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살아 남으려면 '속도'를 높여라!

조회수 2021. 2. 8. 17: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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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가 되면 습관적으로 찾게 되는 책이 있습니다. 바로 매년 출간되는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인데요. 올해도 어김없이 ‘2021 트렌드 코리아’가 출간되었습니다.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기만을 기다리는 건 순진한 생각’이라고 말하는 트렌드 분석가 김난도 교수님에게서 팬데믹 위기를 직면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낼 수 있는 해결책을 들어봅니다.

Q.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는 매년 연말에 출간되는데, 올해 2021 트렌드 코리아는 좀 일찍 나온 것 같아요.

A. 보통 10월 27일을 목표로 잡고 작업을 진행하는데, 올해에는 목표일을 10월 15일로 당겼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트렌드와 방향성에 대한 세간의 관심과 우려가 늘어나서, 책 쓰는 일정을 일률적으로 좀 당겼습니다.

Q. 코로나 때문에 올해에는 트렌드 분석이 이전과 달랐을 것 같아요.

A. 프로세스는 비슷했습니다. 다만 코로나는 전 세계적 이슈였고 여러 나라에서 나오는 데이터가 많았기 때문에, 폭증한 코로나 관련 데이터를 검토했습니다. 그렇다고 코로나 때문에 특별히 트렌드 분석에 어려움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것도 변수들 중 하나인 거니까요.

Q. ‘2021 트렌드 코리아’에서 10가지 키워드로 트렌드를 정리하셨어요. 이걸 줄여서 카우보이 히어로(COWBOY HERO)라고 명명하셨는데요. 여기서 첫 번째로 강조하시는 게 바로 브이노믹스(Virus+Ecoomics)입니다. 이게 다른 열 개의 키워드를 관통하고 있던데, 이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A. 브이노믹스는 ‘바이러스가 어떻게 경제를 바꿨느냐’에 대한 겁니다. 많이들 궁금해하시는 게 바로 ‘V자형 회복이 가능할까?’라는 건데요. 증권 시장을 보면 아직까지는 확실히 V자형 회복을 한 것 같습니다. 


3월의 대폭락 이후 빠르게 회복해서 사상 최고치를 찍고 있으니까요. 다만 우리 실물 경제는 ‘V’자보다는 ‘K’자가 더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뚝 떨어진 다음에 살아남는 놈은 빨리 살아나고 죽는 놈은 빨리 죽는 형태인 거죠. 

Q. 실제로 코로나로 인해 트렌드가 많이 변했나요?

A. 이제까지 제가 15년간 10개씩, 총 150개의 키워드를 꼽았는데요. 코로나 때문에 어떤 키워드가 각광을 받았는지 세어 보니, 아닌 게 없더라고요. 2009년엔 ‘다시 집으로’라는 키워드를 꼽으면서 사람들이 인터넷으로만 소통할 것이라 예측했고, 2013년엔 ‘날선 사람들’이라고 해서 사람들이 서로 거리를 둘 것이라 내다봤습니다. 또 2018년엔 ‘언택트’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는데요. 지금은 이 용어가 굉장히 유명해졌죠.


코로나가 트렌드를 바꾼 건 분명하지만, 바꾼 건 방향이 아니라 속도라는 겁니다. 물론 방향이 바뀐 부분도 있겠으나 그렇게 놀라운 키워드는 없습니다. 여행을 못 간다는 것 정도의 차이죠. 언택트, 집, 사회적 거리 등 트렌드의 본질은 굉장히 비슷합니다. 다만 본래 5~10년 걸릴 게 코로나 때문에 6개월만에 강제로 전개된 거죠. 그러니 코로나가 끝나면 옛날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순진한 생각입니다.

Q. 그렇다면 일찍이 트렌드를 알고 있던 사람은 코로나로 인한 사회 변화에 유리하게 대처할 수 있었겠네요.

A. 한 유통회사는 코로나가 오기 전부터 빨리 트렌드를 읽고 언택트 관련 분야에 투자를 하고 대비를 했어요. 이후 생각지도 않게 코로나를 맞았지만, 그게 오히려 기회로 작용했습니다. 반대로 바쁘고 정신이 없어 트렌드를 놓치고 준비하지 못한 다른 유통회사는 코로나로 인해 위기가 도래했죠.


“위기가 기회다”라는 표현을 많이들 쓰시는데, 사실 위기는 위기고 기회는 기회죠. 저는 그 문장에서 ‘위기’를 ‘준비’로 바꾸고 싶습니다. 준비한 사람에겐 위기가 기회고, 준비하지 않은 사람에겐 위기가 위기일 뿐이죠.

Q. 책에 ‘생애사 전략’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이 부분을 좀 더 설명해주세요.

A. 생애사라는 건 라이프 스토리, 라이프 사이클의 줄임말입니다. 옛날엔 트렌드의 주기가 길었습니다. 히트 제품이 등장하면 오랫동안 잘 팔렸고, 그 제품이 죽을 때까지 한참이 걸렸죠. 그런데 요새는 상반기에 했던 걸 하반기에 촌스럽다고 합니다. 제품, 문화적 현상의 트렌드 사이클이 빨라졌다는 뜻입니다.

Q. 10가지 키워드 중에 ‘레이어드 홈’이 눈에 띄었어요. 코로나 이후엔 집이 또 다른 양상으로 확대되는 것 같아요.

A. 코로나 이후 집에 머무는 시간이 평균 1.6배 늘어났다고 해요. 이 문제와 관련해 홍익대 건축학과 유현준 교수님이 말하기를, “집에 머무는 시간이 1.6배 늘어났다는 건, 집이 1.6배 좁게 느껴지고, 집이 1.6배 지겹게 느껴진다는 것이다”라고 했어요. 그리고 “집의 면적은 최적에 비례하는 게 아니라, 기억의 총량에 비례한다”고 했죠.


