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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 Captain] "내 나이가 어때서?" 21살의 캡틴, 제주국제대 전보민

조회수 2020. 9. 18. 11:4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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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국제대를 정상으로 올린 에이스 전보민

• 육지와 제주를 오가며 운동과 수업 병행 

• 유스팀의 자부심, 성남FC만을 바라보는 순정파 

• “경기장에서의 별명이요?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 제주국제대학교 축구부 주장 전보민 선수



[KUSF=이규하 기자] 올 한해 완장의 무게를 이겨내고 경기장에서 뛰는 대학 선수들의 릴레이 인터뷰 ‘Ur Captain 2020’, 다섯 번째 주자는 제주국제대학교(이하 제주국제대)의 전보민 선수이다. 제주국제대는 전보민 선수가 입학한 작년부터 제100회 서울 전국체육대회 우승과 KBS N배 제16회 1, 2학년 대학축구대회 준우승 등 각종 대회에서 괄목할만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2학년, 21살이라는 어린 나이가 무색하게도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포스로 당당히 팀의 캡틴으로 자리 잡은 전보민 선수와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다.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제주국제대학교의 주장을 맡은 11번 전보민입니다. 포지션은 사이드 윙, 사이드 백, 미드 필더를 모두 봅니다.



- 주장 릴레이 인터뷰에 지목 받은 소감은 어떤가요?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김규환 주장님께 지목을 받았는데, 아는 사이도 아니고 친분도 없어서 조금 놀랐습니다. 왜 저를 지목했는지 궁금합니다. 



- 2학년 학생이 주장이기 때문에 눈길이 간다며 지목하셨습니다. 어쩌다가 저학년인데도 주장을 맡고 계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원래 3학년 형이 주장이었는데 추계 대회가 두 달도 남지 않았을 때 감독님의 권유로 바뀌었습니다. 후배들이 제 말을 잘 들어주는 데다가 형들하고도 친해서 팀을 잘 융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 또, 경기장에서도 믿고 맡길 수 있고 운동장에서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주장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생활적인 부분보다는 운동장에서의 제 모습의 영향이 더 크지 않았나 합니다. 



- 제주국제대는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요? 

지금은 추계 대회가 끝나고 휴가 중입니다. 올해 처음으로 쉬고 있습니다. 다른 학교가 코로나 때문에 쉴 때도 저희는 쭉 운동을 했습니다. 운동장 사용이 어려울 때도 어쨌든 운동을 해야 한다는 감독님의 말씀에 대부도 해변이나 현충원 계단을 뛰기도 했습니다.

▲ 제주국제대학교 축구부 단체사진 (사진 출처=선수 본인)

팀 소개


- 학기 중에 육지와 제주를 오가는 기간이 있습니다. 힘들지는 않나요? 

숙소가 수원에 있기 때문에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제주도에 가야 합니다. 한 학기당 한 달 동안 집중 수업을 합니다. 1학기 때는 3월에, 2학기 때는 11월에 동계 훈련 겸 수업을 위해 제주도에서 지냅니다. 전반기에는 수업을 하면서 U리그에도 참가하기 때문에 그때가 조금 힘듭니다. 거의 매주 경기를 위해 육지로 갔다가 수업을 들으러 다시 제주도를 가고, 운동과 야간 수업을 병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학교 측에서 배려를 많이 해줘서 이러닝 등으로 수업을 대체하기도 합니다. 



- 유독 작년부터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1학년 때는 성적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7월 1, 2학년 대회 때 우승 후보인 용인대학교를 32강에서 이기고 경기력도 좋았습니다. 1, 2학년들이 잘 받쳐주고 축구부 전체 실력도 점점 늘다 보니 8월에 추계 대회 때도 8강까지 갔습니다. 성장하는 게 저희도 보여서 점차 자신감이 생긴 것 같습니다. 감독님이 늘 하시는 말씀이 ‘너희에게 강팀도 없지만, 약팀도 없다’ 입니다. 함부로 볼 팀도 없고 그런 수준도 아니지만 저희 플레이대로 한다면 무서울 팀도 없습니다. 서로 믿고, 전부 열심히 하다 보니 사고 친 것이 아닐까 합니다. 



