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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즈

책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변화한 독서문화

달라진 사회 풍경은 독서 생활에도 새로운 변화를 일으킨다. 일상 속에서 책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사람들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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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차트 역주행

지난 2월 루이자 메이 올컷의 <작은 아씨들>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개봉했다. 그레타 거윅의 감동적인 각본이 더해진 이 작품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의상상, 전미 비평가협회의 감독상과 여우조연상 등을 수상해 화제작으로 등극했다. 영화의 영향으로 루이자 메이 올컷의 서사와 함께 <작은 아씨들>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사람들은 영화의 원작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초판본의 커버를 입은 책이 등장했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역시 작가의 탄생 140주년을 기념해 초판본 표지를 입은 버전이 등장했고, 상위권에 랭크되었다. 사람들이 책을 고르는데 있어 출간 시기는 크게 중요한 게 아니다. 신간보다 믿고 볼 수 있는 작품이 선택을 받는다. 2020년 상반기에는 음원 차트처럼 역주행을 시작한 책들이 눈에 띈다. 지난 1월 코로나19가 막 세상에 알려졌을 때 영화 <컨테이젼>이 다시 주목받은 것처럼 바이러스 상황을 배경으로 한 <페스트>가 급부상했다.

<작은 아씨들> 루이자 메이 올컷, 알에이치코리아 <작은 아씨들 조의 말> 루이자 메이 올컷, 윌북 <데미안> 헤르만 헤세, 더스토리 <페스트> 알베르 카뮈, 민음사.
02
언택트 시대의 독서

언택트는 문화 전반에 흡수되고 있다. 출판업계도 마찬가지다. 교보문고의 상반기 결산(1~5월)에 따르면 모바일과 온라인을 통한 구매가 전체 매출의 56.3%, 오프라인 영업점에서는 43.7%를 차지했다. 온라인 매출이 오프라인 매출을 사상 처음으로 앞지른 기록이다. 책의 목차를 확인하거나 내용을 훑은 뒤 구입하는 게 아니라 온라인으로 선택부터 구매까지 진행한다. 구매는 꼭 물리적 책의 형태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리디북스, 밀리의 서재와 전자책은 다양한 방법의 독서를 제안하기 위해 큐레이션 프로그램에 공을 들이고 책을 오디오 콘텐츠화하는 작업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네이버의 듣는 연재, 배우 김혜수를 모델로 기용한 오디오 북 윌라, 스토리텔 등 독서의 새로운 형태는 나날이 확장되고 진화한다.

03
젊은 작가들의 활약

소설과 시집에서는 확실히 젊은 작가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독창적인 시각으로 새로운 세계를 소개하는 문학 장르에서는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신인 작가들의 존재를 확인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6월 9일까지 판매량을 기준으로 측정한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베스트셀러는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이다. 소설과 시집의 약진 속에서도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장류진의 <일의 기쁨과 슬픔> 또한 꾸준히 사랑 받고는 작품. 대범한 도전으로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는 정세랑 작가가 출간한 SF소설 <시선으로부터>는 예약 판매에서부터 폭발적인 기대를 받았다. 여전히 독보적인 판매량을 자랑하는 나태주 시인의 <꽃을 보듯 너를 본다>를 비롯해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가 변함없이 사랑받고 있다. 이 외에도 김민정, 황인찬, 이영주, 이원하 작가의 신간 시집 또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인다.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강화길 외, 문학동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허블 <시선으로부터> 정세랑, 문학동네.
04
동학 개미 운동

<싱글즈> 6월호에서 다뤘던 것처럼 코로나 19 시대에 경제 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 어떻게 하면 잘 먹고 잘 살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결국 돈으로 귀결된다. 당장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일단 신중하게 자료 조사부터 시작하는 게 상책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인 분위기다. 베스트셀러 순위권에는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 <내일의 부>와 같이 실질적인 투자 방법을 다룬 책이 속속 눈에 띈다. 아예 코로나 이후의 경제 상황을 예측한 책도 있다. <코로나 경제 전쟁>와 같은 책은 요즘 사람들의 가려운 부분을 제대로 긁어준다. 예스24와 교보문고 기준 경제경영서적 분야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책은 전 국민의 주식 투자 운동을 주도하며 주식 전도사로 불리는 메리츠자산운용 존리 대표의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이다.

<코로나 경제 전쟁> 폴 크루그먼, 제이슨 퍼먼 외, 매경출판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 존리, 지식노마드 <내일의 부 1,2> 조던 김장섭, 트러스트북스.

