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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농 PREVIEW] '5연패의 디펜딩 챔피언'-신촌 독수리 연세대

조회수 2021. 4. 27. 10:2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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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추전국시대의 개막

• 박지원과 한승희의 ‘부재’

• “특명, 왕좌를 지켜라!”

▲ 2020 KUSF 대학농구 U-리그 결승전 승리 직후 연세대학교 선수들이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사진 출처=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

[KUSF=성기원 기자] 기나긴 겨울잠에 빠졌던 체육관이 선수들의 투지와 코트의 마찰음으로 가득 채워질 때가 다가왔다. 드디어, 대학농구가 우리 곁을 찾아온다.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회장 정진택, 이하 KUSF)가 주최하고 한국대학농구연맹이 주관하며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재정 후원하는 2021 KUSF 대학농구 U-리그(이하 U-리그) 1차 대회가 4월 25일(일) 화려한 막을 올린다. 아쉽게도 올해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기존 홈앤어웨이 방식의 리그제가 아닌 여러 차례의 단기전 방식으로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만 진행된다. 또한, 아쉽게도 관중의 입장 불가하다. 직접 경기장을 찾아 육성 응원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충분히 이해되지만, 더 밝은 미래를 위해 모두가 ‘랜선 응원’으로 아쉬움을 달래야만 한다. KUSF는 이와 같은 아쉬운 마음을 반영하고자 올해 역시 U-리그 전 경기 중계를 계획하고 있다.


  훌쩍 지나가 버린 지난 시즌 탓일까, 유난히 길게 느껴진 이번 비시즌은 대부분의 팀이 작지 않은 변화들을 겪었다. 또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나아가는 첫 번째 시즌인 만큼 변수가 그 어느 때보다 큰 시즌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중상위권을 구성하고 있는 팀 간의 전력 차가 미미하기에, 강자들의 ‘헤게모니’를 언제든 무너뜨릴 수 있는 다크호스들이 즐비한 형국이다. 사령탑들이 고심을 거듭하며 담금질한 각 팀의 전력을 조명하기 위해 KUSF 기자단 제15기 농구팀이 한데 뭉쳤다. 야심차게 준비한 KUSF ‘대농프리뷰’ 시리즈를 통해 코트를 빛낼 열두 팀의 청춘들을 만나보자.



- KEYWORDS

▲ U-리그 5연패 달성의 주역이었던 박지원과 한승희(사진 출처=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

차포 땐 신촌 독수리, 과연?

  2020 KUSF 대학농구 U-리그는 연세대학교(이하 연세대)의 독무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 2차 대회와 플레이오프 도합 10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며 5연패의 위업을 달성,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이제는 영광을 시간을 함께한 주역들이 더 큰 무대로 떠났다. 바로 백코트의 중심 박지원(G, 부산 KT 소닉붐)과 팀의 기둥 한승희(C, 안양 KGC 인삼공사)의 이야기다. 박지원은 이정현(G, 189CM)과 함께 다이내믹 백코트를 이루며 빠른 트랜지션 공격과 안정적인 리딩을 보여주던 대학 최고의 가드 중 하나였다. 특히, 피지컬을 바탕으로 속공 상황에서 보여주는 깔끔한 마무리 능력와 경기 조율 능력은 ‘업템포 농구’의 중심이었기에 그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은희석 감독의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의 빈자리는 지난 시즌, 리딩 가드로서 성장세를 뚜렷하게 드러낸 양준석(G, 181CM)과 폭발력있는 스코어러 유기상(G, 190CM)의 2학년 콤비가 메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큰 걱정거리 팀의 골밑을 든든히 책임지던 ‘살림꾼’ 한승희의 빈자리다. 달리는 농구의 기조 속에서 궂은일과 몸싸움을 아끼지 않던 기둥의 부재로 인해 얇아진 빅맨 뎁스가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부족한 빅맨진 살림에서 신승민(F/C, 198CM)과 이원석(C, 207CM)의 건강 과 꾸준함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다.


속공은 줄이고 슈팅은 늘리고, 단축 시즌에서는?

