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에도, 설사에도 프로바이오틱스?! 그것이 궁금하다!

조회수 2020. 5. 21. 08:5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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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질문(여, 41세)씨는 요즘 세 남자의 ‘변’ 때문에 골치가 아픕니다. 건강하고 활기 있던 아버지 한변비(남, 75세)씨가 몇 개월 전부터 변비로 고생 중인데 덩달아 식욕도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술과 담배는 안 하지만 도넛, 콜라를 선호하는 남편 나과민(남 42세)씨는 화장실 밖에서 소리가 들릴 정도로 아침마다 요란하게 변을 보고 있고요. 돌치레로 열 감기를 앓고 있는 아들 나설사(남, 13개월)군은 처방받은 항생제를 복용하면서 하루에도 수차례 설사를 해 엉덩이가 빨갛게 부어올랐습니다. 한질문씨는 세 남자에게 유산균이 효과가 있을지 궁금해합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한질문씨의 궁금증을 Q&A 형식으로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Q. ‘유산균’을 검색하다 보면 ‘프로바이오틱스’라고도 나오는데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요?

A. 유산균(lactic acid bacteria, 乳酸菌)은 당류를 발효 시켜 유산(젖산)을 생성하는 모든 미생물을 말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를 ‘적정량을 섭취하였을 때 숙주(사람)의 건강에 유익한 역할을 하는 살아있는 미생물’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친생제’라고 할 수 있고 이는 항생제(anti-biotics)의 반대 개념이라고 보면 됩니다. 유산균 중에는 몸에 유익하지 않은 균도 있고 프로바이오틱스 중에는 젖산을 생성하지 않는 균도 있기 때문에 유산균과 프로바이오틱스는 동일하지 않지만, 일상에서는 거의 동의어로 사용하고 있지요. 유산균 중에서 유익균을 찾고 있다면 정확하게 프로바이오틱스라고 명명할 수 있겠습니다.

Q. 프로바이오틱스는 어떤 기능을 하는 걸까요?

A. 사람의 장에는 100조 개 이상의 유익균과 1kg 정도의 유해균이 살고 있고 이 균들의 균형이 배변과 건강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몸 면역세포 상당수가 장점막에 존재하는데, 장 내 유익균이 감소하고 유해균이 증식하여 장의 면역력이 파괴되면 설사나 변비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면 장내 유익균을 증식하고 유해균을 억제하여 배변 활동을 원활하게 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근래에는 비만,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우울증, 치매, 자폐증, 아토피와 같은 다양한 질환들을 치료하기위해 장의 면역력과의 연관성을 확인하는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기억해야 할 것은, 프로바이오틱스는 의약품이 아닌 건강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입니다.

의약품으로 처방되는 프로바이오틱스도 6세 미만 유아의 급성 감염성 설사와 항생제 관련 설사 그리고 괴사성 장염 환아에게만 요양 급여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 외 질환에는 치료 효과가 아직 명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의 기능을 ‘유산균 증식 및 유해균 억제, 배변 활동 원활에 도움을 줄 수 있음’으로만 명시하고 있습니다.

Q. 변비가 심해서 하루 2번, 1포씩 먹으라는 제품을 한 번에 2~3개씩 섭취 중인데, 괜찮나요?

A.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서는 하루에 1억∼100억 CFU 정도를 섭취하도록 권장합니다. CFU(Colony Forming Unit)은 균의 집락형성단위인데 ‘개체 수’라고 생각하면 쉽겠지요. 섭취하는 프로바이오틱스 용량이 식약처 1일 기준량 범위에 있다면 한 번에 먹어도 문제 될 건 없지만, 기준양보다 과다 섭취하면 설사를 하거나 장에 가스가 많아질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식약처 기준량 이하로 섭취한다면 프로바이오틱스의 기능성을 기대하기 어렵겠지요. 시중에서 ‘유산균음료’라고 판매하는 제품 중에 유산균 함량 표기가 제대로 안 된 것도 있는데요. 이름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적정량을 섭취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게 필요합니다.