- 제주국제대의 사령탑이신 서혁수 감독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제가 원래 튀는 성향이고, 하고 싶은 대로 철없는 행동도 많이 했습니다. 그런 저를 변하게 해주신 분이 감독님이십니다. 제가 생각한 서혁수 감독님의 장점은 선수들과 굉장히 막역하고 친하게 지낸다는 것입니다. 장난도 치시고, 맛있는 것도 같이 먹으며 가까워지다 보니 벽이 없이 편하게 대할 수 있습니다. 대신 인성적인 부분은 꼭 짚고 넘어가십니다. 그리고 다른 감독님들에 비해 개인 케어를 많이 해주십니다. 보통 코치님들께서 하시는 개인 면담이나 멘탈 케어까지 직접 선수들을 방으로 부르면서 신경 써주십니다. 



- 제주국제대의 경기 스타일은 어떤가요? 

지금은 ‘전방 압박’입니다. 작년에는 스피드가 뛰어난 공격진들을 활용한 ‘선수비 후역습’ 방식이었는데 올해는 감독님께서 팀의 수준이 더 높아졌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또한 상대 팀보다 많이 뛰는 게 우선이고, 공의 전환이나 움직임도 빠른 속도를 강조하십니다. 그래서 체력 운동은 기본적으로 항상 하고 장점을 부각하기 위해서 스피드를 높이기 위한 훈련도 많이 합니다. 



- 학교의 자랑거리는 무엇인가요? 

제주국제대 축구부의 장점 중 하나는 1, 2, 3, 4학년들이 다른 팀들보다 친하고 가깝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주도에 캠퍼스가 있는 것도 좋습니다. 수업을 들으러 한 달 동안 있을 때 주말에는 쉬기 때문에 제주도를 돌아볼 수 있습니다. 훈련은 힘들지만 선수들끼리는 ‘힐링하러 간다’라는 이야기도 합니다. 운동할 때 평소에 수업 하지 않기 때문에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도 장점입니다. 



- 팀의 키 플레이어는 누구인가요? 

저를 포함해서 3명입니다. 저, 10번 조상준, 그리고 6번 박준형입니다. 저는 주변의 평가라고 해두면, 우선 스피드와 개인 능력에 자신이 있습니다. 특히 스피드나 1대 1 돌파가 주 무기입니다. 측면에서 혼자 상대 수비를 흔들기도 합니다. 득점보다는 어시스트를 많이 하는 편인데 사이드 돌파해서 가운데 크로스로 만들어 주는 플레이를 자주 보여줍니다. 10번 상준이 형은 저와 마찬가지로 스피드가 있는 선수입니다. 아마 저보다 빠를 것 같습니다. 득점력도 있고 공격에서 안 풀릴 때나 팀이 답답할 때 꼭 하나씩 만들어주는 해결사입니다. 6번 준형이 형은 제가 운동장에서 정말 좋아하는 형입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궂은일을 도맡아서 해줍니다. 키는 작지만 몸을 사리지 않고 많이 뛰면서 열심히 해줘서 고맙습니다. 이번 추계 대회 때도 미드필드에서 끊어주며 공격의 시발점이 되기도 했고, 공격수 입장에서 경기하기 편하게 만들어줍니다. 3학년 형인데 궂은일을 맡아서 해주셔서 가끔 안쓰럽기도 합니다. 



- 제주국제대의 라이벌팀이 있나요? 

용인대학교와 1승 1패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라이벌이 아닐까 합니다. 감독님끼리도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친하십니다. 다음에 만나면 이길 각오로 열심히 뛰겠습니다. 



- 팀에서 특히 호흡이 맞는 선수는 누구인가요? 

