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이 일으킨 테니스 신드롬

조회수 2018. 3. 12. 18: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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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그라치아
작년엔 테니스 스커트, 테니스화 등 테니스 룩이 유행이었다면,
올해는 겉모습만이 아닌, 진짜 스포츠 '테니스' 열풍이 온다던데?

한국에 테니스 신드롬을 일으킨 정현 선수!
그에게 입덕하러 가즈아~!!
정현이 조코비치에게 내리 두 세트를 따내고 있는데 이거 실화냐

정현이 2018년 1월 22일 자신의 우상이자 롤 모델이었던 조코비치를 3:0으로 꺾은 뒤 호주 오픈 8강행 티켓을 따냈다.


그리고 이틀 뒤에는 호주 오픈의 언더도그인 테니스 샌드그렌을 꺾고 4강에 오르면서 갑자기 대한민국에 테니스 열풍이 일었다.


'그랜드 슬램'이라 불리는 4대 메이저 대회(호주 오픈, 프랑스 롤랑가로스 대회, 영국 윔블던 대회, US 오픈)의 명성은 상상 그 이상!


대회당 우승 상금이 평균 30억원이 넘을뿐더러 지난 10년 동안 그랜드 슬램 대회 4강에 진출한 이들을 모두 합쳐도 총 30명밖에 되지 않는다. 로저 페더러, 라파엘 나달, 노박 조코비치, 앤디 머레이 등 소위 빅 4로 불리는 선수들이 독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 동안 시드 (*상위32명에게 랭킹을 부여하여 좀 더 유리한 대진을 배정받도록 만든 제도)를 받지 못하고 그랜드 슬램 4강에 진출한 선수는 2008년 윔블던의 마라트 사핀, 2008년 윔블던의 라이너 슈틀러, 2008년 롱랑가로스의 가엘 몽피스로 단 3명뿐이었다.

이제 정현이 그 명단에 이름을 추가했다. 사실 테니스 팬 사이에서 정현은 이미 오래전부터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었다. 세계 주니어 랭킹 20위권 안에 들었던 정현은 2013년 윔블던 주니어 대회에서 준우승을 했다.


어린 시절 체구가 작아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동양의 꼬마는 고등학교에 가면서 키가 쑥쑥 자라 188cm라는, 서양 선수들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 피지컬을 가지게 되었다.


성인 무대에 도전한 2014년, 인천 아시아 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며 병역 면제를 받은 것도 프로 선수로 투어를 뛸 수 있었던 큰 장점이었다.


2015년에 정현은 차근차근 포인트를 쌓으며 세계 랭킹 50위권에 올랐고, 대한민국의 테니스 역사를 새로 쓸 준비를 모두 마친듯했다.


하지만 2016년에 부상과 슬럼프가 찾아왔고, 정현의 랭킹은 100위권 밖으로 쭉 미끄러졌다. 정현도 팬들도 소위 '멘탈 붕괴'의 시기였다.


모두가 멘붕에 빠졌던 2016년 여름, 정현은 4개월 동안 과감하게 투어를 중단했다. 약점을 정비하고, 멘탈훈련을  통해 자신을 다듬었다.


그리고 2017년, 정현은 화려하게 자신을 증명해 보였다. 롤랑가로스 3회전에 진출하는 성과를 냈고, 연말에는 21세 이하 테니스 유망주들을 모아 왕중왕을 겨루는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에서 우승하며 한 해를 마무리했다.


이 대회에서 두 번 맞붙은 안드레이 루블레프는 자신보다 낮은 정현을 만나 고전하자 화를 참지 못하고 경기 중에 라켓을 때려 부수는 등의 과격한 행동을 보이며 자멸했다. 하지만 정현은 동요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플레이를 했다.

이때부터 외신은 21세의 침착한 정현 선수에게 '프로페셔'(교수님)라는 별명을 붙여줬는데, 이는 물론 단순히 그가 쓴 안경 때문만은 아니었다. 정현의 2018년 호주 오픈 4강 진출이라는 결과는 오래전부터 갈고닦아 준비된 것이었다.


4강에서 페더러를 만나 아쉬운 기권 패를 했지만, 정현의 미래를 더 기대해봐도 좋은건 그의 승리가 실력뿐 아니라 훌륭한 멘탈을 동반했기 때문이다.

<그라치아> 3월호

DIGITAL EDITOR 신지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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