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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 Captain] "사이버대가 약팀이라는 편견 깨겠습니다" 열사대 김규환 주장

조회수 2020. 9. 10. 10:5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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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풋살장에서의 훈련에도 일궈낸 추계대회 3위

· 4-2-2-2의 독특한 포메이션 완벽하게 소화 

· 2년 째 주장의 자리를 지키는 책임감,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주장이 되고 싶어” 

· 강팀으로 부상한 원동력은 이규준 감독

▲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축구부 주장 김규환 선수


[KUSF=이규하 기자] 올 한해 완장의 무게를 이겨내고 경기장에서 뛰는 대학 선수들을 릴레이로 인터뷰하는 ‘Ur Captain 2020’, 네 번째 주자는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이하 열사대)의 김규환 선수이다. 열사대는 U리그에서 꾸준히 권역 상위권을 기록했고, 지난 8월에 열린 제56회 전국추계대학축구연맹전(이하 추계대회)에서도 3위에 올랐을 만큼 명백한 강팀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이버 대학교라는 특성 때문에 사람들의 인식은 실력에 미치지 못한다. 추계대회에서 든든한 수비를 보여주며 우수선수상을 받은 김규환 주장은 본인보다 팀을 알릴 좋은 기회라며 선뜻 인터뷰에 응했다. 팀을 위해 헌신하는 살신성인의 정신, 김규환 주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열사대를 자세히 알아보자.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4학년에 재학중인 주장 김규환입니다. 등 번호는 5번으로, 팀에서 센터백 포지션에 있습니다. 



- 2년째 주장 자리를 지키고 계신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처음 주장을 맡게 된 것은 2학년 말입니다. 원래 부주장이었는데 주장이었던 선배가 나가며 후반기 리그부터는 제가 하게 되었습니다. 2학년 말부터 3학년까지 하다가 후배에게 넘겨줘서 사실 올해 초에는 주장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후배가 힘들어하기도 했고, 서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 사이엔가 다시 주장이 되어있었습니다(웃음). 축구부 선수들이 워낙 잘 따라와 줘서 계속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이제 졸업을 앞둬 학창 시절의 마지막 대회, 리그, 경기니까 책임감을 느끼고 해내고 싶었습니다. 

 

▲ 추계 대회 당시 열사대 단체사진 (사진 출처=영싸커)



팀 소개



- 캠퍼스가 없는 사이버대라는 큰 특징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그런 부분은 우리 축구부의 단점이 아닐까 합니다. 캠퍼스가 없어 운동장도 없고, 다른 학교의 경우에는 학생분들이 응원하러 방문하시기도 하는데 저희는 다른 학생들과 소통을 하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평소에는 남양주에 있는 숙소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근처의 운동장을 대관해 훈련을 진행합니다.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운동장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정해져 있어 개인 운동은 어렵습니다. 또한 사람들의 시선도 좋지만은 않습니다. 높이 올라가도 ‘역시 거기까지구나’라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일반인들이 잘 알고 있는 학교가 아니다 보니 그런 것 같은데 저희가 더 열심히 해서 학교를 알리고 싶습니다. 



- 이번 추계대회에서 3위라는 상당한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대회 준비는 어떻게 했나요? 

대회를 준비하는 것이 정말 어려웠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터진 이후에 운동할 곳이 없어 풋살장에서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잔디 상태도 좋지 않았습니다. 오전에는 강변을 뛰며 체력 훈련을 하고, 오후에는 풋살장에서 운동하며 힘들게 준비했습니다. 대회 약 2주 전에 양구에서 전지훈련을 일주일 한 것 빼고는 운동장에서 축구를 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럼에도 3위라는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선수들의 강한 의지와 절실함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학교에 비해 열악한 환경이지만 좋은 성적을 기록해서 기쁩니다. 



- 올해 열사대의 포메이션이 특이한데요? 

현재 저희가 사용하는 포메이션은 4-2-2-2로 상당히 독특합니다. 포메이션이 생소할 수 있지만, 감독님이 워낙 전술적으로 뛰어나고 능력 있는 분이시고 선수들 역시 좋은 포메이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앙 미드필더가 4명이다 보니 항상 공을 소유하는 축구를 할 수 있습니다. 어느 팀과 경기를 해도 점유율은 자신 있습니다. 앞에 있는 공격수들과 미드필더들이 워낙 많이 뛰어줘서 저희 팀의 포메이션이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특이하긴 한데 좋은 포메이션입니다. 그런데 상대가 너무 잘 알면 힘들어지기도 합니다. 



- 팀의 키 플레이어는 누구인가요? 

