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너] '다른 길이 있음을 두려워하지 말 것' 야구 선출이 새로운 인생으로 달리는 길

조회수 2020. 10. 6. 18: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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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다운, 밝은 미소! (사진출처 = 본인)



[KUSF = 류가영 기자] “대학생활이 너무 재미있어요. 사람 만나는 것도 즐겁고요.” 스물 두 살. 작년까지 동의대학교 소속 야구선수로 활약했던 김기훈은 편입 후 일반 학생으로 즐거운 날을 보내고 있다며 웃어 보였다. 김기훈을 처음 만난 곳은 KUSF U-스포츠마케팅 러너 스포츠마케팅 교육 프로그램 현장이었다. 이번 년도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의 국제스포츠학부에 편입한 그는, 학교 내는 물론 대외활동까지 충실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대학생이었다.


투수로서 고교야구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김기훈은 대학교 1학년 당시 첫 부상을 담담히 회상했다. 어깨와 팔꿈치 부상을 견디며 재활에 성공했지만, 불안한 마음은 가시지 않았다. 부상당한 부위는 시시때때로 그를 괴롭혔고 종내에는 공을 잡기만 해도 손이 떨려왔다. “그 때, 그만둘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나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수없는 고민 끝에 자신의 결정을 관철하게 된 김기훈은 아버지와의 대립이 힘들었다고 했다. “그래도 어머니께서 많이 도와주셨어요. 절 존중해주셔서, 아버지를 설득하는 것에 힘을 많이 보태주셨죠. 그리고 제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생각을 많이 해갔거든요. 전적대학교(동의대학교) 교수님과 면담도 많이 했고요.”  


야구를 그만둔 것에 대한 후회나 미련은 없느냐는 질문에 김기훈은 고개를 저었다. “야구를 그만두고서도 계속 야구부 친구들과 같은 기숙사를 썼었어요. 대학교 1학년에 들어오고서 설정한 목표가 있는데. 전국체전에서 내 손으로 우승을 하는 거였거든요. 같이 방을 쓰던 친구가 우승을 해서 메달을 따왔을 때, 많이 힘들었어요. 제가 가졌던 큰 목표였는데. 친구 손에 들려있는 걸 보니까 속상했던 것 같아요. 당연히 좋긴 한데.” 그만 둘 당시에는 미련이 전혀 없었다고 했다. 오히려 야구가 싫기도 했다고.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히 그리운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래도 다시 하고 싶다는 건 아니고요. 그 때 아프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가정을 가끔 해요.” 


그러나 아쉬운 감정으로만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첫걸음은 편입이었다. 진로를 위해 편입을 결정하며 자신의 강점인 영어를 십분 활용했다. “아버지께서 어릴 적부터 자주 말씀하셨어요. 운동이란 게, 몸을 쓰는 것이기 때문에 평생 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마침 제가 영어를 좋아하기도 하고. 운동을 하면서 다른 건 몰라도 영어공부는 계속 했어요. 고등학교 때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가서 통역을 맡기도 했고요.” 한 번 결심하니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원하는 대학교에 자신의 힘으로 합격했다는 기쁨에 감회가 컸다. 야구를 관두며 잠시 서먹해졌던 아버지와도 사이가 좋아졌다고 했다. “아버지도 고등학교 때까지 야구를 하셔서요.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공을 잡을 때 호흡법부터 경기 중 몸에 힘을 빼는 것까지, 다 아버지께서 도와주셨어요. 아버지는 제가 (야구를 그만두면)나중에 후회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셨을 거예요. 다 이해하죠.” 멋쩍은 웃음은 영락없는 아들이었다. 


▲ 학교 친구들과 즐거운 한 때 (사진출처 = 본인)



“학교 생활은 늘 즐거워요. 운동을 오래 해서 쉽게 적응하지 못할 줄 알았는데, 소모임에 들어서 친구도 많이 사귀었어요. 제가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는 것도 좋고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학교 생활 중에서도 살뜰히 챙겨주는 친구들이 있어 좋다는 그는, 가장 해보고 싶던 것도 동아리였다며 학교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힘이 들 때면 늘 선수 시절을 떠올린다고 했다.


