 최초 전시였던 ‘마구의 뿌리’는 에르메스 승마 하네스 및 역사를 보여주는데 중점을 두었다. ‘에르메스, 꿈을 꾸는 여행자’ 전시는 아웃도어 문화, 신선한 공기, 휴식 및 여행에 대한 열망을 반영하는 오브제를 선보였고 ‘루즈 에르메스’는 빨간색의 음영과 뉘앙스 팔레트에 대한 에르메스의 열정 및 헌신을 보여주었다. 한국에서는 2019년 에르메스, 꿈을 꾸는 여행자 전시를 개최한 바가 있다.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진화되는 에르메스
오늘날에도 에르메스는 놀라운 형태와 독특한 착용 스타일의 디자인을 계속 선보이고 있으며, 풍부한 유산을 이어가는 상징적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창의성, 장인정신의 노하우 및 명민함의 조합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남성과 여성의 진화하는 니즈에 호응하며 선도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혁신을 위한 상상의 놀이터가 되어줄 이번 에르메스의 가방 제품 전시는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과 용도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아이코노그래피(Iconography, 도상학)도 선보인다. 명품시계 제작 수준의 정밀함으로 제작된 걸쇠부(베루Verrou, 모자이크 24Mosaïque au 24 등)를 위한 공간이 따로 전시되어 있고, 1978년부터 2006년까지 에르메스의 장 루이 뒤마(Jean- Louis Dumas) 회장이 디자인한 1980년대의 ‘Bags of Mischief’ 컬렉션이 전시되어 있다. 이 컬렉션을 통해 더욱 기발한 모델들로 가죽 상감 세공의 재미있고 색다른 디자인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는 몽환적 세계의 분위기로 마무리된다. 상상력과 현실의 두 영역이 먼 지평선 너머의 세상을 연상시키는 제품과 탁월한 노하우를 보여주는 동화 속에서 찾아 볼 법한 작품에 가까운 제품들(버킨 셀리에 포브르, 켈리 플룸 등)로 마지막을 장식한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고, 시적이고 기능적이며, 오랜 세월 함께 할 수 있도록 제작된, 장인정신과 무한한 상상력이 담긴 가방들의 세계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전시는 5월 22일부터 6월 6일까지 성수동 디뮤지엄에서 열린다. hermes.com을 통한 사전 예약은 필수!
전시 <에르메스, 가방 이야기>
5.22-6.6
@성수동 디뮤지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