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시그널, 그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조회수 2018. 8. 9. 17:0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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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IGNAL GAME BY. 그라치아

내게 꼭 맞는 짝을 찾기 위해 보낸 신호는 막역한 친구가 되어 돌아왔다.  


<하트시그널2>의 김도균, 정재호, 이규빈처럼.

시그널 하우스에서 보낸 한 달이라는 시간은 사회에서의 한 달과는 차원이 달라요. 마치 고등학교 친구처럼 깊고 진한 관계가 형성되었죠. 평소의 저는 후배들을 잘 챙기기보다는 혼자서 잘 지내는 스타일인데, 재호와 규빈이는 뜻밖의 만남이지만 좋은 인연이 되었죠. 이 둘은 동생이 아니라 그냥 제 친구들 같아요. _김도균

Q.

<하트시그널2>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 시즌 1과 비교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비주얼로 화제를 모았어요. 어떻게 참여하게 된 거예요?

A.

김도균 법인으로 출연 제안이 들어왔는데 처음엔 거절했어요. 그러다 주변에서 권유해 참여하게 됐죠.

이규빈
시즌 1 때 <하트시그널> PD는 아니지만 같은 동아리 출신 PD 형이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당시엔 고시생이라 관심도 없었죠. 그러다 시즌 2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PD님에게 연락을 드렸는데, 이미 남성은 다 찼고 여성 지원자만 찾는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엔 뭐야 싶었는데 어떤 패기가 생긴 건지 공식 메일로 지원서를 보냈어요. 다음 날 바로 연락이 오더라고요.

정재호
지금 뽑힌 사람보다 ‘내가 더 낫다!’란 생각인거야?

이규빈 그냥 도전은 해봐야겠다란 생각이 더 컸던 거죠. 
이렇게 왜곡된 사실로 몰고 가지 마세요. 하하하.

정재호
시즌 1 때 지인이 추천했는데, 당시엔 복합적인 이유로 함께하지 못했어요. 만나던 여자 친구도 있었고요. 시즌 2 때 다시 연락을 줘서 이번엔 ‘해봐야겠다’ 싶었죠.

Q.

숨기고 싶은 민낯까지 모두 보여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이 일반인으로서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 같아요. 나름의 목적도 있었을까요?

A.

이규빈 타인이 저를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호기심이 더 컸던 것 같아요. 평소 궁금했던 방송에서, 그리고 카메라 속에서 제 모습이 어떻게 비쳐지는지도 보고 싶고요.

정재호
저도 제3의 시선으로 저를 보는 것이 궁금했고 방송 욕심도 많았어요. 아이돌 연습생도 한 적 있거든요. 제 인생의 마지막 20대를 예쁜 그림으로, 그리고 영상으로 남기고 싶었어요.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았죠.

김도균
사실 전 안 나가려고 했던 마음이 더 컸기 때문에 얻고자 하는 바가 없었어요. 오히려 걱정이 더 많았죠.

Q.

서로의 첫인상은 어땠어요? 기억나요?

A.

정재호 도균 형과는 대화를 많이 못했어요. 그냥 소심하게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이 사람은 낯을 많이 가리는구나, 친해지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런데 알고 보니 그 누구보다 밝고 긍정적인 사람이더라고요. 정 많은,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죠. 규빈이는 딱 봤을 때도 예의 바르고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생이지만 볼수록 배울 점이 참 많은 친구예요.

김도균
재호를 만났을 때 솔직히 좋지 않은 감정으로 계속 쳐다봤어요. 굉장히 도전적이고 당찬 모습이었거든요. 늘 조심하는 저와는 정반대였죠. 그래서 만만치 않은 상대이고 나랑은 맞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친해져보니 배울 점이 굉장히 많은 사람이더라고요. 함께 다니면서 많은 자극을 받고 있어요, 지금까지는(웃음). 규빈이는 보자마자 마음이 열렸어요. 재호와 달리 바로 친해졌죠.

이규빈
도균 형은 알면 알수록 숨겨진 매력이 굉장히 많아요. 방송에 나오지 않은 모습이 가득하죠.

Q.

어떤 매력이 그렇게 숨겨져 있던가요?

A.

정재호 방송에선 진지하고 조용한데 실제론 굉장히 유머러스한 사람이에요. 가까운 사람들에게만 보여주는 모습이 있죠. 한의사라는 직업 특성상 진지한 모습들이 많은데, 그 모습 뒤에 굉장히 매력적인 모습이 숨어 있어요. 꽤나 치명적이죠. 하하하.

