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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는 놀이다

조회수 2021. 2. 9. 16:5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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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와 엔터테인먼트의 결합! 끼니 해결을 넘어 즐기는 문화로 변화한 우리의 식탁.

난 한 메뉴만 파!

매일 좋아하는 음식만 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이런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식당 리뷰 블로거, 음식덕후의 끝판왕 같은 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메뉴 하나만 주전공으로 정해 리뷰한다. 전국 각지의 식당을 돌아다니면서 그 맛을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 기록한다. 특히 떡볶이가 대표적이다. 남녀노소 추억의 음식과도 같은 떡볶이. 어느 분식집에서나 먹을 수 있는 흔한 메뉴지만 어릴 적 문방구 앞에서 먹던 떡볶이의 맛을 추억할 수 있는 식당은 많지 않다. 인스타그램 계정 떡지순례(@pilgrimage_of_tteokbokki)는 소규모 떡볶이 순례 모임으로 오래된 떡볶이집을 돌아다니면서 꼼꼼하게 기록, 평가한다. 구독자 18.8만 명의 유튜버 떡볶퀸은 세상의 모든 떡볶이를 소개하겠다는 일념으로 서울부터 의정부, 부산까지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기록한다. 떡볶퀸이 1만원으로 떡볶이부터 우동, 딸기빙수, 양푼 튀김까지 먹을 수 있는 서울 길음동의 빙수야집을 소개하면서 지금은 웨이팅을 해야만 먹을 수 있는 맛집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식당 투어를 넘어 신상 후식을 소개하는 인스타그래머도 있다. 호기심까까(@wonderkkakka)는 과자, 빵, 아이스크림 등 모든 후식을 리뷰하는데, 특히 한정판으로 나온 과자나 음료를 가장 빠르게 리뷰해 팔로워도 32.2만 명에 달한다. 또 시켜 먹는 홈푸드를 리뷰하는 인스타그램 계정 집순이들이 선정한 배송 맛집 100선(@homefoodinkorea)의 경우 배달음식부터 밀키트까지 다양한 음식을 다룬다. 싱글이나 신혼부부 등 집에서 요리를 해 먹기보다 구입해서 먹는 2030세대 사이에서 반응이 좋은 계정이다. 매 끼니 먹어도 질리지 않을 만큼 좋아하는 음식이 있다면 주저없이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기록해보는 건 어떨까? 당신과 같은 입맛을 가진 팔로워들이 당신의 후기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

집콕족의 새로운 놀이, 쿠킹 챌린지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이 확산되면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었다.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한 이색 챌린지들이 이어졌는데, 대표적으로 ‘달고나 커피’ 인증이 있다. 커피 가루, 설탕, 뜨거운 물을 1:1:1의 비율로 섞고 걸쭉해질 때까지 400번 이상 저은 뒤 우유에 부어 마시는 것. 인스타그램 기준 #달고나커피 해시태그가 달린 피드만 15만 개에 달한다. 달고나 커피 다음 단계의 챌린지로 달걀을 1000번 저어 만드는 수플레 오믈렛 챌린지도 있다. 달걀의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한 후 흰자에 설탕을 넣고 머랭을 치듯 거품이 단단해질 때까지 1000번 이상 저은 후 노른자를 넣고 한두 번 섞어 팬에 올려 약한불에 구우면 완성된다. 달고나 커피, 수플레 오믈렛 이후로 공익적인 푸드 챌린지도 이어졌다. 깨끗이 손을 씻고 레몬을 먹은 뒤 자선단체 등에 19만원을 기부하는 ‘레몬 챌린지’는 면역력에 좋은 레몬을 섭취하는 동시에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자는 취지다. 유튜버 코이TV가 시작해 유명한 유튜버와 틱톡커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 또 위축된 경기로 소비가 감소하면서 농가를 돕기 위해 시작한 #포켓팅(포테이토+티켓팅)도 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10kg의 감자를 택배비 포함 5000원에 판매하겠다고 SNS에 업로드하면서 콘서트 티켓팅하듯 주문 경쟁이 치열해진 데에서 착안한 해시태그다. 인스타그래머들은 #포켓팅 해시태그와 함께 배송 받은 감자나 감자요리를 인증하고 있다.

