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SF ONE PICK!] 첫 만남부터 남달랐다? 실력에 매력까지 갖춘 동국대 어정원

조회수 2020. 9. 7. 14:2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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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교, 대학교 전국대회 우승으로 증명한 실력

· 프로 선수의 꿈, 슬럼프와 부상에도 꺾이지 않아 

· 누구도 듣지 못했던 추계대회 비하인드 스토리 

· 별명에서도 알 수 있는 ‘예측 불허’의 매력

▲ 동국대학교의 왼쪽 날개를 책임지는 어정원 선수



[KUSF=이규하 기자] 태백에서 열린 추계대회가 끝이 났다. 오랜만에 그라운드를 뛰어다니는 선수들을 만나서 반가웠지만, 코로나가 다시 확산되면서 U리그의 공백이 더욱 길어지고 있다. U리그 개막을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 올 시즌 활약이 기대되고 주목해야 할 선수를 기자단이 꼽아보았다. 총 9부작으로 연재되는 ‘KUSF ONE PICK’의 여섯 번째 주인공, 동국대학교 어정원 선수이다. 어정원은 현재 3학년에 재학중이며, 팀에서 45번으로 측면 공격수를 맡고 있다.



- “그때부터였어요. 어정원 선수가 제 원픽이 된 건…” 


  그와의 첫 만남을 떠올리면 작년 9월, 동국대학교 동아리 박람회의 홍보 부스로 되돌아간다. 여자 축구 동아리에서 진행하던 ‘리프팅 챔피언’은 1분 이내에 가장 많은 리프팅 개수를 기록한 사람을 가리는 이벤트였다. 마침 훈련이 끝나고 숙소로 돌아가던 어정원 선수는 한 번 도전해보라는 제안에 떠밀리듯 참여했고, 129개라는 기록을 세우며 1등을 기록했다. ‘상품은 필요 없습니다’라는 말을 남긴 채 주변을 둘러싼 학우들을 쿨하게 뒤돌아 사라지던 어정원 선수. 그라운드에서만 멋있는 것이 아니었다.

▲ 어정원 선수가 U리그 경기에서 달려나가는 중이다 (사진 출처=동국대학교 축구부)



- 어정원 선수의 발밑에서 나온 결과물: ‘2016 K리그 U18 챔피언십 우승’, ‘제 56회 전국추계대학축구연맹전 우승’, ‘부산 아이파크 우선 지명’


  어정원 선수가 뛰는 경기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저 선수 누구야?”라고 물어볼 것이다. 마치 네이마르를 보는 듯한 어정원 선수의 경기력은 뛰어난 선수들 사이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왼쪽 윙에서 치고 올라가는 화려한 드리블과 파괴적인 돌파력은 상대 수비수를 무력화시키는 어정원 선수의 주특기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축구를 시작한 어정원은 신라중학교, 개성고등학교를 거치며 꾸준히 전국 대회 순위권과 리그 우승 등의 성적을 기록했다. 고등학교 때는 K리그 유스팀들의 전쟁인 챔피언십에서 당당히 우승했고, 지난 8월에 열린 추계대회에서도 주전 멤버로 경기의 흐름을 주도하며 우승컵의 주인공이 되었다. 이런 어정원의 실력을 미리 알아봤던 부산 아이파크는 현재 우선 지명으로 어정원 선수를 품에 안고 있다. 



- 슬럼프와 부상, 다사다난했던 고등학교 생활 끝에 동국대학교 진학 


  어정원 선수의 학창 시절이 마냥 평탄했던 것은 아니다. ‘슈퍼 루키’로 개성고등학교에 입학해 1학년 때부터 선배들의 경기에서도 활약상을 보여줬던 어정원에게 고등학교 2학년 겨울에 찾아온 슬럼프는 낯설기만 했다. 슬럼프는 약 3개월간 그를 괴롭혔다. “원래 잘 되던 상황에서 풀리지 않고, 그러다 보니 점점 자신감도 잃어가는 과정이 반복되었다. 정말 힘들었다.” 


  어정원 선수는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했냐는 질문에 “초반에는 슬럼프가 아니라고 부정하기도 했다. 그런데 ‘내가 원래 잘하는 선수인데’라는 위안은 오히려 위험하다. 슬럼프는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극복할 수 있다. 주변에서 조언도 많이 들으며 늦게나마 그것을 깨달았고, 그 이후로 점점 슬럼프를 벗어났다.”라고 대답했다. 오랜 기간 슬럼프와 싸워 승리한 어정원은 결국 같은 해에 자신의 역할 이상을 해내며 챔피언십 우승컵을 얻어냈다. 


  하지만 시련은 또 한 번 찾아왔다. 고등학교 3학년, 슈팅을 하고 내디딘 발에 상대 선수가 걸었던 강한 태클이 심각한 발목 부상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어정원 선수는 병원에서는 옛날처럼 선수 생활이 어려울 거라는 대답을 들었고, 대학 진학을 앞둔 중요한 시기에 1년 동안 3경기밖에 뛰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 때는 절망감이 컸다. 축구를 계속 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어정원은 좌절하지 않았다. 오랜 재활 끝에도 회복이 잘 안 되어 대학 실기 시험이 끝나자마자 수술을 위해 고향인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가 병원을 찾기도 했다. 결국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고, 어정원은 안효연 감독의 부름에 응하며 동국대학교에서의 새로운 축구 인생을 시작할 수 있었다.

