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

#유토피아란? '없는(ou-)', '장소(toppos)'라는 두 말을 결합하여 만든 그리스어로, 현실적으로는 아무데도 존재하지 않는 이상의 나라, 또는 이상향(理想鄕)을 뜻한다. 이상향을 아무데도 존재하지 않는 세계라고 하면서도, 실은 어디까지나 현세와의 시간적·공간적 연속선상에서 꿈꾸기도 하는 상황을 일컫기도 한다. (출처_두산백과)

[KUSF=장유진 기자] 뜨거운 함성과 열정이 가득했던 경기장에 선수들의 숨소리만 들린 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우리에게 일상을 뺏어간 코로나는 불같던 취업시장에 기름을 부었다. 코로나 이전의 경기장을 추억해보자. 땀 흘려 뛰며 최고의 순간을 선물하는 선수들, 그 원동력이 되어주는 소중한 팬들, 그리고 기자, 구단 프런트, 스포츠 마케터 등 수많은 이들이 함께 호흡하며 스포츠를 만들어간다.

  종목을 불문하고 온 국민, 전 세계인이 하나가 되는 스포츠의 힘. 필자도 우연한 직관으로 단번에 스포츠의 매력에 사로잡힌 스포츠 산업 취업 준비생(이하 취준생) 중 한 명이다. 하지만, 모든 직업이 그렇듯 스포츠 관련 직업들도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심하다.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유토피아’를 ‘有’토피아로 바꾼 이들은 어떤 이야기를 갖고 있을까. 대학스포츠를 경험한 선배들의 이야기를 통해 취준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이 기획연재 기사를 준비했다. (직업 소개가 아닌, 대학 스포츠를 경험하고 나아간 스포츠 필드 선배들의 이야기를 듣는 기사입니다.) 

  첫 번째 주인공은 KUSF 클럽챔피언십 대회, 각종 동아리 등으로 대학스포츠를 경험한 후 현재 K3리그 청주FC에서 선수지원팀으로 일하고 있는 변재용 주임이다.  

#유토피아를 有토피아로! 

Q. 스포츠과학과를 졸업하고 전공을 살려 취업한 경우이신데, 보통 같은 전공자분들은 어떠신가요? 

  요즘 전공을 살리기 힘든 추세잖아요. 저희 과도 100명 중 10-20명 정도만 전공을 살려가는 것 같아요. 아예 다른 분야나 혹은 군인, 소방경찰 공무원 등 다양한 직업으로 빠지는 경우도 많이 있죠. 원해서 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죠. 

Q. 말씀해 주신 대로 각자의 이유로 취업의 루트가 다양해지는데, 스포츠 전공자와 비전공자가 스포츠 산업에 어떻게 다가가는 게 좋을까요? 

  일단 스포츠마케팅으로 예를 들어 드리면, 마케팅을 전공한 사람이 스포츠를 접목하는 것과, 스포츠를 전공하는 사람이 마케팅을 접목하는 게 똑같은 스포츠마케팅이지만 상당히 달라요. 기본적으로 전제되어 있는 지식이 다르고 적용시킬 수 있는 부분이 다르죠. 이런 차이점이 있기 때문에 관심만 있다면 전자도 후자도 각자의 장점을 살려 유리한 방향이 있다고 생각해요.  

 기본적으로 4년 동안 대학에서 본인들이 배워온 것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무언가를 더해가는 거니까 당연히 어느 쪽이든 어려움은 있는 것 같아요. 그 새로운 부분들을 파고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쪽으로 진로를 선택하려고 한다면 말이죠. 

Q. 다음 질문은 이 기획기사의 가장 큰 주제이기도 한 부분인데요, 어느 분야든 그렇겠지만 특히 스포츠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정말 큰 것 같아요. 스포츠 분야로의 취업을 좋아서 선택했어도 준비하면서 혹은 경험하면서 길을 돌리는 사람도 많이 있고요. 이런 점은 어떻게 느끼시나요?

  음.. 이건 조금 더 큰 범주로 답변을 드리고 싶어요. 일단은 다들 체육 산업에 종사하면 본인이 꿈꿔왔던 것, 해보고 싶던 것들에 거는 기대가 있죠. 우선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찾는다는 것, 그리고 그게 내 일이 된다는 건 행운이에요. 하지만 그 행운을 이어가는 건 어렵죠. 어떤 일을 하는 데 있어서는 반드시 절차가 있고, 행하는 과정에 있어서 입장과 생각의 차이로 어려움이 생기곤 하죠. 이런 점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게 중요한데 그에 따라 그 사람의 발전방향이 달라지겠죠. 