열사대는 다 함께 조밀한 축구를 하는 팀입니다. 모두 잘해주고 있고, 공격에서는 두 포워드가 작은 편인데도 불구하고 앞에서 열심히 뛰어 줘서 고맙습니다. 그래도 굳이 고르라면 3명의 선수가 있습니다. 우선 미드필더인 11번 이시창 선수는 활동량이 정말 많습니다. 어떨 때 보면 안쓰러울 정도입니다. 그래도 이 선수가 상대 수비라인을 흔들어줘서 미드필더나 사이드백들이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습니다. 필요할 때 해결해주는 결정력도 있습니다. 10번 박건우 선수는 드리블이나 개인 기술이 좋습니다. 저희 팀에서 개인 기량이 특히 뛰어난 선수가 별로 없는데 이런 선수도 필요해서 더욱 중요합니다. 7번 목종훈 선수는 부상에서 복귀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아 조커 역할로 자주 기용합니다. 거의 후반전 시작할 때 들어와서 바로 두 골을 터뜨리기도 하며 경기 흐름을 바꾸는 능력 있는 선수입니다. 항상 후반전이 기다려지는 이유입니다. 



- 대학교 팀 중 더비나 라이벌이 있나요? 

더비라고 하자면 ‘사이버 더비’가 있을 것 같습니다. 국제사이버대, 한국사이버외국어대 등 사이버 대학들이 많지만 저희가 그중에서는 탑이라고 생각합니다. 라이벌 팀은 인천대입니다. 4년 동안 대학 무대로 축구를 하면서 많이 만나기도 했고 승률이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인천대는 그렇게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인천대랑 하면 지고 싶지는 않습니다. 상대하기 어려운 팀이지만 그냥 저희가 하던 대로 하면 충분히 이기지 않을까 합니다.

▲ 상대 공격수를 강하게 압박하는 김규환 선수(왼쪽)와 이성빈 선수(오른쪽) (사진 출처=영싸커)



- 팀에서 잘 맞는 선수는 누구인가요?

제 옆에서 함께 센터백을 보는 4번 이성빈 선수와 6년째입니다. 이제는 눈빛만 봐도 통해서 서로 많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신입생으로 들어온 한 학년 후배지만 이제는 너무 친해서 친구 같습니다. 특히 공격수들이 공을 받을 때, 잘하는 선수들은 굉장히 애매하게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서로를 보고 가까운 선수가 나가거나 수비가 뚫렸을 때 커버하는 그런 플레이가 잘 되어 있습니다. 또한 11번 이시창 선수와도 잘 맞습니다. 제가 롱 킥으로 빌드업을 시작하며 시창이에게 공을 주면 사인이 맞지 않는 경우가 잘 없습니다. 평소에 경기 때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자주 나누기 때문에 경기장에서는 포지션이 멀어 소통하기 힘들더라도 척하면 척입니다. 



- 김규환 선수는 어떤 주장이 되고 싶나요?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주장이 되고 싶습니다. 어려운 친구들은 좀 더 격려해주기도 하면서 선수들을 경기장에서 편하게 만들어주려고 노력합니다. 평소에는 자신을 챙길 수 있는 나이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지내려고 합니다. 가끔 필요할 때도 있지만 싫은 소리를 잘 못 해서 화내거나 뭐라고 한 적은 거의 없습니다. 그래도 선수들이 알아서 잘 해주기 때문에 크게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 경기 전에 무슨 이야기를 나누나요? 

다들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합니다. 제가 먼저 시작하면 시작과 끝에 집중하자는 말을 자주 합니다. 서로 격려하면서 경기를 하자며 동기 부여를 하고 들어갑니다. 운동장에 나가기 전 모든 선수와 코칭 스테프 분들이 함께할 때는 ‘지치면 지고, 미치면 이긴다’라는 구호를 외칩니다. 선창은 목소리가 큰 신입생이 맡습니다. 



- 최근 몇 년 사이에 강팀으로 부상했는데,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제가 1학년 때는 예선에서 탈락도 하고 16강 진출만 해도 잘한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좋은 선수들이 편입으로 들어오기도 했고, 감독님께서 열정 넘치게 가르쳐 주신 덕분에 높이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이규준 감독님께서 축구부를 맡으신 2016년도부터 꾸준히 발전했습니다. 제가 겪어본 감독님들 중에서 제일 잘 가르쳐 주십니다. 터치나 컨트롤 등 세밀한 것부터 전술적인 것까지 잘 알려 주셔서 많이 배웠습니다. 저희가 전통이 있는 팀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자부심도 느껴집니다. 이제는 저희 자신도 강팀이라고 생각하고, 감독님께서도 ‘너희가 쉽게 질 팀이 한 팀도 없다’며 항상 동기를 유발하십니다. 

 

▲ 열사대 선수들이 경기 전 서로를 격려하는 중이다 (사진 출처=영싸커)



U리그



- U리그에서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나요? 