  은희석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래 연세대의 팀컬러는 점점 더 짙어져 왔다. ‘가드 명가’ 답게 풍부한 백코트진을 주축으로 하는 ‘속공 농구’와 함께 활발한 로테이션 운용이 지금의 연세대를 왕좌의 자리에 오르게 했다. 지난 시즌 연세대 최고의 무기는 박지원-이정현으로 이어지는 피지컬과 화려한 개인기를 두루 갖춘 가드진의 오픈 코트 속공이었다. 기본적으로 가드진을 위주로 공격의 메커니즘이 구성되는 연세대의 특성상, 올해는 속공의 무게감을 낮추고 보다 슈팅력과 스페이싱에 집중하는 그림이 조심스레 예상된다. 지난 시즌에 비해 백코트진의 슈팅 안정성이 비교적 높아 보이며, 동시에 그들에게 득점 의존이 심한 편이기 때문에, 에이스 이정현과 양준석, 유기상의 공격 찬스를 살리는 패턴을 많이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양과 질적으로 아쉬운 포워드, 빅맨 자원 중에서 신동혁(F, 193CM)과 김한영(F, 194CM) 등이 스텝 업을 통해 성장해주어야 ‘양궁 농구’의 실현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단기전의 특성상, 슈팅위주의 게임플랜을 이어가는 것은 손쉬운 경기운영의 가능성과 함께 분명한 위험부담 역시 따라온다. 이번 대회, 서수원에서는 누가 미친 슛감을 자랑하며 연세대의 견인차 역할을 할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은희석 감독의 노련미와 위닝-멘탈리티

  우려 섞인 전망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분명히 연세대는 강력한 우승후보다. ‘5연패의 디펜딩 챔피언’에게 어느 누가 섣부른 실패를 예측하겠는가. 탄탄한 선수층과 연세대라는 이름값보다 그들의 최고 강점은 ‘리더십’이다. 팬들과 제자들에게 공인받는 ‘덕장’ 은희석 감독의 지도력만으로도 그들을 우승 후보로 평가하게 만든다. 2014년 부임 이후, 부침을 거쳐 단단해진 그의 리더십은 어느덧 노련미를 더해 연세대를 최고의 조직력을 갖춘 팀으로 만들어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술적으로나 내부적으로 이미 완성되어 있는 ‘원팀’ 연세대의 또 다른 강점은 바로 ‘경험’이다. 대학 최고 규모의 대회에서 5연패를 달성했다는 자부심과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선수 개개인에게 최고의 동기부여로 작용할 것이다. 경기 승부처, 순간적인 판단력과 담대함이 필요한 시점에 발휘될 ‘위닝-멘탈리티’는 유일하게 그들만이 갖고 있는 최고의 ‘리셀-웨폰’이다.


- LAST SEASON
팀 성적
2020 KUSF 대학농구 U-리그 1차 대회 : 5승 0패 (우승)
2020 KUSF 대학농구 U-리그 2차 대회 : 5승 0패 (우승)
2020 U-리그 세부 기록(조별 예선/총 12 팀 기준)
1차 대회: 득점 1위(95.33점), 리바운드 2위(38.67개), 어시스트 2위(21.00개)
스틸 3위(8.33개), 2점슛 성공률 1위(69.6%), 3점슛 성공률 3위(27.1%)
2차 대회: 득점 1위(92.67점), 리바운드 1위(43.00개), 어시스트 2위(23.67개)
스틸 4위(9.67개), 2점슛 성공률 7위(53.8%), 3점슛 성공률 5위(33.3%)

- LINE-UP
1차 대회 전망
BEST5 : 양준석(G) - 이정현(G) - 유기상(G) - 신승민(F) - 이원석(C)
BENCH : 김한영(F), 신동혁(F), 김건우(F/C), 김동현(G), 김도완(G), 최형찬(F)

  전통적 가드 왕국답게 예상되는 스타팅 멤버에 가드 세 명이 눈에 띈다. 이미 지난 시즌부터, 박지원과 전형준(G, 서울 삼성 썬더스), 이정현 등 강력한 백코트 선수층을 바탕으로 3가드 시스템을 운용했던 은희석 감독이기에 기조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준석, 유기상이 리딩과 득점력 면에서 이정현의 부담을 덜어주며 상대에게 큰 부담을 줄 수 있는 이상적인 조합이라는 평가다. 또한, 21학번 루키 중, 김동현(G/F, 192CM), 김도완(G/178CM)은 선배들의 체력부담을 덜어주며 경기를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 역할을 톡톡히 해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단연코 최고라는 수식어가 달리는 앞 선에 비해 연세대의 뒷문은 다소 헐겁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팀의 중심을 잡아주던 한승희의 부재가 매우 크게 다가온다. 하지만, 팀의 최고참이 된 신승민과 2년차 이원석의 트윈타워가 얼마나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는지에 따라 빅맨진이 오히려 강점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주전 센터로 도약할 이원석이 약점으로 꼽히는 피지컬 극복에 성공할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활발한 은희석 감독의 로테이션 운용에 따라 벤치에서도 다양한 자원들이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에 비해 선수층이 다소 얇아진 가운데, 어떤 선수가 깜짝 등장해 활력소가 되어줄지 주목해보자.