이규빈
재호 형은 ‘방송을 상당히 의식하는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모습 자체가 형이더라고요. 일부러 의도한 모습이 아니라 형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런 사람이에요. 이렇게까지 사교적인 사람은 처음이었어요. 그래도 형 덕분에 빨리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재호
하우스 안에서 저는 빛과 소금 같은 존재였죠. 확실히 시그널 하우스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어요.

정재호
<하트시그널2>는 예능 프로그램이잖아요. <아는 형님>의 김희철, <하트시그널1>의 강성욱처럼 감초 역할을 할 사람이 필요하죠. 사실 처음부터 의도했던 건 아니지만 어색함을 못 참는 성격이라 어느새 주도하고 있더라고요

<하트시그널2>를 통해 저의 커리어와 인성, 성격들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나니 저를 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지더라고요. 비즈니스 미팅을 하면 저를 기억해주길 바라는 마음에 여러 노력이 필요했다면, 이제는 저를 먼저 알아봐주고 기억해주세요. 참 감사한 일이죠. _정재호

Q.

누군가는 커플이 되었고 또 누군가는 여전히 싱글이죠. 당시에 했던 선택을 되돌릴 수 있다면 결과도 달라질까요?

A.

김도균 전 그래도 바뀌지 않을 것 같아요.

정재호
<하트시그널2>는 정말 대본 없는 드라마였어요. 우리라는 사람이 그렇기 때문에 상황이 바뀌더라도 결과는 똑같지 않을까요? 저희 성향이 그런 사람이고, 그 모습 그대로 카메라에 담은 거라서…. 저는 실제로도 꽂히면 한 사람만 보고 다 퍼주는 스타일이니 똑같을 거예요.

Q.

개인적으로 도균 씨는 한눈에 파악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궁금한 캐릭터 중 하나였어요

A.

이규빈 그래도 가장 순수해 보이지 않았어요?

정재호
형은 마음 가는 대로 한 거예요. 저와 규빈이는 다른 유혹이 없었잖아요. 아! 저는 잠시 있었지만 외부 요인을 완전히 차단해버렸고요. 유명한 ‘삼치 패스’ 사건처럼요.

김도균 저는 그 부분만은 객관화해서 보지 못하겠어요. 
그래서 제 모습 중 부족하다고 느껴지면 직접적으로 말해주길 바라죠. 그럼 인지하고 고칠 수 있을 테니까요.

이규빈
촬영하는 중에도 형이 흔들리는 게, 그리고 고뇌하는 것이 제 눈에 보였거든요. 그래서 시그널 하우스에서 몇 번이고 말해줬어요. 그럼에도 형이 고집이 있는 편이라 자신의 판단을 밀고 나가더라고요.

Q.

한 달간 함께 지내면서 수많은 장면이 쌓였어요. 그중 지우고 싶은 장면도 있나요?

A.

이규빈 노트북 사건이오. 영주 누나한테 노트북 싸게 살 수 있느냐고 했던 건 정말 장난이었거든요.

정재호
‘죽고 싶냐?’라고 장난스럽게 말한 적이 있는데, 그 표현 자체가 살해 위협으로 느껴진다고 하더라고요. 만난 지 4일밖에 안 된 여자한테 ‘죽고 싶냐’고 하는 게 말이 되냐고…. 정말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었죠.

김도균
저는 춤춘 거요. 그 모습만 빼면 완벽할 것 같아요.

정재호
형 분량 중 절반 정도가 사라지는 거 아냐(웃음)?

Q.

세 분의 우정이 남달라 보여요. 만나면 주로 뭘 해요?

A.

이규빈 목적을 두고 만나진 않아요. 그냥 시간이 될 때마다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죠.

김도균
한 달이라는 시간은 사회에서의 한 달과는 차원이 다른 것 같아요. 마치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가서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낸 것 같은 경험이었죠. 함께 있는 시간만큼 스스럼없이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재호
상처도 많이 받고 감정적으로 오픈된 상태애서 같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사람들과 동거를 하다 보니 조금 더 빨리, 그리고 쉽게 마음이 열렸던 것 같아요.

방송이 끝난 이후에도 가능한 의식하지 않으려고 안경 끼고 머리도 안 만지고 다녀요. 지금 이 모습이 진짜 제 모습이니까, 이 모습 그대로 보여주려는 마음이 크죠. 제 자신을 지키려는 거고요. _이규빈

Q.

김현우 씨는 세 분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A.

