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SF ONE PICK!] 사이버외대 돌풍의 중심, 왼발의 마법사 '박성혁'

조회수 2020. 9. 25. 13: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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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혁(파란색 유니폼)이 동국대와의 '제56회전국추계대학추계연맹전'4강전에서 상대를 제치고 있다. 사진 제공=선수 본인>


[KUSF=박성현 기자] 지난 8월 12일부터 28일까지 태백시에서 ‘제56회전국추계대학축구연맹전(이하 추계대회)’이 백두산기와 태백산기로 나뉘어 펄쳐졌다. 백두산기의 트로피는 전통의 강호 연세대학교에게 돌아갔다. 반면, 태백산기에서는 큰 기대를 받지 않았던 ‘사이버외국어대학교(이하 사이버외대)’가 3위를 기록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사이버외대는 조별리그부터 파죽지세로 상대를 제압하며 4강까지 진출했다. 비록 4강에서 우승팀 동국대학교와 만나 연장전까지 가며 분전했으나 승부차기에서 패배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오늘 [KUSF ONE PICK!]의 주인공은 ‘언더독’ 사이버외대의 캡틴, 박성혁 선수다.



 1. 박성혁의 파란만장 축구인생

<초등학생 박성혁(오른쪽 노란색 유니폼)이 경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 제공=선수 본인>

 

초등학교 3학년, 박성혁이 축구선수의 삶을 시작한 때다. 당시 동네에서 친구들과 공을 차며 놀았는데, 어느날 광양제철남초 축구부 감독의 눈에 띄었다. 그렇게 입단테스트를 받고 학교의 대표 선수로 활약하며 전도유망한 선수로 성장한다. 이후 축구명문으로 꼽히는 광양제철중에 진학했지만 많은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다. 피지컬이 문제였다. 화려한 발놀림과 순발력은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왜소한 체구로 인해 몸싸움과 볼경합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자신감은 떨어졌고 축구선수의 여정을 마칠까도 고민했다. 그러나 당시 광양제철고의 사령탑이었던 손형선 감독이 충남강경상고로 자리를 옮기면서 초등학교 시절의 박성혁을 돌이켜보고 그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사 손을 내밀었다. 충남강경상고에서 박성혁은 전술의 핵심이었다. 그의 발에서 모든 공격이 시작했다. 비록 대단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중학교 때 잃은 자신감을 회복했다. 이후 우석대에 진학해 프로진출의 기회까지 얻는다. 전남드래곤즈 입단 테스트에서 한 골을 넣으면서 좋은 활약을 펼쳤으나, 결국 고질병으로 꼽히는 피지컬 문제로 프로행은 좌절됐다. 하지만 박성혁은 좌절하지 않았다. 우석대 코치진과 함께 사이버외대로 무대를 옮겨 지금의 사이버외대를 구축하는 일등공신으로서 맹활약한다.



 2. 사이버외대, 그리고 추계대회

<사이버외대가 대회 마무리 후 찍은 단체 사진. 사진 제공=선수 본인>



우석대에서 맞이한 첫 대학 생활. 프로로 향하기 전 마지막 관문이라 여기고 모은 힘을 끌어모았다. 절치부심하며 1,2학년 겨울 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고 성적도 좋았다. 그러나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동계 캠프 첫 날에 발목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올랐다. 그렇게 ‘시즌 아웃’. 허망하게 1년이 날아갔다. 그러나 이번에도 포기하지 않고 재도약을 꿈꾸며 사이버외대로 편입한다. 그는 인터뷰에서 당시 사이버외대행을 ‘도박’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기회라고 여기고 그의 모든 것을 배팅했다. 당시 얇은 선수층과 열악한 인프라로 인해 팀은 항상 하위권에 분류됐지만 박성혁을 중심으로 팀은 점차 발전했다. 그리고 맞이한 이번 추계대회. 세간의 평가를 뒤집고 사이버외대는 4강에 진출한다. 박성혁은 총 3개의 어시스트를 올렸는데, 모두 알토란같이 팀을 위기에서 구한 도움이었다. 특히 8강전에서 0대0으로 팽팽한 상황 속 중앙에서 바디페인팅으로 압박을 뚫고 침착하게 전방으로 패스를 뿌린 어시스트 장면은 그의 진가를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또,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를 펼친 4강전에서도 정확한 왼발 크로스로 역전골을 견인했다. 승부차기 끝에 아쉽게 패배했지만, 세상에 박성혁이라는 선수를 제대로 알린 대회였다. 그래서인지 가장 기억나는 경기와 공격 포인트를 모두 이번 대회에서 꼽았다. (전자는 4강전, 후자는 8강전 어시스트를 꼽았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피와 땀을 흘려가며 배팅한 도박이 비로소 추계 대회를 통해 대박이 되었다고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3. 한국의 ‘베르나르두 실바’를 꿈꾸다

<고등학생 박성혁이 경기중 슈팅하고 있다. 사진 제공=선수 본인>

 


박성혁은 더이상 피지컬을 약점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날쌘 몸놀림으로 거센 수비에서 벗어나 전방으로 패스를 뿌리는 게 자기만의 색깔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는 체격은 왜소하지만 영리하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또, 직접 마무리하기보다는 탈압박 후 찬스를 만들어주는 플레이메이커 역할이 자신있다고 했다. 딱 베르나르두 실바와 맞아 떨어지는 축구 스타일이다. 심지어 박성혁과 베르나르두 실바는 모두 왼발잡이다. 그래서인지 주변에서도 실바와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앞으로의 목표는 일단 프로진출이다. 가장 가고 싶은 팀으로 전남드래곤즈를 꼽았다. 대학 시절 아쉽게 전남에 입단하지 못한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광양 출신으로서 항상 동경하던 고향팀에서 활약하고 싶기 때문이다. 물론 어느 팀이든 불러주기만 하면 최선을 다해 뛸 것이라고 호쾌한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박성혁은 스스로를 개그맨같은 주장이라고 평가했다. 늘 팀에 웃음을 불러오는 분위기메이커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프로팀과 국가대표팀에서도 ‘왼발의 마법사’ 박성혁이 축구팬에게 웃음과 기쁨을 선사하기를 기대해본다. 베르나르두 실바가 포르투갈의 박성혁으로 불리는 날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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