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준생]늦었지만 누구보다 빠르게 나아가는 단국대 김영현

조회수 2020. 9. 1. 13:5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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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슛을 시도하고 있는 단국대 김영현( 사진 제공= 대학농구연맹)



[kusf=김동현 기자] 코로나로 인해 현재 대한민국은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다. 대학교에서 마지막을 보내는 학생들과 취준생들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현실이 막막하기만 하다. 코트 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2020 KUSF 대학농구 U-리그의 개막이 하반기로 미뤄지는 바람에 2020-2021 드래프트를 준비하는 대학 선수들은 스카우터들에게 보여준 모습이 적어서 불안함에 빠져있다.


이 연재기사의 제목인 [드준생]은 ‘드래프트를 준비하는 대학생’의 줄임말로써, 2020-2021 드래프트에 나올 선수들을 소개하고 그 선수들이 드래프트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파헤쳐보고자 한다. [드준생]이 소개할 다섯 번째 선수는 단국대학교의 센터 김영현 선수다.

▲ 단국대 김영현 프로필( 사진 제공= 대학농구연맹)

-포지션:센터

-신체조건:200cm 

-학력: 진접중학교-청주 신흥고-단국대학교 

-장기: 빠른 스피드와 준수한 미드레인지 

-2019년 기록 ( 16 경기 출전 )

단국대학교의 골 밑을 책임지는 김영현은 성실함의 대명사라고 불린다. 비록 늦은 나이에 농구공을 접했지만, 자신과 똑같은 나이대의 선수들에 비해 전혀 밀리지 않는다. 뛰는 농구와 패턴 농구를 즐겨 하는 단국대학교의 특성상 센터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영현은 기대에 부응하며 자신의 역할을 잘 소화해냈다.



2019년 KUSF 대학농구 U-리그 16경기에 출전해서 평균 7.81득점을 기록했다. 눈에 띌 만한 수치는 아니지만, 득점까지 이뤄진 과정이 좋다. 우선 스크린 능력이 우수하다. 3점 라인 바깥인 탑 지역까지 나가서 동료 가드에게 스크린을 걸어준 후 본인은 안으로 빠르게 들어가서 득점을 하거나, 바깥으로 빠져서 2점 슛을 성공한다. 타 센터들과 달리, 슛이 있다는 본인의 강점을 잘 활용한다. 오프더볼 스크린 역시 문제없이 잘 수행해서 동료들의 움직임을 도와준다. 



스크린이 단지 전술의 일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몸이 탄탄해야 하고 스피드도 빨라야 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본인의 판단에 따라 스크린을 걸어줘야 하기 때문에 경기의 흐름을 읽는 능력 역시 필요로 한다. 자칫하다간 일레걸 스크린으로 흐름을 끊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능력들이 기반이 되어야 하는데, 김영현은 이를 잘 수행하는 좋은 스크리너다. 



공 상황에서 뛸 수 있는 자원이라는 것도 큰 장점이다. 팀 내 가드인 윤원상이 메이드를 못했을 때 뒤에서 따라 들어오면서 공격을 마무리 지을 수 있다. 이런 속공 트레일러가 현대 농구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슈팅 능력 역시 준수해서 인사이드가 혼잡했을 때 스스로 마무리 지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2018 KUSF 대학농구 U-리그 조선대와의 경기에서 턴어라운드 점퍼로 상대를 무력화시키는 모습은 그의 장점을 여실히 증명한다. 



수비 능력은 크게 두각을 나타내진 않았지만,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2018년에 평균 6.15개를 잡았던 리바운드 수치를 2019년에는 9.00 개까지 늘렸고 블록 역시 2018년에 비해 약 3배가 오른 1.56 개를 보여주고 있다. 큰 키는 아니지만 빠른 발을 이용해서 좋은 림 프로텍팅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볼 키핑과 포스트업 능력이다. 인사이드로 들어오는 엔트리 패스를 안정적으로 잡아야 후속 동작을 이어나갈 수 있다. 하지만 김영현은 경기 도중 인사이드에서 볼을 흘리는 모습을 종종 노출하곤 한다. 포스트업 역시 아직 경험이 적기 때문에 자신 있게 밀고 나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구력이 7년도 되지 않는 선수라고 생각하면 어쩌면 당연할 수 있다. 하지만 본인이 남들과 다름을 입증해내기 위해서는 드래프트 전까지 보완이 필요하다. 