넷콕도 음식으로

푸드 엔터테인먼트는 OTT 서비스까지 점령했다. 왓챠플레이는 영상 시작부터 끝까지 통삼겹, 갈매기살, 목살 등이 구워지는 모습만을 보여주는 오리지널 콘텐츠 <고기서 고기>를 공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넷플릭스는 태국의 팟타이나 일본의 오코노미야키처럼 그 나라만의 길거리 음식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길 위의 셰프들>이나 전 세계의 명절 음식을 촬영한 다큐멘터리 <명절의 맛> 등을 제작했다. OTT의 푸드 콘텐츠는 많은 양의 음식이나 징그러운 음식을 먹는 푸드 포르노와는 다르다. 실제 해외 여행지나 식당에서 먹는 듯한 기분을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재미있는 게 최고야! 가잼비

누가 뭐래도 내가 좋아한다면 큰 비용을 지불했던 가심비에서 재미있는 것에 돈을 쓰는 가잼비가 트렌드다. 상품에서 재미를 찾는 ‘펀슈머’의 소비가 두드러진 분야는 음식이다. 덕분에 식음료업계는 소비자의 재미를 위해 디저트부터 주류까지 다양한 메뉴의 패키지를 바꾸거나 독특한 조리법 등을 제공했다. CU와 탐앤탐스가 함께 만든 ‘탐앤탐스 떡볶이’는 테이크아웃 컵에 떡볶이를 담아 판매해 직장인들 사이에서 ‘몰래 먹기’ 챌린지 붐을 타고 큰 인기를 끌었다. 또 도시락이나 컵라면, 삼겹살 등을 본떠 만든 젤리도 등장했다. 실제 달걀프라이, 고기, 라면과 유사한 생김새로 유튜버들의 먹방, 리뷰 콘텐츠로도 급부상했다. 또 푸드 브랜드와 패션, 코스메틱 브랜드의 컬래버레이션도 한창이다. 바나나맛 우유 모양의 보디워시나 불닭소스 형태의 립소스 틴트 등 위트 있는 제품의 출시가 줄을 이었다.

영화 속 한 끼

처음 만난 낯선 사람들에게 음식만큼 좋은 대화거리, 혹은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매개체가 없다. 그래서 음식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나 소셜 다이닝이 몇 년 전부터 인기다. 이전에는 쿠킹클래스나 음식을 인문학적·역사적으로 접근해 참가자들이 호스트의 설명을 듣고 요리를 맛보는 방식이었다면, 최근에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영화나 소설 속에 등장한 메뉴를 함께 만들고 이야기를 나눈다. 잡지사 영화기자 남편과 미식기자 아내 부부가 운영하는 시네밋터블(@cinemeetable)은 영화 속 음식을 함께 먹고 마시며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영화 만찬이다. 벌써 16회차에 접어든 이 모임은 그간 <기생충>의 채끝살 짜파구리와 맥주를 마시며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세계를 이야기하거나 <벌새>의 감자전과 함께 영화 속 주요 장면에 대한 이야기, 김보라 감독의 초기 단편영화 그리고 성취 등에 대해 짚어보았다. 모임 일정 및 예약은 시네밋터블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뤄진다. 이주현 요리연구가가 운영하는 무드앤쿡에서는 ‘요리, 영화를 만나다’ 클래스를 진행한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잠시 운영을 멈추었지만 그간 영화 <줄리 앤 줄리아> <트립 투 이탈리아> 등에 등장했던 요리를 함께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져왔다. 또 집콕 하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영화 속 음식을 그대로 재현해내는 유튜버 무비키친의 영상을 구독해보는 것도 좋다. <카모메식당>의 무스비나 <리틀 포레스트>의 참나물 파스타, <심야식당>의 가라아게처럼 모두의 기억에 강렬하게 남은 영화 속 음식을 만든다. 영상을 통해 레시피를 공유하기 때문에 직접 도전해보거나 영상을 보면서 편안해진 기분을 느껴보는 것도 추천한다. 이 밖에도 꿀키를 비롯한 여러 쿡방 유튜버들이 영화, 소설, 미술작품 속 음식을 만드는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으니 참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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