“공부하는 게 운동보다 훨씬 나아요. 야구는 날마다 컨디션에 따라서 많이 달라져요. 더운 날에 밖에서 하는 것도(힘들고요). 공부하는 건 환경이 훨씬 나아요. 더운 날에는 시원한 곳에서, 추운 날에는 따뜻한 곳에서 공부하는 거요. 공부를 하다가 힘들 때마다 생각을 해요. 그래도 이런 날씨에 앉아서 공부를 하는데 이 정도는 해내야지 하면서.” 야구를 그만둔 후에도 김기훈은 꾸준히 운동을 했다. 하루 한 번 러닝과 웨이트 트레이닝은 그의 필수 일과 중 하나다. “자기관리가 철저하기보다는……운동은 거의 습관이이에요. 하지 않으면 체력이 떨어지거나 몸이 무거운 게 느껴져서요. 아, 운동을 오래해서 공부할 때 체력적으로 덜 지치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오래 열심히 하는 거.” 


앞으로의 진로에 대한 준비로는 대외활동을 꼽았다. 가장 먼저 찾아봤던 것은 KUSF였다. “선수 때는 KUSF가 큰 협회인 건 알았어도 이런 건(대외활동) 잘 몰랐거든요. 선수를 그만두고 KUSF를 찾아보면서 앞으로의 진로를 결정하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어떤 직업이 있고, 어떻게 하면 되고, 그런 거. 이렇게 큰 활동(KUSF U-스포츠마케팅 러너 스포츠마케팅 교육 프로그램)도 할 수 있어서 감사해요. 처음에 교육 현장에 가서 깜짝 놀랐어요. 스케일이 남다르다고 해야 하나. 그렇게 좋은 환경에서 좋은 강의를 듣는 건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라며 KUSF U-스포츠마케팅 러너 스포츠마케팅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한참 이야기하던 그는 결국 “(꾸며낸 것 같지만)그렇게 느낀 걸 어떡해요.”라며 겸연쩍은 웃음을 짓고 말았다. 


김기훈은 선수로서 운동에 에너지를 쏟던 친구들이 선수를 그만두면 인생이 끝난 것처럼 느낄 수 있다며 자신도 그런 광경을 자주 목격했다고 밝혔다. 그런 친구들에게“어떤 운동을 하던지 간에. 운동을 하는 세계에서는 가장 잘 하는 사람만 알아줘요. 그게(가장 잘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운동을 그만두고 나서 내가 뭘 해야 하는지를 항상 생각하고 준비했으면 좋겠어요.”라는 말을 전했다. 당장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준비를 한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는 클 수밖에 없었다. 진로를 잡아둔 친구들은 바로 다른 길을 선택해서 실행에 옮길 수 있다고 했다. 잠시 주저하던 그는 “비현실적인 말일 수도 있지만……당장 내일이라도 그만둘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해요.”라며 단호함을 보이기도 했다.

▲ 먼 산을 바라보듯,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졌어요 (사진출처 = 본인)

그가 선수를 그만두고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는 것이었다. “운동을 할 때는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다 같은 사람만 계속 만나잖아요. 생활패턴 자체도 단순하고요. 일반학생이 되면서 다양한 사람을 접하다 보니까, 여러 직업도 알게 되고. 제가 원하는 목표로 향하는 길도 여러 가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돼요.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어요. 우물 안 개구리에서 탈출한 느낌.” 운동에만 빠져 살던 지난 날을 돌아보며 좋은 경험은 자신에게 남겨두고, 미련이나 정처 없는 방황은 얼른 벗어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아직은 큰 틀에 머물러 있지만 그에게는 자신의 꿈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반짝이는 눈에선 자신이 여전히 좋아하는 일을 하며 돈을 벌고 싶다는 의지가 충분했다. 그가 전하고 싶은 말은 딱 한 가지다. ‘다른 길이 있음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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