코로나로 인해 2020 대학농구 U-리그가 미뤄지고 있는 이 시점에 그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골 밑 싸움을 하고 있는 단국대 김영현 ( 사진 제공=대학농구연맹)



-코로나로 인해 mbc 배 대학농구대회와 u-리그가 미뤄졌습니다.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요? 

지금은 팀 훈련을 중점적으로 하면서 팀원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다른 팀원들도 슬슬 시즌을 맞이할 준비를 마치면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팀 훈련 및 개인 훈련은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준비하고 있나요? 

우선 팀 훈련 같은 경우는 팀 디펜스에 초점을 맞춰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공격 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여러 전술을 익혀가고 있습니다. 개인 훈련은 2대2 플레이를 주로 연습하고 있습니다. 스크린을 받고 나와서 슛만 쏘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있는 동료들을 찾는 연습까지 하고 있습니다. 



-그럼 공백기 동안은 무엇을 중점적으로 훈련하셨나요? 

저희가 코로나 때문에 실내체육시설 출입이 통제되었잖아요. 그래서 2월 말에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피치 못하게 2개월의 공백기를 가졌는데요. 저는 이 기간을 활용해서 여러 트레이닝을 받았습니다. 제가 기본기가 부족하다 보니, 코로나로 인해 잠시 멈춰있던 시간이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남들보다 늦게 농구를 시작했다고 들었는데, 언제 시작하셨나요?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처음에 농구를 단순히 취미 생활로 접했습니다. 일반 학생들보다 신체조건이 좋아서 자연스럽게 접한 것 같아요. 그렇게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계속 공부를 하다가, 제 미래에 대해서 생각해봤는데 제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농구라고 시작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남들보다 몇 배는 늦었기 때문에 집안에서 반대도 있었지만, 열심히 한 결과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남들과는 다른 출발선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많이 힘들었을 것 같아요. 포기하고 싶을 때는 없었나요?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했나요? 

몸이 안 만들어진 상태로 열정만 있다 보니 잔부상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슬럼프도 찾아왔고, 제가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 같아 정신적으로 힘들었습니다. 특히 대학교 2학년 때 많이 힘들었는데, 주변에서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극복했던 것 같아요. 


제 내적으로는 단시간에 많은 공을 들였는데, 지금 포기하면 해왔던 것이 물거품이 될 것 같아서 마음을 다잡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성실한 센터 자원이라는 평이 자자해요. 본인의 성실성에 비결이 있을까요? 

저희 코치님과 감독님께서 저에게 자만하지 말라고 항상 당부하십니다. 그래서 저는 아직도 1학년이라는 마인드를 갖고 농구에 임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성실성이 좋다는 평을 받는 것 같습니다. 



-농구를 하며 잔부상은 많았지만, 직접적인 부상은 한 번도 안 당했습니다. 이런 비결이 있을까요?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잔부상이 많이 와서, 잔부상이 오기 전 그 느낌을 잘 압니다. 그래서 몸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코치님들께 말을 하고, 병원을 다녀오거나 아이싱을 자주 하는 편입니다. 


또한, 하체 운동을 많이 하면서 무릎이나 발목에 무리가 안 오도록 예방 조치를 하고 있습니다. 



-김영현 선수는 타 선수들과 비교해 봤을 때 구력이 짧은 편에 속하잖아요. 본인이 생각하시기에 어떤 점이 남들보다 부족하다고 생각하세요? 

우선 저는 구력이 짧다 보니, 볼에 대한 감각이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경기 도중 볼을 흘리는 모습도 많이 노출했고요. 그래서 볼 키핑에 대한 연습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 경험이 많이 없어서 지고 있을 때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코치님과 감독님들 그리고 경험이 많은 원상(단국대학교, G)이가 좋은 말을 많이 해주고 있습니다. 



