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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달라질 언컨택트 시대, 도태되지 않으려면?

조회수 2020. 10. 8. 11:1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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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준비를 할 틈도 주지 않고 일상 전반이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코로나 시대. 이 빠른 속도의 변화의 핵심은 무엇이며, 그 방향은 대체 어디를 가리키고 있는 걸까요? 그리고 우리는 급변하는 세상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이에 대한 정확하고 날카로운 답변을 듣기 위해 10여 년 넘게 트렌드를 연구해온 경영 전략 컨설턴트이자 트렌드 분석가, 그리고 ‘날카로운 상상력 연구소’의 소장인 김용섭 씨를 모셨습니다.

Q. 그동안 일반인들은 소장님을 쉽게 접할 수 없었지만, 기업에서는 새로운 변화가 있을 때마다 소장님을 찾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저는 기업이 어떻게 사업의 문제를 풀어가고 해결할지 돕는 사람입니다. 15년 넘게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기업, 정부 부처를 대상으로 트렌드 연구 및 강의를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 대중 앞에는 얼굴을 내밀 일이 잘 없었죠. 하지만 이번엔 기업이 아닌 개인에게도 코로나 이후의 시대에 대해 좀 더 심층적인 얘기를 들려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왔습니다.

Q. 많은 학부모들이 교육 제도에 대해 걱정이 많습니다. 팬데믹 이후 보편화되고 있는 온라인 교육 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온라인 수업은 예전에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사이버 대학이라고 불렀던 형태로요. 등록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했고, 또 사회적으로 일반 대학보다 수준이 낮다는 인식이 있었죠. 


하지만 팬데믹 상황에서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을 하고 보니, 사이버 대학의 강의 컨텐츠가 일반 대학보다 더 좋은 거예요. 그동안 일반 대학에선 권위 있는 오프라인 수업 방식을 더 우선시하다 보니 중요한 것을 놓쳤던 부분이 있었던 거죠.


온라인 수업의 가장 큰 장점은 강의 컨텐츠를 일방향적으로 보여주고 끝내는 게 아니라 실시간으로 토론을 한다는 겁니다. 많은 분들이 강의 영상을 촬영하여 공유하는 게 온라인 수업이라 생각하시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오프라인 수업에서는 강의자가 무슨 얘기를 해도 수강생들이 강의자를 어쨌든 계속 쳐다보고 있죠. 그런데 온라인 수업에서는 강의자가 밀도 있게 중요한 얘기를 계속 쏟아내지 않으면 수강생들이 쳐다보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수업에 더 양질의 컨텐츠가 필요하게 되고, 농담을 걷어내어 핵심을 더 많이 얘기하게 됩니다. 온라인 수업이 오프라인보다 준비에 시간과 공이 몇 배는 더 들어가므로, 이런 측면에선 온라인 수업의 밀도가 더 높다고 할 수 있어요.

Q. 해외에선 이러한 변화가 더 빨리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한 IT 기업의 CEO가 설립한 미네르바 스쿨이 있어요. 등록금을 1억씩 받는 아이비리그에 비해, 이곳에선 그의 1/3 정도만 받고 공부는 더 많이 시켜서 학생들을 똑똑하게 성장시킵니다. 


미네르바 스쿨은 4년 동안 7개의 도시에서 수업을 해요. 캠퍼스가 없기 때문이죠. 여러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익히게 하고 수업은 저녁마다 온라인으로 진행됩니다.


앞서 말했듯 온라인 수업이라고 오프라인보다 수업의 밀도가 떨어지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아이비리그의 수업보다 더 타이트하죠. 등록금은 싼데, 공부를 더 많이 시킵니다. 그렇게 4년을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몇 배는 더 많은 공부를 합니다.

Q. 하지만 기업에서 과연 온라인 대학을 나온 사람을 채용할지 아직 확신이 없습니다. 기업의 인재 채용 기준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이미 그 기준이 바뀌고 있는 중입니다. 애플은 2018년에 백악관에서 회의를 갖던 중 ‘4년제 대학 학위의 의미가 없다’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애플이 2018년 이후 고용한 인력의 절반은 학위가 없습니다. 학위 상관없이 유능하면 뽑습니다. 미국엔 애플 외에도 이런 회사가 많아요.


이제 평생 직장이란 없습니다. 유명한 페이스북, 넥플릭스, 아마존의 평균 근속 연수는 2년밖에 되지 않습니다. 어차피 직장이 평생 날 책임져주지 않는 이 상황에서 믿을 건 실력뿐이에요. 계속 실력을 쌓아야 평생 일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Q. 그런데 우리나라는 여전히 학력을 중시하는 분위기예요. 왜 우리 사회에선 그동안 교육 제도의 변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을까요?

우리는 이제까지 아주 오랜 옛날부터 통했던 교육 방식을 계속 사용해 왔습니다. 사회는 스마트폰도 없던 환경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환경으로 크게 변화했는데, 교육은 큰 변화가 없었죠. 교육 제도의 개정이 이루어진다 한들 대학 진학을 위한 입시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왜 그동안 바뀌지 않았을까요? 세상은 바뀔 때 장애물이 있습니다. 하던 걸 바꾸면 기존에 그걸로 먹고 살던 사람들이 힘들어지죠. 기존 환경에서 일했던 선생님 입장에서 교육 방식을 완전히 바꿔버리면 그 입지가 흔들리잖아요. 이해관계라는 건 굉장히 무서운 문제입니다.


또 많은 학부모들이 ‘사회가 아무리 바뀌어도 명문대가 좀 낫지 않겠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부모들은 명문대에 가서 좋은 직업을 선택하면 평생 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죠. 