Q. 프로바이오틱스는 임산부나 아기에게도 안전할까요?

A. 프로바이오틱스는 대체로 안전한 균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과다복용으로 나타나는 설사나 가스 생성으로 인한 복부 불편감이 대표적인 부작용이고, 피부발진, 두드러기 같은 알레르기 반응이 가끔 보고되고 있습니다.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주 드물지만, 면역 저하가 심한 환자에게서 진균증과 균혈증이 생긴 사례가 있었고 심장 질환자가 발치한 후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고 심장내막염이 유발된 경우도 있습니다. 유아에게서 뇌염이 발생한 경우도 있고요. 미국 식약처인 FDA에서는 장기 이식 환자, 항암 치료 환자, 구조적 심장 질환이 있는 환자, 임산부와 영유아를 프로바이오틱스 섭취 고위험군으로 분류했습니다. 환자마다 상황이 다를 테니,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주의하여 섭취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Q.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은 어떻게 골라야 하나요?

A. 프로바이오틱스를 고를 때는 인체 임상 연구로 효과가 입증되었고 오랜 기간 축적된 연구 결과가 많은 균주(strain)인지 살펴보는 게 중요합니다. 균주에 따라 장내 생존율도 다른데 대부분의 균들이 장에 도착하기 전에 위산과 담즙산으로 인해 죽는 경우가 많고 무사히 장에 도달해도 장벽에 잘 붙어서 활동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표는 식약처의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서 인정한 5속 19종의 프로바이오틱스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름이 복잡해 보이지만 규칙을 알면 어렵지 않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도 미생물이기 때문에 생물분류 체계를 따르는데 그중에서 속(genus)-종(species)-균주(strain)로 이름을 만듭니다. 예를 들어서, 널리 사용되는 프로바이오틱스인 Lactobacillus(속) rhamnosus(종) GG(균주)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보면 Lactobacillus 성을 가진 rhamnosus 가문의 GG라는 균이라고 할 수 있지요. 간편하게 LGG라고도 합니다.


참고로 2018년 기준으로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연구논문과 특허에 10회 이상 활용된 균종에는 Lactobacillus acidophilus, Lactobacillus plantarum, Lactobaciollus rhamnosus 가 있습니다. 하지만 가문이 아무리 훌륭해도 결국 개인의 역량이 중요하듯, 프로바이오틱스는 균주 특이성이 매우 높고 균주를 섭취한 사람의 신체 상태에 따라 균주의 효과도 다양해서 아직까지는 콕 집어서 이걸 드세요 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재 질환 맞춤형·개인 맞춤형 프로바이오틱스 연구가 진행 중이니 획기적인 치료제가 나오길 기대해야겠지요. 건강기능식품을 고를 때는 프로바이오틱스 균주를 정확히 표시해주고 그 균주가 어떠한 임상 효과를 나타내는지 설명된 제품을 고르는 게 좋습니다.

한변비씨같이 70세 이상이 되면 근력이 저하되고 소화 기능도 떨어지고 변비도 자주 생길 수 있습니다. 배변이 원활하지 않으면 식사도 양껏 섭취하기 어려워 쇠약해지기 쉬운데요. 노인성 변비의 경우, 생활 습관 개선으로 호전되기 쉽지 않지만, 단백질이 포함된 음식과 수분을 소량이라도 자주 섭취하고 규칙적인 걷기 운동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나과민씨의 경우 도넛과 콜라를 당분간 끊는 게 우선입니다. 프로바이오틱스에 기대하는 효과가 장내 환경 개선인데, 과도한 단순 당류 섭취는 장의 균총을 파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생활 습관 변화 없이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는 것은 병 주고 약 주고 일뿐입니다. 나설사군은 처방된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하고 열감기 호전으로 항생제를 중단하면 점차적으로 설사의 호전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열과 설사로 인한 탈수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 물을 틈틈이 먹이고 정상 변으로 돌아올 때까지는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제공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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