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힘줄에 석회가 생겼다고?

조회수 2019. 11. 25. 09: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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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회 ‘어깨가 아픈 세 가지 이유’에 나온 석회성 건염에 대해 한번 짚어 보겠습니다. 당시 설명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석회성 건염의 원인

석회성 건염은 정상인의 약 30%가 겪는 매우 흔한 병입니다. 석회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석회가 왜 생기는지에 대해 반드시 질문합니다. 너무 아팠기 때문에 재발을 피하고 싶은 마음일 것입니다. 문제는 아직도 왜 생기는지 알지 못합니다. 20대, 30대 젊은 사람들에게도 많이 생기므로 반드시 노화가 원인은 아닙니다. 지금까지 연구된 바로는 연부조직이 손상된 후, 우리 몸의 반응에 의해 석회가 만들어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석회가 만들어지는 것은 사람의 체질에 따라 다르며 이에 대한 유전자 분석 결과가 발표되고 있습니다. 

 

석회는 유전적인 소인 때문에 생기므로 오른쪽 어깨의 회전근개 힘줄에 석회가 있으면 왼쪽에도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석회결절이 어깨에 있으면 손목이나 무릎, 발목 등에도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녀도 비슷한 체질을 가질 수 있습니다.

석회는 힘줄 뿐만 아니라 인대, 관절막 등의 연부조직과 관절연골에도 생깁니다. 관절 석회는 힘줄의 석회와는 성분이 좀 다르고 연세가 많은 분들에게 일어납니다. 녹을 때 관절이 많이 붓고 심하게 아픕니다.


석회결절로 인한 통증은 매우 심해서 잠을 설치기도 하고 운동을 할 때는 화가 날 정도로 아파 성가신 병이지만 장기적인 예후는 결코 나쁘지 않습니다. 결절이 녹아내리는 동안은 아프지만 녹으면 완치되는 병입니다. 그래서 연구가 많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죽을병도 아니고 불구가 되는 병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석회성 건염 치료 방법

통증이 심하지 않으면 소염제를 며칠만 먹어도 좋아집니다. 따라서 작은 석회가 있는 경우, 운동을 열심히 해서 석회가 더 빨리 녹아내리도록 합니다. 그러면 통증은 당연히 심해지며 그때 소염제를 조금 먹으면 됩니다. 이를 반복하다 보면 빨리 완치됩니다.

문제는 소염제로 해결되지 않고, 참을 수 없이 아픈 경우가 있습니다. 얼마나 아팠으면 부모님의 빈소를 지키던 맏아들이 석회 치료를 받기 위해 진료실을 찾은 적도 있었고, 복부 수술을 한 다음 날 어깨가 너무 아파서 석회를 뽑았던 아주머니도 있었습니다. 당시, 수술한 배가 더 아픈지 어깨가 더 아픈지 물었다가 혼났습니다. 어깨가 훨씬 아프지 무슨 그런 질문을 하느냐고. 

배를 가르는 수술로 인한 상처보다
석회가 녹는 어깨가 더 아프다는 사실을 그때 알았습니다.

그림 1은 엑스레이에서 보이는 석회 덩어리와 이를 물로 세척해낸 주사기들의 모습입니다. 주사기로 뽑고 나면 대부분의 석회가 사라집니다.

그림 1. 좌측 영상에는 어깨에 생긴 큰 석회덩어리(화살표)가 보이지만 주사기로 뽑고 나서 찍은 우측 영상에는 해당 부위(화살표)의 석회덩어리가 사라진 모습입니다. 가운데 주사기들은 식염수에 녹아 나온 뿌연 석회입니다.
석회 덩어리를 해결하는 가장 깔끔한 방법은 주사기로 뽑아내는 것입니다.

이 방법을 '석회 쇄척술(碎滌術)' 영어로는 'calcium barbotage'라고 합니다. 요도에 생긴 돌, 요석(尿石)을 잘게 부수는 것을 쇄석술(碎石術)이라고 하는데 석회 쇄척술은 잘게 부술 뿐만 아니라 물로 씻어내기에 ‘부수고(碎) 씻어(滌)낸다’는 뜻으로 쇄척술(碎滌術)이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석회 쇄척술을 하는 사람이 몇 명 없기 때문에 제가 명명하였습니다.


사실 세계적으로 석회 쇄척술은 널리 시행되지 않습니다. 1995년 핀란드의 영상의학과 의사가 초음파를 보면서 석회 쇄척술을 한 것이 최초의 문헌 보고입니다. 이후, 유럽에는 쇄척술을 시행하는 곳이 몇 군데 있는 거 같지만 미국에는 별로 없는 듯합니다. 재미교포들이 우리 병원에 와서 쇄척술을 받는 경우가 자주 있기 때문입니다.


쇄척술은 석회를 제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모든 석회덩어리에 쇄척술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석회 덩어리가 너무 작거나, 큰 석회 덩어리가 몇 개의 작은 조각으로 부수어진 상태에는 쇄척술이 불가능합니다.

큰 석회가 반드시 쇄척술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아래의 실제 증례를 봅시다.

석 달 전, 큰 석회가 있어서 언젠가는 쇄척술이 필요할 것이라 예상했던 52세 여성 환자가 “어깨가 너무 아파요. 석회를 뽑아주세요”하고 진료실을 다시 방문했습니다. “지금 상황을 봅시다”하고 찍은 엑스레이를 확인해 보니, 석회가 녹아서 거의 없었습니다. 저절로 녹아내린 것입니다. (그림 2)

그림 2. 좌측 영상에는 왼쪽 어깨에 생긴 큰 석회덩어리(점석 내부)가 보이지만 3개월 후 통증이 심해서 다시 찍은 우측 영상에는 점선 내부의 석회덩어리가 저절로 사라진 모습입니다.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석회가 녹으면서 어깨가 아팠던 것입니다. 당연히 처방은 “아프면 소염제 드셔 가면서 운동 더 열심히 하세요!” 입니다.

“석회가 저절로 다 녹아서 뽑을 것이 없으니 소염제를 받아 가셔서 아플 때 먹으면서 운동 열심히 하세요. 시간이 지나면 다 나을 것입니다.”


이것이 석회 결절의 행태입니다. 시시각각으로 변합니다. 절대로 생명을 위협하거나 장애를 남기지 않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상황에 맞춰 적절히 치료하면 되는 병입니다.


지난 칼럼의 댓글에서 ‘관절낭염과 점액낭염의 차이’와 ‘충돌증후군’에 대하여 알려달라고 하였습니다. 이들도 모두 석회성 건염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조만간 그 관계를 정리할 기회를 찾아보겠습니다.

*위 자료는 서울대학교병원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무단으로 사용시 저작권법에 의해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제공된 의학정보는 일반적인 사항으로 개개인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합니다.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반드시 가까운 병원에 내원하여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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