  본인이 주인의식을 갖고 ‘그래 한 번 해보자’와 ‘대충 해야지’하는 건 분명한 차이가 있으니까요. 비단 스포츠뿐만이 아니라 앞으로 어떤 일을 하든지 말이죠. 이런 마음가짐과 함께 잘 준비하면서 기다리면 모두 좋은 기회는 있을 거예요. 다들 그 기회가 왔을 때 확실히 잡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Q. 많은 분들이 일상 속 스트레스를 스포츠를 통해 푸는 경우가 많은데 스포츠 산업 종사자로서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하시나요? 

  저는 지인들과 풋살을 즐기면서 스트레스를 풀어요. 적어도 1주일에 1번씩은 모여서 땀 흘리며 운동을 하죠. 스트레스를 풀려고 풋살을 나가는 건 아닌데, 승패를 떠나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운동을 같이 한다는 자체로 힐링이 되는 것 같아요. 

Q. 스포츠 외에도 빠져있는 취미가 있다면? 

가끔 게임을 하기도 하는데 스포츠가 제일 좋아요. 

#미래의 후배들을 위한 조언 

Q. 스포츠를 오래전부터 좋아해오셨잖아요. 팬·선수·프런트의 입장에서 다양하게 스포츠를 봐오고 계신데 스포츠를 보는 눈이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경험이 가장 좋은 배움이긴 하지만, 아직 경험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본인만이 해주실 수 있는 확실한 조언 같은 게 있다면요? 

  굉장히 많이 달라진 거 같아요, 팬의 입장이었을 때는 어떻게 하면 경기를 더 재밌게 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죠. 선수의 입장에서는 전술이나 전략에 대한 이해를 중요시했어요. 그리고 프런트에 입장에서는 스포츠를 둘러싼 모든 걸 보게 된 거 같아요. 예를 들면 원정 경기를 가면 상대 팀의 홍보방법, 경기장 시설, 선수들의 용품, 경기 운영방법 등 모든 부분에서 우리 구단과 비교하면서 느끼고 배우게 되는 거 같아요. 

  사실 경험치의 차이는 분명히 있어요. 하지만 스포츠라는 게 많은 분야와 접목시킬 수 있고 그만큼 다양하게 진출이 가능해요. 본인이 다른 누구보다 훨씬 좋은 장점을 갖고 계실 수도 있고요. 다만, 좋아하는 종목 외에도 다양한 스포츠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어요. 예를 들면 축구는 큰 구장에서 열리는 실외 스포츠지만 농구나 배구는 비교적 작은 크기의 구장에서 열리는 실내 스포츠잖아요. 각 종목의 특징과 장단점들을 이해하고 비교해서 생각해본다면 엄청난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고 이를 잘 활용하면 본인만의 아이디어로 만들어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Q. 따뜻한 선배였다면 이젠 냉철한 선배의 모습을 기대해볼게요! 힘들다는 스포츠 필드에서 겪게 될 힘든 점들을 미리 경고해준다면? 

설마... 이런 거까지 하겠어...??? 네. 하게 됩니다. 하지만 겁먹을 필요는 없어요. 겁먹어도 하게 되어있거든요. 

Q. 마지막으로 코로나로 인해 스포츠를 접할 기회도 줄어든 지금, 스포츠 분야 취업 준비생들께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취업 준비를 하다보면 자신을 누군가와 비교하면서 작아지는 본인을 발견하게 되는 시간도 있을 거예요. 근데 그럴 필요는 전혀 없어요. 물론 준비는 잘 하고 있어야겠죠. 뒤돌아보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큰 배움을 얻기도 하고 그러면서 나아가는 거니까요. 그거를 어떻게 풀어내는지가 중요하죠. 그게 자신만의 장점이자 강점이 될 테고, 그걸 알아봐 주는 사람이 분명히 있어요. 

코로나로 인해 현재 상황은 위기이자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기회는 준비한 사람만이 놓치지 않을 수 있어요. 언제나 자신감을 잃지 말고 자신을 믿고 준비한다면 그 기회를 꼭 잡게 될 거예요. 모두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