영화관을 생각해 보세요. 한 자리에 2시간 동안 앉아 있지만 집중적으로 기억이 쌓이니 그 공간이 지겹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넓은 집이라도 아무 일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지겨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기억을 늘리려는 활동을 1.6배 더 많이 하게 되는 겁니다. 그러니 집에서 보내는 시간을 지겹지 않게 만들어주는 사업이 뜨지 않겠어요? 

Q. 집에서 지겨움을 면할 수 있는 것들, 어떤 게 있을까요?

A. 집에서 기억 늘리기 위해 할 수 있는 활동 중 제일 쉬운 건 바로 TV를 보는 겁니다. 넷플릭스, IPTV 등을 즐기는 거죠. 그래서 TV 크기가 대형화되었습니다. 2020년에 가전 산업이 위기였다고 하는데, 오히려 코로나 이후 초대형 TV 판매량이 증가했습니다.


또 하나는 집 공간의 활용, 쓰임을 키우는 겁니다. 기억을 만들 수 있는 취미 활동이 증가하는 거죠. 그걸 하기 위한 전용 공간도 또 필요하고요. 요즘 집을 정리해주는 프로그램이 인기인 게 바로 그 때문인 것 같아요. 


예전엔 집이란 건 남에게 관찰되는 공간이 아니었는데, 이젠 관찰되는 공간으로 변화했습니다. 인스타그램도 밖에 못 나가서 집에서 찍으니 집스타그램, 홈스타그램이란 해시태그도 많이 올라오고요. 그렇게 집의 기능이 확대되고, 변형되었다는 의미에서 ‘레이어드 홈’이라는 키워드를 붙였습니다.

Q. 또 다른 키워드인 ‘자본주의 키즈’에 대해서도 얘기해보고 싶어요. 평범한 중고등학생들이 SNS에 #협찬을 쓰며 광고를 해주겠다고 자처한다고 쓰셨는데요. 기업들이 홍보를 위해 일반인이나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의 후기를 찾는 광고 시장의 생태계를 10대들이 간파하고 있다는 거죠.

A. 아주 어릴 때부터 자본주의에 익숙해진 세대가 사회에 나오고 있습니다. 저희 세대만 해도 미국과 소련의 대결, 그러니까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체제 대결을 목격했어요. 하지만 지금 친구들은 자본주의 속에서 태어났으니 이 체제가 매우 익숙하죠. 자본주의적 발상에 능하고, 돈에 대한 생각도 다릅니다. 소액으로 주식 투자도 많이 하고요.


이 트렌드는 이미 금융 산업 분야에서 아주 놀라운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고객이 은행으로 직접 찾아가는 시스템에서 앱으로 은행 업무를 처리하는 시대가 됐어요. 이 자본주의 키즈가 규모 있는 자산을 가지게 되는 10년 후에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될 겁니다.

Q. ‘피보팅’이라는 키워드는 어떤 건가요? 개인의 자기계발 및 기업의 혁신과 관련되어 있다고 하셨는데요.

A. 피벗은 중심축이라는 뜻입니다. 본래 스포츠에서 쓰던 용어인데, 경제, 경영 분야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건 스타트업에서였습니다. 사업이 잘 안 되면 그 방향을 약간 바꾼다는 의미로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예를 들면 유튜브는 원래 사용자가 자기 동영상을 올려서 짝을 찾는 서비스였대요. 근데 사람들이 그와 관계없는 동영상만 자꾸 올리니까 짝을 찾는 컨셉을 없애서 지금의 유튜브가 된 거죠. 


넷플릭스도 원래 우편으로 비디오를 빌려주는 회사였는데, 인터넷으로 인한 변화를 인지하고 시대 흐름에 맞게 피보팅을 한 거예요. 이어서 컨텐츠의 중요성을 파악하고 사업의 본질을 재정의하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해 대박을 냈죠. 피보팅의 성패가 회사의 운명을 바꾼 겁니다.

Q. 한 기업에서도 피보팅이 계속 있었던 거네요?

A. 그렇죠. 피보팅은 기업이 아닌 개인에게도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우리는 입사를 할 때, 내 전공 분야에 따라서 그게 상응하는 일을 하겠다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지금처럼 회사가 망하는 시대에는 내 업무 역시 10년, 100년 이후에 중요하리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그럼 여기서 개인은 뭘 해야 할까요? 피보팅을 해야죠. 내가 잘하는 일을 중심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Q. 10가지 키워드 중 제가 궁금했던 3가지를 중심으로 교수님의 말씀을 들어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 통해서 더 강조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A. 코로나 사태는 참 슬프고, 힘들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분명한 교훈을 줬어요. 바로 이렇게 빨리 변하는 세상에 우리가 적응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들 거라는 교훈입니다. 코로나가 우리 사회에 이걸 분명하게 알려줬어요. 트렌드에 나를 맞춰 계속 변화해 나가야 한다는 것만큼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2021 트렌드 코리아’는 브이노믹스, 레이어드 홈, 자본주의 키즈, 거침없이 피보팅, 롤코 라이프, 오늘 하루 운동, N차 신상, CX 유니버스, 레이블링 게임, 휴먼 터치라는 10가지 키워드로 2020년의 트렌드의 핵심을 짚어냅니다. 


이게 다 무슨 말인지 감이 안 오시겠지만, 읽어보면 이미 우리 삶에 다 녹아 든 트렌드라는 걸 알게 되실 거예요. 우리는 이 책을 읽고 이것들을 일과 사업, 나만의 컨텐츠에 녹일 방법만 연구하면 됩니다. 김난도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세상에 대비하며 공부하고 변화하는 것이 과제라는 사실을 다시금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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