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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터뷰] 무명 대학 우승시킨 32살 최연소 이선우 감독 ①

조회수 2020. 9. 29. 16: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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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터뷰

|무명 대학 우승시킨 32살 최연소 1년차 감독 

|폐교당한 학교를 2년만에 우승시키기까지 

|Cinderella Story 




[KUSF=글/김호중 기자, 사진/허진선 기자, 감독 본인] 한일장신대 야구부는 2020 KUSF 대학야구 U-리그 왕중왕전에서 우승했다. 26일 군산월명야구장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한일장신대는 강릉영동대를 5대 3으로 꺾고 창단 후 처음으로 전국대회 챔피언에 올랐다. 한일장신대는 재정 상황도 좋지 않으며 무명 학교다보니 선수 수급에도 어려움이 있던 팀이다. 하지만 1년차 초보 사령탑 이선우 감독은 팀을 똘똘 뭉치게 만들어 팀을 왕중왕전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 감독이 전하는 한일장신대의 우승 이야기를 들어보자. 



#1


한일장신대.  


그 어느 대학 야구 전문가도 2020 KUSF U-리그 왕중왕전 우승 후보로 예측하지 않은 팀이다. 불과 2년전까지는 존재하지 않던 팀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폐교 된 서남대의 야구부를 끌어안고 팀을 재창단한 한일장신대는 신생팀이자 무명팀이다. 


폐교 당시 서남대 소속이던 이선우 감독은 본인이 맡고 있던 팀이 사라지자 충격이 컸다고. 단국대학교를 졸업하고 단국대 코치로 있던 이 감독은 서남대 측에서 코치 자리 제안을 받아 팀을 옮겼다. 하지만 서남대는 이내 폐교되며 이 감독은 갈 곳을 잃었다. 


벼랑 끝에 있던 이 감독과 선수들을 품은 것은 한일장신대였다. “한일장신대는 고마운 팀이죠. 저한테 고마운 팀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저보다는 제자들한테 한 번 더 기회를 준 팀이어서 너무 감사합니다. 우리 애들이 뿔뿔이 흩어지지 않고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와준 팀입니다. 이팀에 와서 우승하고, 성공하고. 이런 것은 전혀 의미 없습니다. 그 당시에 폐교되는 상황에서 애들한테 유니폼을 입게 해준, 그저 고마운 팀입니다” 



#2 


한일장신대는 9월 26일, 대학 야구를 제패했다. 한일장신대는 강릉영동대와의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5-3, 짜릿한 접전승을 거두며 대학 야구 최강자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폐교를 당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못했으나 투박한 열정 하나로 인고한 끝에 정상에 올랐다. 


“저는 그렇게 삽니다. 내가 원하는 목표는 내가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으면 무조건 이룬다고 생각합니다. 감독이 되고 애들한테 강하게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야, 한 번 해보자. 감독 믿고 해라, 감독 믿고 하면 우승할 수 있다”고. (우승 확정일인) 어제도 선수들하고 그런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한 선수가 와서 “진짜 감독님 말씀처럼 믿으니깐 되네요”라고 하더라고요”  


왕중왕전 시상식은 전부 한일장신대의 몫이었다. 대회 최우수 선수상은 오성민, 우수 투수상은 배동현이 수상했다. 감독상은 이선우 감독의 몫. 이 감독은 이로써 왕중왕전 감독상을 거머쥔 역대 최연소 감독이 되었다. 이선우 감독의 나이는 불과 32살, 현역은 물론 역대 통틀어도 대학 야구 감독 중에서도 가장 어리다. 


“제가 말씀드렸지만, 유명한 선수 출신도 아니고 프로 출신도 아니고… 어떻게 보면 거리감? 이런 게 있었습니다. 특별한 경력이 없는 젊은 사람이 어떻게 감독을 하냐는 시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 제자들을 대표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선배들한테 더 많이 인사하고 선배 감독님들을 잘 모시려고 노력했습니다. 감독님들이 인정해주시고 이해해주십니다. 최연소 감독이라고 특별히 어려운 것은 없습니다” 최연소 감독만의 생존법이다. 


“시대가 바라보는 방향성이 다릅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론은, 선수들이 운동을 진짜 많이 해야 합니다. 그래야 성장하고 좋아질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선수들이 운동을 진짜 많이하게 하려면 대화를 많이 하고, 선수들과 진짜로 친해져야 합니다. 선수들을 좋아해야 합니다. ‘아 저 사람이 좋아, 저 사람이 날 좋아하니까 잘 되라고 얘기하는거구나’ 이렇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운동장을 10바퀴 뛸 때 짜증내는 팀이 있을거고 ‘우리 열심히 뛰자!’ 하고 뛰는 팀이 있습니다. 선수들은 성인이니 맥주도 한 잔 마시고, 술도 마시고. 힘든 얘기 있으면 제가 들어주고 여자친구 문제같은 것도 제가 경력이 있으니 들어주고 조언해주려고 노력합니다” 


한일장신대 선수들에게 이 감독에 대해 물어보니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형’이었다. 투수 정현제는 4강전 승리 투수가 된 뒤, “감독님께 첫 우승을 선사하고 싶습니다”라는 각오를 내비쳤다. 타자 이호정은 “저는 야구를 하면서 좋은 감독님, 코치님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 중 이선우 감독님은 제가 가장 가깝게 지내고 정말 의지하고 믿는, 저한테는 최고의 스승이십니다”라고 했다. 든든한 친형을 감독으로 둔 것은 한일장신대 선수들로서는 상당한 축복 아닐까. 



#3. 



한일장신대 관계자 A는 흥미로운 얘기를 전했다.  


A는 “우리는 구단 버스도 간신히 얻은 거예요. 중고차로 아주 오래된 버스요. 상대팀 B는 몇억대의 버스를 몰고 다니는데… 부럽네요”라며 허심탄회한 미소를 지었다. 이는 사실이었다. 이날 경기 후 본 두 구단의 버스는 언뜻 보기에도 가시적으로 확연히 차이가 났다. 


“학교에서 과분할 정도로 정말 많이 도와주십니다… 하지만, 메이저 대학들에 비해서 한계가 분명히 있습니다. 선수들 부모님께서 내주시는 회비로 코칭스태프 인건비, 버스 운영비 등을 모두 충당해야 합니다. 어려운 부분이 있는거죠. 우리 코칭스태프는 기본적으로 희생을 하자고 얘기를 합니다. 항상 말씀드리는게, 단돈 10만원이라도 안 낼 수 있도록 노력하자. 가장 여유있는 분이 아니라 가장 어려운 분에게 맞추고 운영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10만원. 그거 별거 아닐수도 있어도 10만원이 큰 돈인 분도 있습니다” 이선우 감독의 말이다. 



②부에서 계속… 



kusf/ 김호중 기자 lethbridge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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