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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에 아파본 적 있니? 거절을 슬기롭게 대처하는 상황별 가이드

아무리 겪어도 익숙해지지 않는 거절을 견디기 위해서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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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은 아프다. 웃음, 황당, 갑분싸, 비난 등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리액션 중 거절만큼 쓰리고 익숙해지지 않는 감정은 없다. 일터에서 겪는 거절은 그나마 극복이 가능하다. 철저한 이해관계 속에서 비롯된 선택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니까. 주관이 아닌 객관적인 조건에서 도출한 답이니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문제는 호감을 기반으로 한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거절이다. 친구, 연인, 가족과 같이 복합적인 감정이 얽힌 관계에서 오는 거절은 아무리 노력해도 쿨해지기 어렵다. 거절을 당하면 그 이유에 대해 망상이 피어나고, 때로는 관계를 돌아보게 만든다. ‘쪼잔하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거절이 남긴 눅눅한 감정은 남에게 피해 주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에게 더 잔인하게 다가온다. 몇 날 며칠을 고민한 끝에 마침내 용기를 냈을 때 당하는 거절은 더 아프다. 각자의 사정 때문이라는 걸 알면서도 상처는 극복하기 힘들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거절의 아픔으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 상태에 따른 정확한 진단과 각 단계에 맞는 문장을 속으로 속삭여보길.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뜻의 일‘ 체유심조’라는 불교의 용어처럼 생각의 차이가 상처의 깊이를 조율하는 주문이 된다.

GAUGE 1

SYMPTOM 거절의 상처가 3시간 이상 지속되지 않는다. 재채기 하듯 순간의 충격만 있을 뿐 잊을 수 있는 정도의 강도.

HOW-TO 거절은 원래 기분 나쁜 일이다

거절은 불쾌하다. 흥이 돋고 밝은 미래가 꿈꿔지는 유쾌한 일과는 거리가 멀다. 거절을 당하면 본능적으로 기분이 상한다. 이때 자동으로 튀어나오는 거친 표현으로 우울한 기분을 마음껏 표출하자. 다음 부탁을 위해 용기 연료를 채워야 하는 번거로움을 마음껏 드러낼 것. 나쁜 일은 생각이나 기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가 거절을 한 이유를 찾고 그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하기보다는 내 감정을 오롯이 음미하는 셈이다. 거절의 이유를 비롯해 원론적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면 상처는 더 쓰리다. 어차피 반나절도 안 가고 없어질 충격이라면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털어버리는 편이 이롭다.

GAUGE 2

SYMPTOM 상대의 거절 의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 다시 한번 부탁하고 싶고 납득 할 수 있는 그의 거절 이유가 온종일 궁금하다. 그가 거절한 이유에 대해 상상의 나래가 펼쳐지고, 대답을 들어야 두 발 뻗고 속 시원히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다. 

HOW-TO 거절은 비판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거절에 상처 받는 이유는 자신이 원하는 것에 도달하지 못한데에서 비롯된다. 미래를 예측할 때 부정적인 요소부터 계획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 설계한 계획에 오류가 생겼다고 여겨질 때 자신의 실력을 의심하게 된다. 내 부탁이 그의 소중한 시간과 노력을 할애할 가치도 없는 일인가 하는 생각이 떠오른다. 하지만 상대는 이 일에 대해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않다. 의사 결정 과정에는 득과 실 외에도 고려해야 할 조건이 많다. 개인적인 상황의 물리적인 요소 또한 때로는 아끼는 사람의 부탁을 수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되기도 한다. 거절을 비난으로 확대 해석하는 의식의 흐름을 차단할 것.