-이런 점들을 보완하기 위해서 요새 어떤 훈련을 하고 있나요? 

우선 볼 키핑이 리바운드랑 직접적인 연관이 되기 때문에, 2인 1조로 슈팅 연습을 할 때 동료가 슛을 쏘면 저는 골 밑에서 리바운드를 잡습니다. 슛을 쐈을 때 어디로 떨어지는지를 보면서 리바운드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경기 요소를 기르기 위해 선배님들이 뛰는 농구 경기 영상을 많이 찾아봅니다. 



-그러면 타 센터들과 비교했을 때 본인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발이 빨라서 빠른 공격을 이끌 수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속공 참여도 가능하고요. 

또한, 탄력이 좋아서 스탠딩 덩크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다른 센터들보다 슈팅을 잘 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득점 루트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단국대학교에서 어느덧 마지막 시즌을 보내게 됐어요. 지나간 시즌을 돌아봤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경기나 순간은?

대학교 3학년 때 상명대학교랑 경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7분 밖에 뛰지 못하고 코트 밖에서 저희 학교가 지는 모습을 바라보니까 너무 속상했던 적이 기억에 남습니다.


좋은 기억은 저희가 고려대학교를 이겼을 때입니다. 화정체육관에서 펼쳐진 원정경기였는데 제가 미들 슛도 많이 성공하고 리바운드도 많이 잡으면서 승리에 일조했을 때가 가장 인상 깊은 순간이었네요. 



-농구 외적으로도 여쭤볼게요. 본인은 농구하는 시간 외에 어떻게 보내세요? 

쉴 때는 좀 생각 없이 쉬려고 합니다.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는 것을 좋아해서 맛집들을 찾아갑니다. 요새는 여름이라 막국수가 생각나네요. 




-드래프트 이야기도 해볼게요. 김영현 선수는 골 밑에서 궂은일을 하는 듬직한 센터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구력이 짧은 부분이 오히려 장점이 되어 군더더기 없는 플레이를 한다는 평가도 있고요. 하지만 피벗을 활용한 스텝이나, 포스트업 등 정교로운 면이 없다는 평가도 공존합니다. 이 기회에 스카우터들에게 본인을 어필해 주세요. 

제가 정교로운 면에서는 떨어지지만, 슈팅이나 스피드 등 장점으로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리고 제가 스펀지 같은 성격이라, 부족한 점들에 대해서 알려주시면 금방 흡수해서 잘 보완할 수 있습니다. 팀에게 꼭 도움이 되는 센터 자원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본인의 롤모델이나 같이 경기를 뛰어보고 싶은 선수는 누구 있을까요? 

SK 나이츠의 최부경 선수입니다. 저랑 플레이 스타일이 겹침에도 불구하고, 같은 팀에 가서 뛰어보고 싶습니다. 선배님이 경기하시는 모습만 지켜봐도 여러 가지를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디펜스적인 측면에서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선배님은 상대에게 첫 스텝이 뺏겼어도, 개의치 않고 끝까지 따라가서 블락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대한민국의 취준생들이 코로나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드래프트를 준비하는 대학 선수들 역시 어떻게 보면 취준생인데, 지금 이 순간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준생에게 응원 한마디 해주세요. 


지금 잠시 시간이 멈춰있어서 많이 힘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 이 시간이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도 무조건 운동만 하다가, 코로나 때문에 스킬 트레이닝도 받고 자신을 돌아보며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역시 이 시간을 잘 활용해서 자신의 가치를 좀 더 높일 수 있길 바랍니다. 



테니스의 황제 로저 페더러, 레스터 시티의 우승 주역 제이미 바디. 이 선수들의 공통점은 남들보다 늦게 시작하여 그 분야에서 최고를 이뤘다는 것이다. 출발선은 결승점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냐가 훗날 성공을 좌지우지한다.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나아가는 김영현 선수의 결승점은 누구보다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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