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을 위한 디저트 와인

조회수 2021. 2. 9. 16:5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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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의 꿀조합! 달달한 디저트와 와인이 함께한 기분 좋은 당 충전.

초콜릿, 케이크, 쿠키… 심신이 지쳤을 때 달콤한 디저트만큼 즉각적으로 사람을 기쁘게 할 수 있는 음식이 있을까. 코로나 사태로 집에서 자급자족하는 지루한 일상이 길어지면서 때아닌 달고나 만들기가 유행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일 테다. 우울할 때면 눅진한 치즈 케이크에 링곤베리 잼을 올려 먹곤 한다. 링곤베리 잼은 한때 스웨덴 사람들이 먹는 슈퍼푸드라고 알려지면서 인기를 얻었던 적이 있는데, 시큼하면서도 경쾌한 산미를 가지고 있어 육류, 디저트 어디에도 잘 어울린다. 이케아 레스토랑 미트볼에 곁들여 나오는 잼이 바로 이 링곤베리 잼! 몸에도 좋은 잼이라니 죄책감은 덜어내고 치즈 케이크 위에 아주 담뿍 올려 알싸한 리슬링 와인을 걸친다. 달달한 잼과 치즈 케이크, 리슬링이 입안에서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룰 때면 언제 우울했던 적이라도 있었냐는 듯 기쁨이 찾아온다.

맛도 모양도 화려한 디저트에 곁들일 와인을 고를 때는 한식이나 양식 같은 한 끼 식사를 위한 와인을 고를 때보다 난이도가 올라간다. 보통 디저트에는 스위트 화이트 와인이나 샴페인이라는 공식을 가장 먼저 떠올릴 것. 하지만 달달한 디저트에 무조건 와인까지 단맛을 매치하면 디저트와 와인 둘 다 미각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섬세한 와인 테이스팅이 필요하다.

우선 까눌레, 타르트, 애플파이와 같은 버터 베이스의 고소한 페이스트리 느낌의 디저트 또는 판나코타와 같은 크림 베이스의 디저트에 샴페인이 잘 어울린다. 샴페인이 가진 이스트와 견과류 느낌의 고소함과 산미가 살짝 두꺼운 듯한 느낌의 디저트와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특히 시나몬이 가미된 고소한 애플파이에 누룩 향이 느껴질 정도로 고소한 샴페인은 세기의 조합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자신 있게 추천한다.

디저트 하면 또 마카롱이 빠질 수 없다. 형형색색의 예쁜 색감까지 더해져 단조로웠던 기분을 한층 더 업시키는 데까지 일조한다. 단맛이 강한 마카롱에는 레몬을 물고 있나 싶을 정도로 살짝 시큼한 정도의 신맛을 가진 와인을 매치하는 게 좋다. 이때 쿰쿰하면서 각종 허브 향과 시큼한 맛이 있는 오렌지 내추럴 와인도 아주 좋은 선택지가 된다. 단맛과 신맛이 오가면서 느끼함을 잡아주고 심신이 리프레시되는 것 같은 짜릿한 여운을 남긴다.

쌉쌀한 다크 초콜릿이나 꾸덕한 스타일의 초콜릿 케이크 또는 브라우니는 화이트 와인 같은 경우 단맛을 눌러버리기 때문에 살짝 달콤함이 가미된 쉬라즈 또는 진판델과 같은 레드 와인이 좋다. 레드 와인이 가져다주는 풍부한 바닐라와 커피 향이 초콜릿과 부드러운 조화를 이룬다. 진한 초콜릿의 풍미가 레드 와인과 만나면 입안에 더욱 농밀하게 퍼진다.

만약 빵이나 케이크 같은 달달한 디저트가 싫다면? 치즈를 추천한다. 그 중에서도 까망베르 치즈. 오븐에 살짝 구운 짭짤한 까망베르 치즈에 달달한 트러플 허니를 듬뿍 얹고 하루 한 줌과 같은 견과류를 뿌려주면 최고의 와인 안주로 재탄생한다. 이렇게 견과류가 가미된 고소한 치즈류의 디저트엔 오크 숙성을 거친 부르고뉴 사르도네 또는 나파밸리 샤르도네가 제격이다. 견과류와 유제품의 고소함과 화이트 와인에서 느껴지는 바닐라 향과 오크 향은 입안에 아주 긴 여운을 남기기에 충분하다. 요즘 SNS에서 새로운 핫 아이템으로 떠오른 곶감에 리코타 치즈의 조합도 강추! 곶감의 차진 식감과 리코타 치즈의 부드러움은 그야말로 맛의 신세계를 선사해준다. 너무 달지도 않으면서 고소한 이 조합엔 초반의 꽃향기와 산미로 입안을 감싸주는 스타일의 연한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피노누아를 매치하면 좋다. 또는 아로마와 미네랄 감이 풍부한 샤블리 지방의 와인도 아주 좋은 매치가 될 수 있다. 변화무쌍한 사람의 마음처럼 어떤 음식과 함께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와인. 그래서 재미있는 술이기도 하다. 요즘처럼 기운 빠지는 때에 와인이 있어 한편으로 큰 위로가 된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디저트 한입에 와인을 함께 즐기며 씩씩하게 코로나19 사태를 이겨낼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그러니 오늘, 입안 가득 채워지는 달콤한 디저트와 심신을 위로하는 와인 한잔, Cheers!

1 끌로 뒤 발, 진판델 2017 단맛이 아주 적고 진득한 밀도감, 묵직한 보디감을 지녔다. 블랙 커런트, 블루베리, 자두와 바닐라, 계피 등 잘 익은 과실과 토스트 향이 느껴진다. 케이크나 마카롱의 단맛을 해치지 않고 적당히 눌러줘 다양한 디저트류와 페어링하기 좋다. Alc 14~15%, 750ml 11만원대.

2 샤또 몬텔레나, 나파 밸리 샤도네이 쌉쌀한 감귤류의 맛과 복숭아, 헤이즐넛 등의 다양한 아로마가 느껴지는 밸런스 좋은 화이트 와인이다. 튼실한 과실의 풍미와 적정한 산미가 균형을 이루어 장기 숙성이 가능한 와인으로 빈티지로부터 3~4년 정도 지나면 제 맛을 가장 확실하게 낸다. Alc 13.6%, 750ml 18만원대.

3 오 봉 클리마, 피노누아 낮은 당도와 미디엄 보디를 지녀 테이블 와인으로도 좋은 레드 와인이다. 포도를 냉온으로 유지하기 위해 아침에 손으로 수확한 포도를 사용하며 10개월 숙성시켜 병입한다. 딸기와 라즈베리 향이 은은하게 올라와서 초콜릿류의 디저트와 매치하기 좋다. Alc 13.5%, 750ml 10만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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