이러한 기성세대의 가치관은 아직까지는 어느 정도 유효할 수 있지만, 우리 아이들이 자랄 시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Q. 그렇다면 팬데믹 이후 인재에 대한 개념도 변화할 것 같네요.

언컨택트 사회는 ‘실력으로 가늠된다’는 의미와 같습니다. 컨택트 환경에선 아는 사람이 있으면 당겨주기도 하고, 못해도 ‘다음엔 잘 하겠지’하며 술 한 잔 기울이는 온정적인 태도가 있습니다. 


이런 문화가 사라졌을 때, 남는 건 실력입니다. 우리는 이제 실력으로 버텨야 할 시대를 사는 겁니다. 


남들이 좋다니까 공부하고 자격증 따는 건 이제 옛날 방식입니다. 누가 빨리 문제를 풀어서 미래를 바꾸느냐의 게임입니다. 자신을 더 빨리 바꾸는 사람이 기회를 더 많이 가집니다. 


여기서 먼저 문제를 푸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운이 좋은 게 아니라 준비된 사람들이라는 겁니다. 어떤 기회가 올지 모르니, 계속 준비를 해놔야 합니다.

Q. 팬데믹이 티핑 포인트가 되어 사회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 무엇일까요?

근무 방식이죠. 바로 재택 근무, 원격 근무입니다. 우리나라에선 그동안 거의 하지 않았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선 한참 전부터 하고 있었습니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받아들인 새로운 근무 방식이었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IT 인프라도 탄탄하고 환경도 적합했는데,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사람이 만나야 일을 하지’와 같은 생각 때문이었죠. 


그런데 만나서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권위를 누리겠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나이 들고 직급 높은 사람들이 아랫사람 부려가며 힘 내세우고, 일 시키고, 회식하고. 이거 하려면 모여야 하거든요.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재택 근무, 원격 근무를 해봤더니 일이 잘 되는 거예요. 불필요한 시간을 덜 쓰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을 근로자들이 모두 느끼고 있습니다. 


근무 환경과 교육 환경 모두 이렇게 많이 바뀔 겁니다. 원래 향하고 있던 방향이지만, 팬데믹 때문에 티핑 포인트가 오면서 좀 더 빠른 흐름을 타고 변화하고 있는 것이죠.

Q. 책에서 ‘컨택트 하기 위한 언컨택트다’라는 구절이 인상 깊었어요. 언컨택트 사회, 우리는 어떻게 적응해야 할까요?

어려운 숙제입니다. 우리는 평생을 컨택트 환경에서 살아왔어요. 천 년이 넘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져오던 방식이에요. 그러니 언컨택트 문화가 낯설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수십년을 더 살 거라는 전제 하에 낯섦을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이제까지 내가 평생 살면서 알았던 걸 더 써먹지 못하는 것에 대한 절박감, 속상함을 버리셔야 합니다.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수십년 간 내가 해왔던 걸 버리는 변화입니다. 그런데 세상은 급격히 변할 때가 한 번씩은 있고, 우리가 하필 그 시기에 사는 겁니다. 


기회라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이런 계기가 없었으면 우리는 평생 스스로를 변화시킬 일 없이 살던 대로 살았을 거예요. 이참에 변화를 한 번 받아들여보는 거예요. 새로운 기술은 분명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줄 거예요.

Q. 언컨택트 사회의 변화를 보다 빨리 파악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것이 있을까요?

한국 사회에서 빨리 파악하는 트렌드가 바로 소비 트렌드입니다. 그런데 소비 트렌드를 모른다고 손해를 보진 않습니다. 물건을 그저 덜 살 뿐이죠. 


우리가 알아야 할 건 산업 트렌드입니다. 산업과 기술이 어떻게 바뀌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끊임없이 이해해야 합니다. 산업 트렌드를 알아야 직업, 미래, 돈을 모두 연결하여 사고할 수 있습니다. 소비 트렌드는 산업, 사회, 기술 트렌드를 분석하면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Q. 50세가 지난 나이에도 펜데믹 이후의 달라진 일상에 적응하고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을까요?

100세 시대입니다. 50세는 새파랗죠. 나이가 많아서 못 배운다, 늦었다는 얘기는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이건 단순한 기술 습득의 문제가 아니라 일상이기 때문에, 포기하면 안 됩니다. 


우리가 ‘공부한다’는 말을 많이 쓰는데요. 단순히 공부한다고 스스로를 위안하면 안 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공부를 세분화시켜서 나눠봐야 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공부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기 상황에 맞는 방향을 잡아야죠.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 과연 위기 속에서 위기를 극복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위기를 단순히 원망하고 투정하고 싶은 건지를 알아야 합니다. 단순히 투정하고 싶은 것이라면 공부하지 말고 소주를 드시는 게 나을 거예요. 


하지만 정말 변화하겠다, 기회를 잡겠다는 마음이라면 이참에 변화를 이루어야 내년, 내후년, 또 그 다음에 똑같은 위기 상황이 왔을 때 타격이 덜할 거예요. 변화 앞에서 자기 주도권과 자기 방향을 찾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코로나19 이후의 삶을 거시적인 관점에서 꼼꼼하게 다룬 책 <언컨택트>에선 인터뷰 이상의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 어디인지, 무엇을 공부하고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실질적인 가이드라인을 촘촘하게 제시해주죠. 미래가 불안하다면, 미래를 공부하고 대비하면 됩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사람이 되기 위해, 절망에 지지 않고 함께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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