- KEY PLAYER
▲ 연세대학교 이정현이 오픈 코트 상황에 직접 속공을 전개하고 있다(사진 출처=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

 꿈의 무대를 앞둔 ‘완성형 가드’ 이정현

  연세대의 키플레이어는 누구나 예상하는 바로 그 선수, ‘2020 KUSF AWARDS’ 최우수상 수상자 이정현이다. 이정현은 트랜지션 농구의 중심이자 은희석 감독의 ‘페르소나’ 그 자체다. 지난 2018년 1학년 신분으로 국가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으며, 이미 ‘탈 대학급’이라는 평가를 지속적으로 받고 있는 선수다. 탄탄한 피지컬과 속공 마무리 능력, 1대1 돌파 능력 등은 당장 프로 무대에서도 통할 만큼 완성되어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떼어내지 못한 의문부호가 바로 대인 방어능력과 슈팅의 안정성이다.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팀 수비에서는 존재감을 발휘하나, 과연 좋은 집중력을 가진 수비수인지는 아직 보여주지 못했다. 또한, ‘작정현’이라는 별명처럼 선배 이정현(G, 전주 KCC 이지스)과의 유사점이 많지만, 아직은 외곽슛, 특히 3점슛 기복이 크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하지만, 전문가들에게 성실한 선수로 평가받고 있는 이정현에게는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시간만이 필요해 보인다. 지배적인 여론이 대학 최고의 선수로 평가하고 있는 지금, 그는 주장이라는 무게감을 진 채 마지막 시즌을 시작한다. ‘드래프트’라는 최고의 동기부여와 ‘우승팀의 리더’라는 중압감 사이에서, 성숙함과 과감함을 넘는 또다른 무언가를 보여주며 우리를 놀라게 할지 그에게 관심이 쏟아진다.


- ROOKIES

  연세대에는 올해 총 6명의 아기 독수리가 합류했다. 당장 팀의 핵심 자원으로 활용할 즉시 전력감은 없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시급한 빅맨진 보강에 있어서 강재민(F/C, 195CM)과 박종호(F/C, 194CM)를, 백코트/윙맨에는 김도완(G,178), 김동현(G/F, 192), 최형찬(G/F,190CM), 최승혁(G/F, 188CM)이 합류했다. 내심 즉시 전력감인 빅맨을 간절히 염원했을 것이기에 다소 아쉬움이 남는 리크루팅 결과로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김동현, 김도완, 최형찬 등은 충분히 자신만의 경쟁력을 펼쳐줄 선수들이다. 특히 김동현은 훌륭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벤치 스코어러 이상의 역할을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다. 6명의 단단한 원석들이 은희석 감독의 ‘명품 세공’을 통해 어떤 빛을 내뿜게 될지 기대해보자.


“우승은 어제 내린 눈일 뿐이다”

‘전술의 혁명가’라 불렸던 네덜란드의 선수 출신 축구 감독 故리누스 미헬스의 말이다. ‘승리는 과거의 환희로 묻어 두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강한 울림을 준다. 종목은 다르나 모든 스포츠, 나아가 인생에서도 의미 있는 잠언이 되는 말이다. 그만큼 챔피언, 최고의 자리는 너무도 무겁다. 그 자리를 유지하는 것만이 최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최고를 유지한다는 것은 결국 ‘과거의 나’를 뛰어넘는 일이기도 하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 챔피언이 넘어야하는 마지막 벽이 아닐까.


올해 대학농구는 춘추전국시대로 예측될 만큼 ‘영혼의 라이벌’ 고려대학교를 비롯해 위협적인 경쟁자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수많은 위기를 넘기며 위업을 달성해온 연세대에게 가장 강력한 위협요소는 다름 아닌 자신들에게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그들은 잘 알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첫 해, 신촌 독수리가 더 높은 곳으로 비상할 수 있을지 농구 팬들의 관심이 서수원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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