제가 왼쪽 윙을 볼 때 왼쪽 수비를 보는 33번 김동현 선수와 잘 맞습니다. 그 형하고는 작년부터 맞춰봤습니다. 친해서 평소에 대화도 많이 하고, 운동장에서 서로 뭘 잘하는지 알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저희는 경기 전에 항상 이번에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가자고 대화를 하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합니다. 자신 있는 것은 동현이 형이 왼발 킥이 좋기 때문에 저희 팀이 공격을 치고 나올 때 수비를 따돌리기 위해 제가 뒷공간으로 뛰면 공을 길게 패스해주는 플레이입니다. 제일 많이 쓰기도 하고 정확합니다. 



- 전보민 선수는 어떤 주장인가요? 

2학년이기 때문에 선배들과 후배들의 연결고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1학년 후배들이 너무 어려워하지 않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기 때문에 잘 이끌 수도 있으면서 형들까지도 친해서 3, 4학년 형들까지 케어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여러 사람의 의견을 편하게 들어줄 수 있는 주장입니다. 



- 주장을 하면서 힘든 순간은 언제인가요? 

선배들과 트러블이 있던 적도 없고 형들이 말을 잘 따라주기도 해서 크게 힘든 일은 없습니다. 그런데 처음에 좀 어려웠던 것은 싫은 소리를 주장으로서 감당해야 하는 것입니다. 특히 추계 대회 전에 경기력도 떨어지고 분위기가 좋지 않았는데 제가 대표로 코치님들의 말을 전해야 할 때가 있었습니다. 제 의지가 아닌데도 싫은 소리를 해야 할 때가 힘들기는 합니다. 스스로 터득한 것은 형들이 듣기 불편하지 않도록 대화하듯이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제가 경기장에서 요구하는 부분들도 그렇게 말하면 형들이 잘 들어주고, 원래 친하기 때문에 어려운 이야기도 잘 할 수 있습니다.

▲ 전보민 선수가 상대 수비수와 경합하고 있다 (사진 출처=선수 본인)

U리그



- U리그에서 기억나는 경기가 있나요? 

개인적으로 제가 10분 만에 두 골을 넣고 동점으로 끝났던 경기가 기억납니다. 입학한 지 얼마 안 된 작년 4월, 제주도에서 수업을 듣다가 올라와서 치른 고려대학교와의 경기입니다. 아무래도 신입생이다 보니 경기를 조금씩밖에 못 뛰고 있었습니다. 당시에 2대 0으로 지고 있었고 경기가 10분 남았을 때 감독님이 저를 부르시고는 편하게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들어가자마자 첫 터치에 바로 어시스트를 하고 2대 1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90분 추가시간에 공이 저에게 와서 컨트롤하고 찼는데 골로 이어졌습니다. 그러고 경기가 바로 끝났습니다. 그 이후로 경기를 선발로도 많이 뛸 수 있었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제 역량을 보여줬고, 운도 좋았던 경기입니다. 



- 나에게 U리그란? 

더 높은 레벨에 가기 위한 발판입니다. 저를 성장하게 해줬습니다. 대학생이라 하더라도 성인 축구니까 프로에 진출하기 전 중요한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 2권역에서 뛸 각오 부탁드립니다. 

워낙 쟁쟁한 팀이 모여있는 2권역인데 감독님이나 코치님, 그리고 선수들 모두 오히려 좋아했습니다. 강팀끼리 붙으면 성장도 더 할 수 있고 일단 경기가 재미있습니다. 아마 관심도 더 받을 것 같고 좋은 점이 많습니다. 그리고 4위 안에 들어 왕중왕전에 갈 거라는 자신도 있습니다. 만약 개막한다면 매 경기를 그냥 리그 한 경기가 아니라 결승전처럼 무조건 승리한다는 마음으로 뛰겠습니다. 2권역에서 왕중왕전에 진출한다면 의미가 또 다르지 않을까요?