김도균 <하트시그널2>가 그렇게 끝나면서 현우 형이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그 마음을 잘 아니까 선뜻 연락도 못하고 있어요. 사실 저희가 연락해도 연결이 안 될 때도 많고요. 다 함께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언젠가는 올 거라 믿어요.

이규빈
현우 형은 굉장히 섬세한 사람이에요. 방송에서 ‘상어’로 표현되었지만 실제론 다르죠. 섬세해서 더 힘들어 하는 것 아닐까 싶어요. 일단은 기다려줘야 할것 같아요

Q.

홀로그램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현우 씨는 세상에 둘도 없는 남자였잖아요. 긍정적인 자극도 있었을 것 같아요.

A.

이규빈 국을 퍼주는데 한 명 한 명 다 직접 챙기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저런 모습이 여자들에게는 다정하게 느껴지겠구나 싶었죠.

김도균
유명한 에피소드도 많잖아요. 물티슈 포장을 뜯어서 주거나 이에 고춧가루가 끼면 귀를 만져 신호를 보내는 등 그런 섬세한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많이 깨달았어요. 내가 잘한다고 했던 행동들은 결국엔 내 만족을 위해서 하는 거였고, 현우 형은 받는 사람들이 만족할 수 있게 하는 행동이라는 큰 차이가 있더라고요. 그런 것들을 보면서 내가 지금까지 잘못 배려하고 있었고, 저런 모습은 알아두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Q.

개인적으로 심쿵 하는 이성의 행동이나 말이 있다면?

A.

이규빈 저는 눈빛이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눈웃음 지을 때(웃음)?

정재호
머리카락을 귀 한쪽으로 넘기면서 지그시 저를 바라볼 때. 그 부분에서 설레는 것 같아요.

김도균
저는 이상형이 없어서 심쿵 포인트랄 것도 없어요. 근데 과거의 경험을 생각해보면 이성의 리액션이 좋을 때 유독 설레는 것 같아요. 진심이 느껴지는 표정과 함께요.

Q.

<하트시그널2> 이후 얻은 것과 잃은 것은 뭔가요?

A.

이규빈 가능한 의식을 안 하려고 하는 편이라 여태껏 안경 끼고 머리도 안 만지고 다녔어요. 지금 이 모습이 진짜 제 모습이니까, 이 모습 그대로 보여주려는 마음이 커요. 얻은 것이 있다면 확실히 많은 경험과 좋은 형과 누나를 얻었죠.

Q.

그럼 잃은 것은요?

A.

이규빈 사람들의 기대와 저 사이에 괴리가 있을 때 부담이 되더라고요. 그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도 있어 조심스럽죠.

Q.

두 사람은 어때요?

A.

정재호 저는 제2의 가족과 같은 사람들을 만났고 제가 사랑할 수 있는 기회와 함께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죠. 그리고 오빠 병 완치. 이제 ‘오빠가’라는 말 안 해요.

이규빈
그런데 저한텐 또 ‘형이’라고 하던데요(웃음)?

정재호
오빠 병은 급하게 고쳤는데… 그럼 형 병까지 고쳐보겠습니다. 잃은 것이 있다면 프라이버시. 그래도 전 얻은 것이 많아서 이 정도는 감수할 수 있어요. 조금 더 꾸미고 다니면 되죠, 뭐(웃음).

김도균
최근에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부정적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 제 행동과 모습을 굉장히 신경 썼음에도 좋지 않게 보는 분이 있고, 무의식적으로 한 행동을 좋게 봐줄 때도 있어요. 이런 반응들을 보면서 어떤 부분은 고치고 또 잘 키워나가야 할지 제 스스로를 객관화시키는 기회였던 것 같아요. 잃은 것이 있다면 솔로 7개월(웃음)? 농담이고 잃은 건 없어요.

Q.

만약 <하트시그널2> 출연 전으로 되돌아간다면 또다시 출연할 거예요?

A.

김도균 전 다시 할 거예요. 혹 제가 하지 않았다면 지금 이렇게 화보 촬영도 하지 못했을 거 아니에요.

정재호
제겐 굉장히 좋은 추억이에요. 개인적으로 얻은 것도 많고, 값진 인생 경험을 한 것 같아요.

이규빈
촬영이 끝나고 초반에는 ‘다시 하겠다’라는 마음이 컸는데, 이제는 잘 모르겠어요. 요즘 들어 선뜻 답이 나오지 않는, 고민이 되는 질문이네요.


<GRAZIA> 8월호

기획 장정진 기자
사진 이영학
DIGITAL EDITOR 김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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