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의 정석

조회수 2021. 2. 9. 16:5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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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한 요즘의 고백부터 풍선 가득한 깜짝 고백 이벤트까지! 가슴떨리는 고백의 추억.

episode1
요즘 시대의 스마트 고백

출처: 이미지 출처 : 영화 <뷰티 인사이드>

매 주말 하루 2건씩 소개팅을 하던 시절 나는 기술자였다. 콤팩트한 소개팅을 지향하던 나는 어떻게 하면 번거로움 없이 소개팅을 할 수 있는지 알고 있었다. 연락처 교환, 저장 등의 번거로움을 피하고자 굳이 교환하지 않았고 카카오톡 아이디, 혹은 주선자가 단체방을 만들고 나가는 방식을 주로 이용했다. 지금 남자 친구를 소개받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3번 정도 만나면서도 번호는 교환하지 않았다. 4번째 만나고 헤어지던 밤, 그가 자신의 핸드폰을 내밀더니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했다. 번호를 찍은 뒤 “이 전화 받으면 저랑 사귀는 거예요.”라며 훅을 던지는 게 아닌가. 그 깜찍한 대사에 웃음이 터졌고 그는 그 자리에서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그의 번호가 내 핸드폰에 떴고 기나긴 소개팅 여정은 한 통화의 전화로 끝이 났다. –존버승리(27세, 자영업)

episode2
진심은 통한다

출처: 이미지 출처 :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지인의 소개로 술자리에서 알게 된 그와는 1년 넘게 암묵적 심남, 심녀로 지내고 있었다. 술을 마시면 흥이 오르는 그와 애교가 늘어나는 나는 서로의 파트너를 자처하기도 했다. 침대에서의 궁합은 꽤 잘 맞았으니까. 그날도 다르지 않았다. “비도 오는데 저녁에 술 한잔하자.”는 그의 부름에 그의 자췻집 근처에서 술을 마셨다. 어느 정도 취기가 올라 화장실을 가려고 나오는데 몸이 붕 뜨는 게 느껴졌다. 계단을 굴렀고 그 다음은 기억나지 않는다. 눈을 뜨니 나는 구급차 안에 누워 있었고 내 옆에서는 그가 오열하고 있었다. 깁스를 하고 나오며 그가 또 그렁그렁한 눈을 하고 내게 말했다. “진짜 미안한데, 나 너 너무 좋아하는 것 같아. 네가 어떻게 되는 줄 알고 너무 무서웠어.” 그 말에 나도 눈물샘이 터져버렸다. 심남은 그렇게 나의 연인이 되었다. -양치기(34세, 회사원)

episode3
한 번으로 족하다

출처: 이미지 출처 : 영화 <나의 청춘은 너의 것>

현남친의 고백은 내 생의 최고인 동시에 최악의 고백으로 기억된다. 겹치는 지인이 많은 우리는 술자리에서 소개를 받았고 성격과 외모 모두 내 스타일이라 금세 호감이 생겼다. 단둘이 만나 데이트를 한 건 1-2번이었지만 모임에서는 암묵적 커플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는 감정에 확신을 줄 만한 확실한 행동을 보이지 않았고 나 혼자만의 감정이었나 싶어 마음을 접으려고 하던 시점에 모임 멤버의 집들이가 있었다. 그리고 그 날 나는 뒷목을 잡고 말았다. 집들이하는 지인의 집에서 촛불과 장미꽃, 플랜카드 등을 준비하고 깜짝 생일파티 마냥 고백을 준비한 것. 여자들이 생각하는 최악의 고백 중 하나가 대중 앞 주인공이 되는 거라는 걸 모르는 듯 대차게 준비를 한 그를 보며 얼굴이 화끈거렸다.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동시에 이런 고백을 언제 다시 받아볼까 싶어 잊을 수 없는 고백으로 남는다. –서프라이즈는 금물(29세, 편집자)

episode4
집콕러 맞춤형 고백

출처: 이미지 출처 : 영화 <나비잠>

그는 나의 직장 동기 ‘남사친’이었다. 5년간 우정으로 맺어진 우리의 관계가 화르르 타오르게 된 건 어느 날 그의 입에서 튀어나온 대사다. 출근도 하지 못할 정도로 열이 나 집에서 끙끙 앓고 있던 날, 퇴근 후 그가 우리 집으로 찾아왔다. 그가 사 온 죽을 먹고 각자 누워서 웹툰을 보고 있는데 설거지를 하던 그가 획 돌더니 우물쭈물했다. 그러고는 “너 아픈 거 걱정 많이 되더라고. 내가 계속 너 돌봐줘도 돼?”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떡 진 머리, 피폐한 생얼, 잠옷 차림으로 고백을 듣게 될 거라곤 상상해 본적 없었는데 당황스럽기는 커녕 계속 이런 안락함이 유지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그라면 괜찮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집콕러버(32세, 회사원)

episode5
고백의 잔상

출처: 이미지 출처 :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약 7년 전 만난 구남친의 고백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 중 하나다. 복학생이었던 그는 교양 수업을 같이 듣는 다른 과 선배였다. 조별 과제를 하다 친해진 우리는 음악 취향이 매우 비슷했고 수업이 끝나면 과제도 하고 바에 쏘다니며 데이트 아닌 데이트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USB에 음악을 잔뜩 담아 선물했다. USB에는 음악과 함께 그의 고백이 녹음돼 담겨 있었다. 방목형 연애를 추구하는 지금의 나였다면 질겁했겠지만, 당시에는 그의 감성과 정성에 녹아 내렸다. 비록 연애는 오래가지 못했지만 지금도 종종 그 USB를 틀어 추억을 곱씹곤 한다. -소녀감성(29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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