▲ 가끔은 자유로운 플레이를 보여주던 전보민 선수가 그립기도 하다 (사진 출처=선수 본인)

개인 질문



- 전보민 선수의 축구 일대기가 궁금합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학교 운동장에서 공을 차곤 했습니다. 축구부 코치님께서 다른 학교까지 보러 오셔서 축구를 해보라고 권유하셨는데 부모님의 반대가 심해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4학년 때 축구를 시켜달라고 울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해서 안양중학교와 풍생고등학교를 거쳤습니다. 고등학교에 갈 때 정말 행복했습니다. 성남FC의 유스팀이라서 계약을 하고 입학했는데, 워낙 레벨이 높은 학교이기도 해서 자부심이 있습니다. 뛰어난 선수들과 운동하면서 배운 점도 많고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제주국제대에 와서도 좋은 감독님을 만나 지금까지 잘하고 있습니다. 부모님께서도 지금은 축구를 시키지 않았으면 후회했을 것 같다며 좋게 생각해주십니다. 제가 이야기하기는 민망하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평범하기보다 잘해왔기 때문에 부모님도 보람찬 일들이 많으셨을 겁니다. 



- 재미있게 들었던 학교 수업이 있나요? 

수영 수업입니다. 초등학교 때 축구를 하기 전에 2년 정도 수영을 했었고 대회도 3번 출전했습니다. 워낙 재미있었기 때문에 수영이 항상 그립습니다. 늘 하고 싶다고 생각은 했지만 여건이 되지 않았는데 수업으로 들어서 좋았습니다. 



- 롤모델은 누구인가요? 

인터뷰할 때마다 언급하는 고등학교 한 학년 선배입니다. 성남FC의 박태준 선수인데,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프로에 진출해서 지금은 3년차입니다. 무엇보다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라서 배울 점이 많지만, 성실함을 기본으로 축구까지 잘하기 때문에 롤모델입니다. 프로에 나가서도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개인적으로도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고, 지금도 가끔씩 만나는데 후배까지 잘 챙겨주는 감사한 선배입니다. 얼마 전에도 밥을 사주셨습니다. 항상 착실한 모습 배우고 싶습니다. 



- 운동장에서의 별명이 있나요? 

‘개 같다’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웃음). 공을 던져주고 운동장에 풀어놓은, 신난 강아지랑 비슷한가 봅니다. 공을 보면 막 달려 나가고 정신이 없어진다고 합니다. 승부욕도 셉니다. 특히 사이드 윙에서 경기할 때 저에게 공이 많이 오면 빠르게 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공에 미쳐서 신나게 경기를 한다는 뜻이니까 좋은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 경기할 때 어떤 생각을 하나요? 

제가 잘한다는 생각을 안 하려고 합니다. 경기 전날에는 생각이 많지만, 당일에는 경기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본능적으로 플레이해야 하고, 또 제 본능을 믿습니다. 생각한다고 해서 그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부담되기 때문입니다. 경기할 때는 재미있게 하자는 생각을 주로 합니다. 



- 앞으로의 목표나 계획은 무엇인가요? 

팀의 목표라면 좋은 성적을 냈을 때 돌풍이라는 표현보다 당연한 결과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더 올라가고 싶습니다. 진정한 강자로 거듭나서 그런 이미지를 만들겠습니다. 개인적인 목표는 성남FC에 입단하는 것입니다. 우선지명이 내년까지인데, 성남의 콜을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저를 키워준 팀이고, 성남이라는 지역에도 애착이 있습니다. 학창 시절부터 꿈꿔왔던 팀이기 때문에 무조건 가고 싶습니다. 



- 마지막 한 마디는? 

감독님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2학년이지만 믿어주신 부분에 대해서도 감사하고, 저를 축구 실력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더 성숙하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부모님께 보답해드리고 싶습니다. 저의 행복의 부모님의 행복이기 때문에 제 꿈을 꼭 이루겠습니다.

▲ 골문 앞의 긴장되는 상황, 수비 라인을 흔들며 돌파하는 전보민 선수 (사진 출처=선수 본인)

  원래 주장이라는 자리와 거리가 먼 자유분방한 성격이었다는 전보민 선수. 그러나 지금은 완장의 무게를 역할 그 이상으로 책임지고 있었다. 전보민 주장은 다음 인터뷰 순서로 숭실대학교의 조한욱 주장을 지목했다. 앞으로의 발전이 더 기대되는 전보민 선수와 제주국제대 축구부의 성장 과정을 함께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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