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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는 브랜드 SNS의 비밀

조회수 2021. 2. 8. 13: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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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진심인 요즘 브랜드! 없어서 못사는 곰표 맥주와 빙그레 왕국의 후계자 빙그레우스까지, MZ세대의 마음을 훔친 브랜드 계정.

바르자마자 촉촉해질 것 같은 포카리 세럼, 데자와를 에스프레소처럼 진하게 즐길 수 있는 데스프레소, 데미소다 청포도맛 아이스크림… 보기만 해도 눈이 번쩍 뜨이는 탐나는 제품들은 아쉽게도 실제로는 만날 수 없는 아이템이다. ‘가상의 굿즈세계 #동아굿즈. 반응 좋으면 진짜 출시한다’라는 프로필 문구가 걸린 동아 굿즈(@donga_goods) 계정의 킬링 포인트는 실제로 출시된 제품이라 해도 한 치의 의심 없이 믿을 정도로 퀄리티가 높은 굿즈 디자인이다. 본계정 팔로어는 4609명에 그치지만 굿즈 계정은 1만 4000 팔로워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점도 인기를 증명한다. “평소 SNS 게시물 중 유독 굿즈 관련 포스팅 반응이 좋았던 점에 착안해 가상 굿즈 전용 계정을 만들게 됐어요. 반응이 이렇게 뜨거울 줄은 몰랐기 때문에 큰 기대 없이 만들었던 계정입니다. 나중에 인기 있으면 진짜 출시해보자고 농담처럼 얘기했는데 소비자들 성원 덕분에 실물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어 정말 기뻐요.” 동아오츠카 홍보팀 김아련 과장의 말이다. 데미소다 마스킹 테이프, 오란씨 양은 도시락은 실제로 출시했고 앞으로도 반응이 좋은 굿즈들은 제작할 예정이다.

대놓고 하는 광고는 효과가 없다? 그동안 알음알음 행해지던 SNS 협찬이나 유료 광고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면서 영민하게 마케팅을 하고 있는 브랜드 SNS 계정들은 오히려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어느 날 빙그레(@binggraekorea) 계정에 혜성같이 나타난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는 ‘해킹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불러일으킬 정도로 파격적인 등장이었다. 순정 만화 속 주인공의 외모, 아재개그가 떠오르는 병맛 코드, 진지하고 한결같은 세계관은 빙그레 나라 덕후들을 만들어낸다. 빙그레 나라를 가장 오랫동안 보필해온 비서 ‘투게더리고리경’, 빙그레 나라의 공작 ‘옹떼 메로나 부르쟝’ 등 빙그레 제품들을 의인화한 것도 재미 요소다. 여기서 나아가 유튜브 ‘빙그레 TV’ 채널에는 뮤지컬 배우 김성철과 함께 ‘빙그레 메이커를 위하여’라는 애니메이션 뮤지컬 영상까지 선보였다. 페이스북을 잘 활용하는 브랜드는 하이트 진로(@HITEJINRO.kr)다. 최신 유행 코드를 적재적소에 녹이고 자사 제품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게 비결. 하이트 진로 스티커로 다꾸(다이어리 꾸미기)를 하고 MBTI가 한창 유행일 땐 ‘MBTI별 테라 마시는 법’ 같은 게시물을 업로드한다. 인생사 테옹지마(테라), 마음만은 맥스멈(맥스), 테진아(테라 + 진로이즈백) 같은 신조어도 만들어 유행시킨다.

창립 60주년을 맞은 모나미와 올해로 68년이 된 대한제분 곰표는 촌스러운 브랜드, 잊혀져가는 기업이 되는 대신 MZ세대에게 핫한 아이콘이 되었다. 다양한 기업과 협업해 곰표 수제 밀맥주, 곰표 오리지널 팝콘, 곰표 밀가루 쿠션, 곰표 밀가루 패딩 등을 출시했고 이는 자연스레 SNS에서 인증샷을 부르는 인싸템으로 자리매김했다. 모나미는 오랜 시간 축적해온 제품력에 기획력을 더해 소장하고 싶은 한정판을 줄줄이 출시하며 SNS에서 다꾸템, 공부템으로 인기가 높다. 선 기획 후 SNS 효과를 노린 것. 나이키 스니커즈 홍대점은 드레스 코드를 정해주고 이를 인증해야 드로에 응모할 수 있도록 했다. 사람들은 이런 방식을 귀찮아하는 대신 놀이하듯 #나이키스니커즈 홍대줄서기 해시태그를 달아 자신의 멋진 나이키 룩을 자랑했다. 요즘 잘나가는 브랜드 SNS의 공통분모는 소비자들이 찾아와 놀 수 있는 판을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놀이터가 생기면 시키지 않아도 찾아와 댓글을 달고 친구들을 소환해 함께 논다. 참신한 기획, 일관된 톤앤매너, 정교한 세계관, 좋은 제품만 있다면 인플루언서에게 의지하거나 돈을 들여 거창한 이벤트로 소비자의 좋아요를 구걸하지 않아도 된다. 디지털 세상에 세계관을 구축한 브랜드만이 치열한 알고리즘 싸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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