2학년 때 중앙대와의 경기입니다. 그 경기를 지면 왕중왕전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원정 경기를 갔는데, 당시 주장이었던 하명준 선수도 없었고 해결사 역할인 손동유 선수도 부상을 당해 전력 손실이 컸습니다. 어려운 경기에서 선제골까지 먹혔는데 거의 후반전 마지막에 역전 골로 이겨서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제가 주장으로 뛰기도 했었고 상대 포워드를 압도할 정도로 경기력도 특히 좋았습니다. 또 그날이 당시 코치님께서 그만두시는 날이라서 마지막으로 선물을 드린 것 같아 의미 있었습니다. 강팀을 상대로 베스트 멤버도 아닌 선수 구성으로 뛰는 것이 힘들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서 이루어 낸 역전승이 아닐까 합니다. 



- 나에게 U리그란? 

‘고마움’입니다. 아마 지금 4학년 중에선 경기에 가장 많이 출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1, 2, 3학년 동안 정말 열심히 뛰었습니다.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기에 소중한 기회를 준 U리그에게 고맙습니다. 올해는 없어서 아쉽지만 꼭 뛸 수 있기를 바랍니다. 



- 2권역에서 뛸 각오 한마디 해주세요. 

2권역에 특히 강팀들이 많이 모여 있는데 어떻게 보면 좋은 기회입니다. 강팀들을 잡고 올라서면 보는 시선들도 좋아질 거고 저희가 충분히 잘하는 팀이라는 것을 더 알리고 싶습니다. 1위를 하겠다는 각오로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추계 대회에서 숭실대와의 준결승전을 앞두고 포토타임을 가지고 있다 (사진 출처=영싸커)



개인 질문



- 김규환 선수의 축구 일대기를 들려주세요. 

축구를 처음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3학년쯤입니다. 취미로 축구를 하던 형을 보고 감명 깊어서 시작했습니다. 중학교 때부터는 제가 더 잘한 것 같습니다(웃음). 초등학교 6학년 때 왕중왕전을 우승하고 풍생중학교에 진학했습니다. 그런데 1, 2학년 때는 괜찮았지만 중학교 3학년 때부터는 쉽지 않았습니다. 항상 팀의 주축이던 저였는데 잘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소외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고등학교 진학에도 어려움을 겪어 팀을 찾아가야 하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그때 하남 FC(現 진건 FC)에서 지금 감독님을 만났습니다. 원래 고등학교 축구를 맡으시다가 열사대로 가셔서 지금은 7년째 함께 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는 하남고등학교에 다니다가 2학년 때 수업 시간의 문제 때문에 팀 전체가 전학을 갔습니다. 3학년 때 대학 진학에도 어려움을 겪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던 중 감독님께서 제안을 주셔서 현재 열사대에 재학하고 있습니다. 몇 번 좌절되기도 했지만 축구가 아니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달려왔습니다. 



- 롤모델은 누구인가요? 

포항 스틸러스의 노장, 센터백 김광석 선수입니다. 포지션도 같아 비슷하고 플레이 스타일에서도 배울 점이 많습니다. 키가 크지도, 그렇다고 몸이 특별히 좋지도 않은데 노련한 플레이로 얼마 전 포항에서 400경기를 뛰어냈을 정도로 오랜 시간 있었던 선수입니다. 김광석 선수 때문에 포항 경기를 챙겨보기도 합니다. 



- 경기장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나요? 

평소에는 말이 없지만, 경기장에선 말을 많이 하려고 합니다. 특히 ‘집중하자’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스카우트가 오거나 관중이 많은 날에는 더 신경이 쓰일 수도 있는데 그럴 때도 집중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자신의 할 일을 하면서 집중하면 훈련 때 했던 것들이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잘 나옵니다. 



-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팀의 목표는 정상을 밟는 것입니다. 문턱에서 아쉽게 떨어졌기 때문에 이번에 리그는 준비를 더 잘해서 더 높은 곳에 오르고 싶습니다. 그리고 팀원들이 모두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개인적인 목표는 올해 취업하는 것입니다. 불러 주는 팀이라면 어디든 가고 싶지만, 특히 울산 현대축구단에서 뛰고 싶습니다. 거의 국가대표 멤버일 정도로 좋은 선수들이 많은 팀이기도 하고 플레이 스타일도 공격적입니다. 가서 경쟁하기도 쉽지 않겠지만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큰 그림이기는 하지만 나이키에서 모델을 하고 싶습니다. 축구를 하면서 후원을 받거나 광고에 한 번이라도 나와보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 마지막 한 마디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졸업을 앞둔 4학년이기 때문에 팀원들과 함께 뛸 기회가 더욱 소중합니다. 학창 시절의 마지막 경기들을 재미있고 뜻깊게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끝이 좋기를 바랍니다. 



  3학년 때 1학년 후배가 ‘킹규환’이라고 부른 이후, 그 말이 그대로 별명이 되었다는 김규환 주장. 경기장에서 김규환의 지휘 아래 움직이는 선수들을 보고 있자면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는 별명이다. 김규환 주장은 다음 인터뷰 주자로 제주국제대학교 전보민 주장을 지목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정상으로 도약하는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축구부의 위상이 더욱 높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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