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중왕전] "빗맞아도 안타가 되는 것이 야구" 진정으로 야구를 즐기고 있는 경성대

조회수 2020. 9. 28. 18:1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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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석에 들어서 동아대를 상대하는 박수종

[KUSF=군산/글, 사진 윤지희 기자] 지난(23일) 13:00 군산월명야구장에서 열린 KUSF 대학야구 U-리그 왕중왕전(주최/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 주관/한국대학야구연맹, 재정후원/국민체육진흥공단, 문화체육관광부) 경성대학교(이하 경성대)와 동아대학교(이하 동아대)의 경기에서 경성대가 동아대에 9대3으로 승리했다.


경성대와 동아대는 2020 KUSF 대학야구 U-리그(이하 U-리그) D조 2, 3위로 이번 왕중완전에 진출해 다시 만나게 되며 D조 리매치가 성사되었다. 이번 시즌 두 학교는 U-리그 개막전에서 만나 9대9 팽팽한 승부 끝에 무승부로 경기를 끝냈다. 오늘의 승부 역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팽팽한 긴장감이 가득했다. 경성대는 김민규를, 동아대는 성준민을 선발투수로 내며 에이스들의 맞대결이 성사되었다. 1회 말 동아대의 2득점에 성공하면서 선취점으로 경기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진 2회 초 경성대도 2득점을 가져가며 곧바로 추격을 시작했다. 5회 초 경성대는 선두타자 신형철이 내야 안타로 출루하고 이어 박수종의 중전 안타와 김국헌의 희생번트로 역전의 찬스를 얻어냈다. 강동형의 안타로 4대2로 역전에 성공했다. 경성대는 9회까지 매 이닝 득점에 성공하면서 9대3으로 승리를 가져갔다. 


이날은 경성대의 뜨거운 타선과 선발 투수의 역투가 빛나는 경기였다. 타선에선 강동수, 신형철, 박수종, 권영준, 이승민이 멀티 히트를 기록하면서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띈 선수는 경성대 박수종이다. 5타수 4안타를 기록하며 팀내에서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줬다. 타격 이외에도 수비하는 동안에도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돋보였다. 박수종은 이번 시즌 U-리그에서 10경기 출전해, 타율 0.432 16안타(1홈런) 5타점 1도루 1볼넷 1삼진을 기록하며 본인 대학 선수 생활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돋보였다. 


‘知之者不如好之者、好之者不如樂之者’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맹자의 말이 있다. 엘리트 스포츠 속에서 재능이 다분한 천재들은 많을 수밖에 없다. 타고난 센스, 운동 DNA 등 타고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노력까지 하는 곳이 엘리트 스포츠이다. 하지만 즐기는 자는 드물다. 야구는 매 타석, 매 이닝 자신의 행동에 대한 결과에 따라 팀이 움직이는, 스포츠이기에 많은 부담감과 긴장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스포츠이다. 경기 후 만난 박수종은 ‘잘 맞아도 안타가 안되고 빗맞아도 안타가 되는 게 야구이다’라며 경기장에서 야구를 즐기고 있는 사람이었다. 


박수종은 왕중왕전 성균관대와의 첫 경기에선 4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며 다소 침체되어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날 경기 5타수 4안타로 맹타격을 보여주며 한 경기 만에 상반된 모습을 보여준 그는 ‘지난번 경기에서 잘 안 풀렸다고 해서 지금 내 페이스가 안 좋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잘 맞더라도 안타가 되지 못하고, 빗맞더라도 안타가 되는 게 야구다. 편하게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을 뿐이다’고 전했다. 곧이어 “드래프트가 끝나서 4학년들과 함께하는 마지막 대회였다. 형들이랑 마지막으로 추억 만들자고 해서 열심히 뛰었다.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다행이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 득점 후 덕아웃에 들어오는 박수종

1루수로 경기에 출전했던 박수종은 수비하는 도중 종종 허리를 잡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묻자, 경기 전날 학교 훈련을 소화하던 중 허리에 무리가 생겨 부상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사실 오늘 경기를 못 뛸 줄 알았다. 많이 아팠는데 하고자 하니 되더라. 집중해서 다 같이 이기자는 정신력으로 버텼던 것 같다. 조금이나마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경기가 끝나니 다시 아픈 것 같다’라며 남다른 정신력을 보여줬다.


야구를 진지하게 대하면서도 즐기는 그는 U-리그에서도 타율 0.432를 기록하며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리그가 기약 없이 밀려, 많은 선수가 힘들어하던 중에도 이번 시즌 이러한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이에 대해 ‘이번 시즌 기술적인 면보다는 즐기면서 재밌게 야구하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리고 정말 이번 시즌은 즐기면서 야구를 한 것 같다. 즐기면서 편하게 임해서 좋은 결과까지 따른 것 같다. 스스로 이점을 칭찬해주고 싶다’고 답했다. 곧 이어 ‘코로나 때문에 많은 변수가 생겼었다. 그동안은 웨이트를 하면서 몸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힘이 붙은 까닭일까. 해마다 발전하는 타율과 더불어 장타율 역시 높아지고 있다. 1학년 때 0.424, 2학년 0.488 올해는 무려 0.611로 타격의 반 이상을 장타로 만들어내고 있다. 그는 ‘정확한 타격도 가능하지만 장타도 칠 수 있고 빠른 발도 가진 것이 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곧이어 ‘내년에는 조금 더 정교한 타격과 장타를 조금 더 중점으로 두고 장타를 더 늘리려고 한다’며 내년 시즌에 대한 목표를 밝혔다. 


박수종은 현재 3학년으로 내년 2022 KBO 신인 드래프트 대상자가 된다. 그는 ‘올해 드래프트를 보면서 프로의 문턱이 쉽지 않다는 것을 한 번 더 느꼈다. 준비를 잘해서 나의 상품 가치를 높여보겠다’고 전했다. ‘드래프트’ 대학 선수들에게 마지막으로 주어지는 기회 끝에서 많은 선수가 부담감 속에 스스로를 자책하고 벼랑 끝으로 몰아세운다. 사무엘 맥코드 크로터스는 ‘완벽을 위해 노력한다고 할지라도 그 결과는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불완전함이다’는 말을 남겼다. 야구 역시 최선의 노력으로 만들어낸 잘맞은 타구더라도, 안타가 되기도, 그렇지 않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 과정에서 자신을 벼랑으로 몰아붙이는 것보다 즐기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된다. 경기장에서 야구를 진정으로 즐기고 있는 그가 앞으로 더 큰 무대에서 자신의 야구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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