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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싸움 생활

조회수 2021. 2. 3. 18: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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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싸우는 만큼 사랑은 더 단단해진다! 건강한 연인관계를 위해 꼭 필요한 싸움의 기술.

사랑은 새로운 세계를 맞이하는 일이다. 수십 년에 걸쳐 완성된 나의 생각과 가치관, 취향을 사적인 영역까지 공유하는 경험이다. 사랑의 달콤함에 취해 잔잔한 파도처럼 유연하게 어우러지다가도 한순간에 거친 물보라를 만들며 서로를 집어삼킬 듯 끝을 보기도 한다. 모든 것을 배려하며 맞춰주던 썸 단계와 달리 하나둘 서로의 민낯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과정이기에 비 온 뒤 땅이 굳어지듯 어떤 다툼은 관계의 뿌리를 견고히 다져준다. 그래서 잘 싸우는 건 건강한 관계를 위해 꼭 필요하다. 싸움을 할 때 드는 에너지와 수고, 상대의 생각을 듣고 변화될 여지가 있는 사람만이 그 과정을 견딜 수 있다.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하려는 힘은 사랑을 통해 솟아난다. 상대를 더 잘 이해하고 볼록 튀어나온 서로의 다른 점을 사포질하기 위한 다툼은 언제든 환영이지만 때로는 싸움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비축할 필요가 있다. 나 혼자만 사랑하는 것 같은 불안이 생길때가 바로 그 순간이다. 사랑은 본래 둘이서 하는 것이기에 혼자서는 절대 의미가 없다.

CASE 홀딱 깨는 그대

사회적 거리 두기, 재택근무로 만난 지 3개월 만에 반동거 상태에 이르렀다. 데이트할 때는 몰랐는데 함께 생활하니 그의 단점이 자꾸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부모님과 살던 그는 내 자취방에서 지내는 지금의 상황에 꽤 만족하는 눈치인데, 나는 점점 괴롭다. 남자로서 매력이 떨어지고 참을 수 없는 게으름에 정이 뚝 떨어질 것 같다. 그는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이었을까? 그에게 지금이라도 이별을 고해야 할까?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은 바뀔 수 있다. 사랑은 무모한 일도 가능하게 만드는 초인적인 힘을 빚 어내기도 하니까. 그가 당신을 정말 사랑한다면 당신의 불편과 불만에 적극적인 노력을 보이기 시작할 것. 당신의 감정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 뒤에 이어지는 그의 행동에 따라 만남과 이별을 결정해도 늦지 않다. 단 말을 할 때 우회적 표현법을 고민하는 최소한의 성의는 보이자. 사랑하는 사람에게 말로 받은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고 잊히지 않을 수 있다. 추천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더 정들기 전에 헤어진다(30%), 그의 생활 습관을 바꾸기 위해 노력한다(14%), 핑계를 만들어 집으로 보내버린다(5%)가 있었다.

CASE 대답 없는 그대

남자친구의 회사가 재택근무에 돌입한 이후 휴대폰을 볼 시간이 별로 없다며 카톡을 하면 반나절이 지나서야 답장이 돌아온다. 관계 초반과 달라진 그의 태도에 서운함을 표현하면 돌아오는 건 ‘예전에는 안 그러더니 왜 이렇게 집착하냐, 네가 이해해야 한다’는 뉘앙스의

말뿐이다. 정말 내가 유난스러운 걸까? 이 남자, 가스라이터의 떡잎이 보인다. 연인의 서운함을 ‘너의 잘못’으로 치부하며 행동 교정을 하려 드는 건 위험한 징조다.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타인을 부정하며 훈계하는 건 전형적인 가스라이팅의 방법이다. 특수한 상황도 아니면서 지속적으로 연락이 되지 않는 것에 대한 당신의 요구는 연인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범위다. 관계 초반과 급격히 달라진 부분이 연락의 빈도보다 당신의 말에 대한 그의 리액션은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에게 맞춰주라는 뉘앙스의 보기 대신 안전 이별이 더 높은 선택을 받았다.

CASE 닿을 수 없는 그대

취미와 취향,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 등 왜 이제야 이런 사람을 만났을까 싶을 정도로 잘 맞는 남자친구와 맞지 않는 게 딱 하나 있다. 섹스다. 물리적인 것보다도 그와 섹스를 할 때는 흥분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섹스를 나 또한 즐기고 좋아하는 편이라서 이 부분을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너무 좋지만 속궁합이 안 맞는 그와 계속 만나도 괜찮을까? 연인과의 섹스 문제에서 많은 사람들이 합의점을 도출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잠자리에서 흥분이 되지 않는다는 건 분명 확실한 원인이 있을 수 있으니 이것만 찾으면 해결될 가능성이 크다. 플라토닉 사랑을 추구하지 않는다면 스킨십과 섹스에 대한 기호와 선호도는 연애의 질에 꽤 큰 부분을 차지한다. 2위를 기록한 ‘섹스를 포기한다. 포기할 수 없다면 헤어진다(21%)’는 응답 또한 이를 증명한다. 물론 ‘섹스 말고 다른 재미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15%)’라는 응답도 꽤 있었으며, ‘다양한 체위와 기술을 시도한다(12%)’며 희망적인 의견을 전한 사람도 있다.

