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콜 요청이 수두룩, 스크린에서 다시 보고 싶은 인생 영화 리스트

조회수 2020. 4. 8.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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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사태가 장기화로 돌입하면서 극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상반기에 신작 개봉이 사실상 잠정 중단되면서 역발상으로 재개봉작을 물색 중인 것. 때는 바로 지금! 다시 한번 극장 스크린으로 보고 싶은 인생 영화 추천 리스트.

진정한 힐링 무비
원더풀 라이프

출처: 이미지 출처 : 영화 <원더풀 라이프>

자극적인 소식이 끊이지 않는 요즘, 잠시나마 조용해지고 싶다. 그럴 때마다 <원더풀 라이프>를 다시금 돌려본다.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다큐멘터리 PD에서 영화 감독으로의 변신을 모색한 첫 작품답게, 사후 세계라는 판타지 장르임에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매만져 기묘한 분위기가 스민다. 대사를 최소화한 대신 세밀한 행동과 아름다운 풍경으로 미장센을 가득 채운 이 영화는 관람 그 자체로 ‘힐링’이다. 영화의 핵심은 ‘인생의 기억 중 단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무엇을 고를 것인가?’라는 질문. 그 답을 쫓아 삶을 차분히 훑어보는 등장인물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인생을 배우고 있다. 야밤의 인적 드문 영화관에서 <원더풀 라이프>를 마주하며 눈물 찍어내는 날을 꿈꾼다. (정수민, 인테리어 디자이너)

꽃보다 아름다운
내 사랑

출처: 이미지 출처 : 영화 <내 사랑>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으로 인해 사랑하는 이들의 얼굴을 제대로 본 것이 언제인지 까마득한 요즘, 어느 때보다 뜨거운 사랑이 간절하다. 그래서인지 에이슬링 월쉬 감독의 영화 <내 사랑>이 더욱 그립다. 캐나나 최고의 나이브 화가 모드 루이스와 그녀의 남편 에버렛 루이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누구보다 혼자가 익숙했던 두 사람이 만나 다투고 사랑하며 아파하는 모습을 통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준다. 개봉 당시 ‘다크 나이트’, ‘스파이더맨’, ‘덩케르크’ 등 대작에 밀려 다소 적은 관객 수로 막을 내렸으나, 다시 한번 스크린을 통해 샐리 호킨스와 에단 호크의 가슴 시린 연기를 보고 싶다. 게다가 꽃보다 예쁜 영화 포스터가 다시 한번 극장가에 걸린다면, 잃어버린 꽃 놀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될 것 같기도. (홍준석, <에커> 매거진 편집장)

따분한 일상에 스릴을
28일 후

출처: 이미지 출처 : 영화 <28일 후>

요즘 넷플릭스의 <킹덤>이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에서 마이너 장르였던 좀비물이 이토록 주목 받았던 적은 없었다. ‘빠른 좀비’가 흔해지면서 ‘K-좀비’가 대두되는 요즘, 대니 보일의 <28일 후>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동물에서 유래한 신종 바이러스, 그로 인해 폐쇄된 대도시의 한적한 풍경. 작금의 세태와도 묘하게 닮은 이 영화가 재개봉한다면 방호복이라도 갖춰 입고 당장 극장에 달려가고 싶다. 킬리언 머피의 서늘한 눈빛과 그에 대비되는 무구한 표정, 선과 악이 뒤섞이는 모호한 스토리라인을 커다란 스크린에서 다시 마주하고 싶다. 저예산으로 만들었음에도 스타일리시한 연출덕분에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다. 지속되는 따분한 일상에 등골 서늘해지는 스릴감을 느끼고 싶다면 강추! (이재은, 호텔리어)

인간의 공포를 다룬 문제작
시계태엽 오렌지

출처: 이미지 출처 : 영화 <시계태엽 오렌지>

‘문제작’이라는 타이틀이 이렇게 절묘한 영화도 몇 없다. 괴짜 감독으로 일컬어지는 스탠리 큐브릭의 <시계태엽 오렌지>는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르는 사이코패스 살인마 알렉스를 교화시키는 과정을 그린다. 작품 중 등장하는 ‘루도비코 프로그램’는 악에 대한 공포를 심어 선을 자행하게끔 만드는 교화 방식이다. 폭력을 또 다른 폭력으로 억제하는 장면들은 진실된 인간 본성이란 무엇인지 캐묻는 듯하다. 70년대 첫 개봉 당시 잔혹한 묘사로 상영 금지 처분을 받기도 했던 세기의 문제작인 이 작품, 오늘날 스크린에 오른다면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궁금해진다. 덧붙여 알렉스 역을 맡은 말콤 맥도웰의 젊은 시절만으로도 극장에 오를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의 명품 연기를 다시 한번 경험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최선, 셰프)

만질 수 없는 사랑<파이브 피트>

출처: 이미지 출처 : 영화 <파이브 피트>

사랑이 깊어질 때 즈음 ‘보고 있어도 보고 싶다’는 말을 이해하게 됐다. 함께 있을 때 흐르는 1분, 1초가 그렇게 아까울 수 없었다. 근래 내가 사랑하는 얼굴을 차가운 물성의 핸드폰으로만 바라보아야 하는 게 어지간히 답답하다. 액정 속 그의 얼굴은 밋밋하다. 손을 잡고 걸을 때마다 살짝살짝 닿았던 그의 손바닥 굳은살도 느낄 수 없다. 그래서 영화 <파이브 피트> 속 스텔라와 윌이 된 기분이다. 같은 병을 가진 사람끼리 6피트이상 떨어져있어야 하는 낭포성 섬유증을 앓는 둘의 연애는 대부분 화상채팅으로 이뤄진다. 손을 잡을 수도, 키스를 할 수도 없는 둘은 당구대 끝을 마주잡고 걷는다. 애틋하다. 코로나 시대의 연애도 그렇다. 함께 걷고 영화를 보고 입을 맞추던, 당연한 일상이 그립다. 며칠 전 남자친구와 통화를 하며 ‘자동차 극장 데이트는 괜찮지 않을까?’라는 계략을 세웠다. 결국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지만, 영화는 <파이브 피트> 였으면 좋을 것 같다. (유승현, <싱글즈> 피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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