GAUGE 3

SYMPTOM 거절한 것은 그쪽인데 상대에게 미안한 감정이 그득하다. 애초에 그에게 큰 짐을 준 건 아닌지.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부탁의 말을 뱉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HOW-TO 거절은 상대의 기호에 불과하다

사람에 따라서는 애초에 부탁이나 제안을 하는 것을 극도로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있다. 일방적으로 호의를 요청하는 건 민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탁을 하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다. 이런 이들에게는 거절의 무게를 한껏 낮추는 훈련이 필요하다.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을 좋아한다, 싫어한다’는 기호처럼, 부탁에 대한 선택도 상대의 기호라고 볼 수 있다. 개인의 어떤 취향일 뿐이다. 당신을 향한 악감정이나 망하길 바라는 불순한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의 입장과 상황, 입맛에 들어맞지 않았을 뿐. 기호에 따라 취사선택을 하듯 당신의 부탁도 개인적 취향에 맞지 않는 일이었다고 생각해보자. 거절의 무게를 낮추면 내가 거절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좀더 가벼운 마음으로 효율적인 삶을 완성할 수 있다.

GAUGE 4

SYMPTOM 긴밀할 사람일수록 거절의 상처는 더 쓰리다. 거절 의사를 받은 순간 이‘ 정도는 해줄 수 있지 않나?’라는 생각과 함께 우리의 관계, 신뢰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진다.

HOW-TO 누구에게나 거절할 권리가 있다

친할수록 확실한 선이 필요하다. 작사가 김이나는 최근 저서 <보통의 언어들>에서 관계에서 오는 ‘기대’라는 감정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때로 기대는 실망을 낳고, 오해나 편견이 호감으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오래된 관계는 이 두 감정이 교차, 반복되다가 찾은 평균점 같은 것이 아닐까.” 친하다고 생각할수록 호의의 값이 낮아지는 건 경계해야 하는 증상이다. 오히려 친‘ 하다’는 이유로 진행하는 비이성적인 결정에서 비롯된 행동은 언젠가 탈이 나기 마련이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자율적 선택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친분에 의한 호의에 지나친 기대는 없었는지 돌아보자. 내 생각의 내면에는 그를 향한 무조건적인 신뢰가 있을 거라는 착각이 있었는지 모른다.

GAUGE 5

SYMPTOM 예측하지 못한 관계에서 발생한 거절의 후폭풍은 더 거세다. 내가 그를 향해 품고 있는 감정이 일방적인 것은 아니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한 걸음 밀려난 기분이 드니 상대를 대하는 내 마음도 소심해진다.

HOW-TO 지금 이 거절이 배려일 수 있다

깊이 있는 관계일수록 상대의 부탁에 대한 고민은 깊어진다. 이건 선택을 내려야 하는 입장인 사람에게도 꽤 괴로운 고민이다. 잘못된 선택을 했다가 더 꼬인 관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내가 상대를 생각하는 것만큼 그 또한 깊은 고민에서 도출한 결과다. 애매하게 수락했다가 역풍을 맞거나 관계의 앞날에 먹구름이 낄 우려가 있다는 걸 고려해서 내린 결정일 테니까. 나 스스로 관계에 대해 확신을 갖자.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주변에는 나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사람이 분명 존재한다.

GAUGE 6

SYMPTOM ‘네가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어?’라는 생각과 함께 분노와 슬픔이 나를 덮친다. 내 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한순간에 적이 된다는 게 이런 기분일까.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다.

HOW-TO 거절이 기회가 될 수 있다

가혹한 충격에는 진정한 정신 승리가 필요하다. 모처럼 한 부탁이 거절당할 때 6단계급 상처를 느낀다면 애초에 거절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일 수 있다. 좀처럼 부탁을 하지 않는 당신이 꼭 필요해서 요청한 부탁은 분명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가 있기 때문일 것. 서운한 감정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일단 문제를 해결하는 데만 집중하자. 그가 거절 의사를 내비친 이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그보다 더 나은 사람, 더 효율적으로 해결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 나서며 주의를 집중시키면 효율과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사랑은 새로운 사랑으로 잊힌다는 말처럼, 거절 대신 수용을 할 다른 사람을 찾아 떠나자. 모처럼 한 부탁의 최대 목적은 효율이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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