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즈

재테크는 목돈을 만드는 저금과 나에게 맞는 적절한 투자 방법을 찾아 이를 반복하는 지루한 여정이다. 미세먼지만큼 적은 이자라고 예금과 적금을 무시하고 써버리거나 ‘너에게만 알려주는 정보’라는 말에 ‘묻지마 투자’를 감행했다가 힘들게 모은 목돈을 날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사회초년생이 가진 가장 유용한 자산은 ‘시간’이다. 지루할지 몰라도 뚜벅뚜벅 걸어야 한다. 요즘 이자율은 2% 정도밖에 안 된다. 하지만 2%라도 원금이 1억원이면 1년 뒤 이자는 200만원이다. 이번엔 투자수익률이 20%라고 가정해보자. 1000만원 투자하면 200만원, 1억원이라면 2000만원이 된다. 같은 수익률이지만 금액 차이는 무려 1800만원이다. 차이는 ‘원금’의 크기다. 적정 수준의 규모가 되는 원금(목돈)을 모으는 것이 먼저다.

목돈을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부모님에게 받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어디 말처럼 쉽나. 우리는 부단히 열심을 다해 스스로 모아야 한다. 목돈을 모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예금과 적금이다. 이자율 탓하지 말고 저금하자. 소박한 원금을 가진 사회초년생에게 저금과 투자는 수익금의 크기 대신 ‘원금 보장’이 되고 안 되고의 차이밖에 없다. 그러니 저금해서 1000만원 단위의 목돈을 모으는 게 먼저다. 일단 3000만원으로 시작한다. 1000만원은 적고, 5000만원은 앞이 보이지 않아 부담스러울 수 있다. 각자의 수입에 따라 1000만원 단위로 조정해도 좋다. 그럼에도 1000만원 단위는 굴려야 의미 있는 수익이 생겨 재미도 붙는다. 저금을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성공 경험이다. 성공을 경험해봐야 지치지 않고 계속할 수 있다. 저금의 성공 경험은 간단하다. 상품을 깨지 않고 만기까지 유지하는 것이다. 자발적 저금이 처음이라면 카카오뱅크의 자유적립식 적금 중에서도 26주 옵션을 적극 추천한다. 금액도 만만하고 기간도 26주(6개월)로 짧아서 성공 경험을 쌓기에 적당하다. 1000원부터 최대 1만원까지 정한 금액만큼 매주 증액된다. 1만원으로 시작하면 26주 뒤에 351만원의 원금과 무려 9700원의 이자를 받게 된다(3월 9일 기준). 매주 적립해야 하는 금액과 예상 이자도 쉽게 알 수 있다.

1만원으로 시작해도 마지막 주에는 80만원 넘는 돈을 넣어야 하니 가능할지 꼭 따져봐야 한다. 보통 ‘만기’라는 첫 경험을 쌓으면 기특한 마음에 자신에게 선물을 주고 싶어진다. 금액마저 선물 주기에 딱 적당하다. 하지만 참아야 한다. 만기 당일 바로 다음 적금상품에 가입하고 만기로 찾은 원금과 이자는 예금에 가입한다. 이때 ‘끝자리 채우기’ 습관을 들이면 좋다. 만기로 받은 원금과 이자는 보통 1원 단위의 지저분한 금액이다. 만원 단위까지 깔끔하게 채워 재예치하는 것이 좋다. 1만원으로 시작한 26주 적금을 예로 들자면, 만기 때 원금 351만원에 이자 약 1만원을 더한 352만원 정도를 찾게 된다. 2만원을 찾아서 치킨을 사 먹으면 나쁜 습관, 8만원을 더해 360만원을 예금하면 좋은 습관이다. 고생한 자신에게는 옷이나 가방, 비행기표 대신 주말 내내 넷플릭스 보기, 하루는 일하지 않고 쉬기, 늦잠 자기 등으로 보상하자.

첫 만기를 경험했다면 이번엔 1000만원을 모을 적금을 다시 시작한다. 카카오뱅크의 적금에는 다른 은행에 없는 ‘매일’ ‘매주’ 옵션도 있다. 돈 모으는 재미가 붙었다면 ‘매주’ 옵션을 선택하자. 매주 10만원짜리 적금을 들면 1년 뒤 520만원의 원금과 이자로 약 4만원을 받게 된다. 1000만원을 모으려면 주 20만원이면 된다. 다른 옵션도 가능하다. 26주에 1000만원을 모으려면 두 배의 금액인 주 40만원이다. 한 달 4주 기준 160만원이라는 불가능에 가까운 금액을 넣어야 되지만 6개월간 눈 질끈 감고 도전해보고 싶지 않나? 3000만원의 목돈이 모일 때까지 감은 눈을 뜨지 않고 반복하면 BEST! 죽지 않고 살아남아 눈을 떴다면, 이제 투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