CASE 집착과 관심 사이

남들은 만나면 만날수록 신뢰가 쌓인다는데, 그의 집착은 나날이 심해지고 있다. 카톡에 답이 없으면 전화 30통 이상은 기본, 주변 친구, 회사 번호로 연락이 온다. ‘험한 세상에 네가 걱정되어서 그랬다’는 말이 고맙기는 커녕 부담스럽고 불편하다. 연인은 보호자를 대신하는 자리가 아니다. 우리는 모두 1인분의 몫을 다하는 어엿한 성인이다. 개인의 안전과 생활에는 최소한의 책임을 질 수 있다. 신뢰를 기반으로 형성되어야 하는 연인 관계에서 지나치게 제재하고 간섭하는 건 나를 믿는다는 것과 다른 행동이다. 만약을 위해 단번에 이별을 고하기보다 서서히 멀어지며 안전하게 거리를 확보해나가는 걸 추천한다. 과도한 연락에 응답하지 않을 때 그의 반응이 어떻게 변하는지 일정한 시간을 두고 지켜보며 나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선택을 내리자. 기타 의견으로는 참거나 서운함을 토로하라는 응답이 있었다.

CASE 친구냐 사랑이냐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핑계로 만남의 횟수를 줄이려는 연인에게 서운한 티를 냈다. 그럼에도 그는 시국이 시국이라 어쩔수 없다며 더욱 노골적으로 데이트를 줄이려고 한다. 코로나19 때문에 나를 만날 수 없다면서 동네 친구들과는 매일 랜선 만남을 주최한다. 서운한 마음도 지쳐 이제는 분노가 솟는다. 핑계를 대면서 나를 만나지 않으려는 상대에게 불같이 화를 내도 괜찮을까? 응답자의 무려 45%가 이성적인 방향을 택했다. 모두의 안전을 위해 집콕은 꼭 필요하지만 지금의 상황을 그대로 방치 할 수는 없다. 썸을 끝내고 서로 사귀기 시작했다면 일종의 책임이 따른다. 물리적인 만남이 어렵다면 영상 통화나 메시지로 충분한 사랑과 관심을 쏟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기타 의견으로는 ‘서운한 감정을 전하기 위해 진지하게 화를내라(32%)’며 불도저처럼 밀어붙이거나,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까 참아라(25%)는 답변이 비슷한 비율로 뒤를 이었다.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지금 당장은 화를 내기보다 취미나 자기계발에 시간을 쏟자.

CASE 까다로운 그대

평소에도 안전과 위생에 집착하던 그가 요즘엔 가벼운 스킨십 정도만 내게 허락한다. 애정 표현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무척 당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서운한 내색을 하면 마스크를 낀 채로 내 마스크 위를 살짝 스친 뒤 ‘뽀뽀했다. 코로나 시대의 사랑’이라는 기가 찬 드립을 날린다. 마스크를 내린 그의 얼굴을 볼 수 있는 건 영상 통화뿐이고(함께 밥도 먹을 수 없다), 그의 피부라고는 손끝만 스친다. 투철한 안전 의식에 화를 낼 수도 없는 묘한 상황에서 속만 탄다. 먼저 당신의 인내심에 박수를 보낸다. 당신이 그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이성의 끈을 잡고 사랑싸움에 최선의 무기인 ‘털어놓기’를 먼저 시도해보자. 워낙 철옹성 같은 사람이니 쉽게 바뀌지 않겠지만 후회 없는 사랑을 위한 노력은 해볼 가치가 있다. 단 그에게 털어놓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기 전에 그가 이렇게 고집을 부리는 이유가 위생과 안전뿐이었는지 점검해볼 것. 자신의 완고한 주장을 굽히지 않고 상대가 전적으로 맞추길 바라는 사람이라면 지금은 고통스럽겠지만 훨훨 날아가야 한다. 그에게 안전을 입증하거나 ‘눈눈이이’ 방법으로 똑같이 응수하는 것보다 ‘이렇게 피곤한 사람과는 헤어지는 게 속 편하다(15%)’응답에 2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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