▲ 어정원 선수(오른쪽)가 추계대회 우승 직후 권민재 선수와 우승 트로피, 메달을 자랑하고 있다 (사진 출처=선수 본인)



- 추계대회 비하인드 스토리: 우승을 직감한 사건, 그리고 7번이나 방문했던 맛집


  태백에서 추계대회의 우승을 차지하고 돌아온 만큼 대회 이야기를 듣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정원 선수는 특히 흥미로웠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두 가지 들려주었다. 


  “예선 경기를 치르고 숙소로 돌아가던 중 잠깐 편의점에 가기 위해서 버스를 세웠다. 그 때 갑자기 앞에서 폭발음이 들렸다. 바로 앞 교차로에서 차 사고가 난 것이었다. 놀란 마음이 컸지만, 선수들끼리 ‘액땜을 했으니 우승을 하려나 보다’ 말하기도 했다.” 


  “대회를 치르기 위해 태백에 갈 때마다 가는 단골 맛집이 있다. 이번 대회 기간 동안에는 7번을 먹으러 갔다. 막국수를 파는 식당인데 대학 선수들 사이에서는 유명하다. 사실 선수들이 우승을 향해 달려가는 이유가 막국수를 더 먹기 위해서라는 이야기도 있다. 같은 날 경기가 있는 학교와는 이기고 함께 막국수를 먹으러 가자며 결의를 다지기도 한다. 본선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나서부터는 지면 바로 태백을 떠나야 하기 때문에 경기 전 꼭 이겨서 막국수를 먹으러 가야겠다고 생각한다.” 



- 어정원 선수의 별명은 ‘돌+I’? 


  어정원은 자신의 별명을 독특하게 소개했다. 경기장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제정신이 아니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는 어정원 선수는 톡톡 튀는 말이나 행동을 자주 보여준다고 말했다. “축구할 때도 그런 사람들이 잘한다. 상대방이 상상할 수 없는 플레이를 하거나 힘든 상황에서 웃으면서 즐기거나…” 의아했던 별명이 단번에 이해되는 어정원 선수의 설명이었다. 



- 경기장에서 배 바지를 고집하는 이유 

   어정원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경기장에서의 배 바지다. 매 경기마다 상의를 바지에 넣어 입고 뛰는 모습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초등학교 때는 예의를 갖추는 의미로 그렇게 입곤 했는데 이제는 더 익숙해졌다는 어정원 선수는 “이렇게 해야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계속 배바지를 입는다. 옷을 빼고 축구장에 들어서면 뭔가 불안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별한 징크스 때문에 다른 선수들과 쉽게 구분되기도 하지만, 사실 어정원 선수의 실력은 옷과 상관없이 빛나지 않을까 한다.

▲ 교내 코끼리 동상 앞에서 촬영한 동국대학교 축구부 단체 사진 (사진 출처=선수 본인)



- 대학 선수로 뛰며 더욱 성장한 윙어의 자질


  윙어에게 필수적인 폭발적인 스피드와 드리블, 이에 더해 힘있는 슈팅까지 주무기로 삼는 어정원 선수. 어정원 선수는 어릴 때부터 윙어의 자질을 드러냈고, 축구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같은 포지션으로 뛰었다고 했다. 대학에 진학한 뒤 특히 스피드, 파워, 체력 등의 부분의 중요성을 느꼈다는 어정원은 “그래서 단체 훈련은 비슷하게 진행하더라도 개인 운동을 할 때는 웨이트를 더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처음에도 ‘천상 윙어’였던 그였지만, 재능에 더한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의 돌파력의 갖추게 된 것이 아닐까? 



- 목표는 프로 진출, 부산 아이파크의 러브콜을 기다린다


  어정원 선수가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답한 올해의 목표는 프로진출이다. 특히 가고 싶은 팀을 물어보자 “어디든 불러만 주면 그 팀이 내 1순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도 우선 지명인 부산 아이파크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다. 프로 선수가 되고 싶다는 그의 간절한 바람과 열정이 느껴졌다. 이어서 팬들에게 한 마디를 부탁하니 팬이 있는지 모르겠다던 어정원 선수는 “얼른 프로팀에 들어가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소통하는 시간도 가지고 싶다”는 말을 쑥스러운 웃음과 함께 남겼다.

▲ 장난꾸러기 같은 초등학교 3학년의 어정원 (사진 출처=선수 본인)

 ‘항상 믿음을 잃지 말라’는 자신의 좌우명처럼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지키려 노력한다는 어정원에게서는 무너지지 않을 강인함이 드러났다. 겁이 없는 플레이 방식의 원천을 알 수 있는 말이었다. 또한 어정원 선수는 “어정원이라는 이름 꼭 기억해주시고, 나중에 티비에서 본다면 많은 응원 부탁한다”는 마지막 한 마디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예측할 수 없는 매력의 어정원 선수가 희소식으로 우리를 다시 한 번 놀라게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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