05
슬기로운 교양 채우기

자기 계발 서적 중에서도 최근 인기를 끈 책의 공통점은 ‘현실감’이다. 성공의 첫 번째 발걸음은 나 자신을 바꾸는 일이니까. 마침 시간도 넉넉하다. 생산성을 올리고 능력을 확실히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실전 기술이 담긴 자기 계발서가 인기인 이유다. 교보문고 상반기 베스트셀러 자기 계발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한 <하버드 상위 1퍼센트의 비밀>을 비롯해 전세계 교양에 관한 지식을 담은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 타인을 이해하는 법을 알려주는 <타인의 해석>, 이로운 습관을 들이는 방법과 꾸준함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시작의 기술> <말센스> 등과 같이 주제가 명확한 책들이 인기를 끌었다. 여성을 타깃으로 한 책 또한 마음에 확 와닿는 에세이 형식이 두드러진다. <뉴욕타임스> 최장기 베스트셀러로 100주의 기록을 세우고 아마존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에세이 <배움의 발견>은 공교육을 거부하는 아버지로 인해 16년간 학교에 다니지 못했던 소녀의 이야기를 담았다. 배움을 향한 열정으로 자유를 찾아 떠나는 그녀의 모험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숨이 막힐 정도로 강력한 울림을 선사한다. ‘일하는 여성에게 필요한 말, 글, 네트워킹’이라는 부제가 달린 <출근길의 주문>도 있다.

<하버드 상위 1퍼센트의 비밀> 정주영, 한국경제신문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 데이비드 S. 키더, 노아 D. 오펜하임, 위즈덤하우스, <배움의 발견> 타라 웨스트오버, 열린책들.
06
신뢰도 높은 미디어셀러

매체가 책을 다루는 방식이 다양해졌다. 설민석, 이적, 장강명 등이 출연해 책에 대해 토론하는 tvN 예능 <요즘책방 : 책 읽어드립니다>는 잘 만든 독서 프로그램으로 입소문을 탔다. <지리의 힘>을 비롯해 <총 균 쇠> <팩트풀니스> <데미안> <노동의 종말>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등 방송에 소개된 책 대부분은 교보문고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 패널들의 열띤 토론으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면서 알찬 내용이 있는 책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유명 스타들이 자신이 읽은 책을 SNS에 인증하면 우르르 몰리던 과거 미디어셀러와는 달리 책을 고르는 기준에 신‘ 뢰’가 따른다. 신뢰가 바탕이 되니 한번 검증된 책은 꾸준히 그 자리를 지킨다. 최근 벌어진 N번방 사건, 경비원 갑질 피해 문제 등과 더불어 <임계장 이야기>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 영화 프로파일> 등도 SNS에서 회자되며 사회의 맥을 짚은 책으로 평가 받는다.

<지리의 힘> 팀 마샬, 사이 <총 균 쇠> 재레드 다이아몬드, 문학사상사 <노동의 종말> 제레미 리프킨, 민음사 <팩트풀니스> 한스 로슬링, 김영사.

07
포스트 코로나

코로나19가 몰고 온 변화는 대단하다. 일상의 익숙한 풍경이 생경해지고 당연한 일이 특별해진 상황에서 모든 것이 불안정하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지만 과거의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예측한 책은 꾸준히 순위권에 오른다. 코로나19를 겨냥한 책도 발 빠르게 출시되었다. 이런 변화는 베스트셀러의 변화에서 확실히 보인다. 예스24의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최다 판매 도서로 등극한 <더 해빙>은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 <더 해빙>은 부와 행운에 대한 사례 분석과 인사이트를 담은 책이다. 2018년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2019년 <여행의 이유>가 베스트셀러에 오른 반면, 올해의 최장기 베스트셀러는 자기 계발서다. 베스트셀러 100위권의 책 중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어린이 서적을 제외하면 2019년 에세이와 외국어 교재, 소설 및 시와 같은 문학이 1, 2, 3위를 차지한 데 반해 올 상반기에는 자기 계발, 인문, 경제·경영이 순서대로 상위권에 랭크됐다. 손에 잡히지 않는 모호한 감상보다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실질적인 팁이 절실한 시대다.

<더 해빙> 이서윤, 홍주연, 수오서재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 전승환, 다산초당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제로 편> 채사장, 웨일북 <에이트> 이지성, 차이정원.
자료제공 교보문고, 알라딘, 예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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