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SF ONE PICK]"행복여주대" 미드필더 원지식, "축구할 거면 행복하게 해야죠"

조회수 2020. 9. 14. 09: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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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대학교 원지식(사진제공=happyrim22님)



[KUSF=이건회 기자] 미국의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사람은 마음먹은 만큼 행복해진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그리고 여기 링컨의 말처럼 ‘행복주의’를 실천하는 축구선수가 있다. 이번 ‘KUSF ONE PICK’ 7번째 시리즈의 주인공, 여주대학교 원지식이다. 방과 후 학교에서 축구를 시작했지만, 지금은 여주대의 어엿한 공격 첨병으로 자리잡은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시작 


  그의 고향은 김포다. 초등학교 시절 방과 후 학교에서 축구를 처음 접하게 된 원지식은, 김포의 유명 축구클럽 이회택 축구교실과의 연습경기에서 큰 패배를 겪은 이후 신선한 충격에 빠졌다.  


““이렇게 축구를 잘하는 팀이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니 나도 제대로 축구를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어머님께 졸라 그 팀에 들어가게 되었다.” 


  입단 몇 개월 만에 팀의 주장을 꿰찬 원지식은 대회 MVP를 기록하기도 하며 학년이 갈수록 실력이 향상했고, 6학년이 되자 동명초등학교에 전학을 가며 본격적으로 학원 축구를 시작했다. 이후 문래중-오산고-장훈고를 차례로 거치며 축구를 이어나갔다. 




#시련 


  그는 여주대 19학번이고 올해 2학년이지만, 동기들보다 한 살 많은 99년생이다. 이유를 묻자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사실 축구를 그만두려고 했다.” 



“원하던 대학 입학이 불발되면서 스무 살에 대학을 못 가는 상황이 되었다. 축구를 계속하려고 포르투갈 3부 리그 팀에 입단했는데, 가서 발목을 다쳤다. 언어도 안 통하고 경기도 못 뛰니 많이 힘들었다. 결국 축구를 그만둘 생각으로 3개월 만에 한국에 돌아왔다.”

▲여주대학교 원지식(사진제공=happyrim22님)



#최기봉감독


  실제로 원지식은 한국 귀국 후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있었다. 행복하기 위해 시작했던 축구가 그를 아프게 만들었다. 낙담하고 있던 그에게 누군가가 손을 내밀었다. 바로 지금의 여주대 감독인 최기봉 감독이다. 


 “문래중 시절 나를 오산고에 데려오셨고, 그때 오산고 감독이셨던 분이 최기봉 감독님이셔서 원래 연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축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자”라고 하셔서 감독님을 찾아갔다. 내가 쉬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하시더라. 신생팀인 여주대에서 다시 프로에 도전해보자고 제안하셨다. 그 말씀을 듣고 다시 용기를 내어 여주대에 왔다.” 




#여주대 #늦깎이1학년 #행복여주대 


  그렇게 원지식은 2019년, 여주대 축구부의 창단 멤버이자 늦깎이 신입생으로 다시 축구화를 신었다. 대부분이 모든 선수가 1학년인 팀에서 99년생은 주장 나형준과 원지식 둘 뿐이었다. 일 년 만에 돌아온 그라운드지만 그에게는 나름 성공적인 첫해였다. U리그에서는 4골을 기록하며 김민수와 함께 여주대의 최다득점자로 이름을 올렸고, 태백에서 열린 KBS N배 1, 2학년 축구대회 16강 아주대전에서는 날카로운 패스 두 방으로 2도움을 기록, 여주대의 2-1 승리에 기여하며 8강 진출을 이끌었다. 


  대학축구에 대한 원지식의 도전을 함께한 신생팀 여주대학교, 그에게는 어떤 의미를 지닐까. 


“감독님이나 코치님과 선수들 간의 관계가 아주 좋다. 강압적인 분위기도 전혀 없고 숙소도 빌라에서 3인 1실을 쓰니 편하다. 축구에 집중하기가 좋다. 내 좌우명이 “축구는 행복하게 하자”다. 재밌으려고 시작한 게 축구니까. 여주대는 이 말에 부합하는 학교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우스갯소리로 스스로 “행복 여주대”라고 말한다. 말 그대로 편안한 대인 관계 속에 오롯이 축구에 집중하게 해준 곳이 여주대다.”

▲여주대학교 원지식(사진제공=happyrim22님)

#장점 #드리블 #탈압박 #겁없는플레이 #모드리치 


  원지식은 여주대의 4-2-3-1 전술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한다. 치열한 압박 축구를 펼치는 현대축구의 흐름 속에서, 이 역할을 부여받은 선수에게 출중한 드리블과 탈압박 능력은 필수적이다. 원지식의 장점이 바로 이 부분이다. 볼을 간수하고 전진하는 능력이 좋을뿐더러, 공격적인 상황에서 겁 없는 플레이로 수비진을 벗겨내고 곧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다. 항상 경기 전에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루카 모드리치의 영상을 보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고 한다. 스코어링에도 장점이 있다. 장신이 아니지만, 헤딩으로도 골을 잘 넣는다. 지난달 제 56회 태백산기 추계대학축구연맹전 20강 서정대와의 경기에서도, 1대 0으로 여주대의 승리를 이끈 것이 원지식의 헤딩골이었다. “헤딩이 강점은 아니지만, 시종일관 자신 있게 플레이를 하다 보니 헤딩으로도 골이 터지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졸업반 #각오 


  2년제 대학교인 여주대, 원지식은 올해를 끝으로 여주대를 떠난다. 여주대에서의 남은 몇 개월, 그리고 본인의 미래에 임하는 각오를 물었다. 


“정이 많이 들었다. 형준이(나형준)이랑 나이가 제일 많아 코치님들께서도 우리에게 의지를 좀 하셨다. 책임감이 많이 생겼다. 남은 기간 최대한 좋은 성적을 내서, 여주대가 축구를 하기 좋은 학교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 여주대가 잘해야 나도 프로에 진출할 수 있고, 내가 좋은 선례를 남겨야 이후에도 좋은 선수들이 여주대에 와 축구부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대회가 한 번 더 열린다면 4강 이상까지도 진출해보고 싶다. 졸업하는 것이 아쉽지만, 항상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남은 경기에 임하겠다. 


  그라운드에서는 공격의 핵심이자 선수들에게는 의지하는 형, 그리고 감독과 코치에게는 믿음직한 고참. 현재 원지식이 여주대에서 갖는 위치다. 하지만 그도 아직 어린 나이이고, 본인의 미래를 위해 집중해야 하는 상황, 그렇기에 원지식의 어깨는 무겁다. 그가 여주대에서의 활약을 통해 프로에 진출하여 좋은 선례를 남기기를, KUSF기자단이 항상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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