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ace] '제2의 누구'라는 수식어는 필요없다! 고려대 믿을맨 이석제

조회수 2020. 8. 26. 09:2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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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믿을맨 이석제

현재 팀 내에서 가장 많은 경기 등판 중

U-리그 7경기에서 무자책

주무기는 130중후반대의 ‘패스트볼’

이 외에도 커브와 슬라이더 구사

‘체인지업’도 연습 중

“제1의 이석제로 유일한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U-Face>는 대학야구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선수를 인터뷰하기 위해 기획한 시리즈입니다. 야구선수로서의 인생과 앞으로의 각오 등을 인터뷰하며 독자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KUSF = 글/권혁중 기자, 사진/선수 본인] 지난 5일 구의 야구장에서 고려대와 연세대의 시즌 첫 번째 맞대결이 펼쳐졌다. 당초 지난달 10일에 경기가 예정됐었지만, 우천으로 인해 취소되면서 일정이 밀리게 됐다. 두 학교 간 정기전을 개최할 정도로 라이벌 관계에 있는 팀들이기 때문에, 오랜만에 열린 경기는 선수들뿐만 아니라 팬들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경기 결과는 11-2로 연세대의 승리. 연세대 타자들이 고려대 에이스 박건우 공략에 성공하며 확실하게 주도권을 가져왔다. 연세대의 선발투수였던 조강희 또한 고려대 타자들을 침묵시키며 마운드를 단단히 지켜냈다. 고려대는 라이벌 연세대에게 패배하며 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고려대에 유독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고려대 투수 이석제다.


이석제는 6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등판해 두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연세대 타선의 불씨를 잠재웠다. 이후에 도루 두 개와 안타를 하나 허용하긴 했지만, 침착하게 투구해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 삼진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연세대의 빅이닝이었던 6회초, 위기상황에서 등판해 배짱있는 투구로 타자들의 불붙은 방망이를 잠재웠다.


이석제가 마운드를 내려가고 정보를 찾아보니 2학년이었고, 심지어 1학년 때에는 출전 경험이 많이 없었던 선수였다. 등판 경험이 많이 없는 투수치고는 굉장히 자신 있는 투구를 보여줬다. 이후 이석제에 대해 궁금증이 생겨 경기 후 찾아가 인터뷰를 요청한 뒤, 비대면 인터뷰를 통해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입스’도 막지 못한 소중한 ‘꿈’ 

이석제와 야구의 첫 만남은 여느 아이들과 비슷했다. “아버지께서 글러브와 방망이를 사주셨고, 그때가 마침 베이징 올림픽 이후라서 야구에 대한 꿈을 갖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야구선수라는 꿈을 갖게 된 이석제의 투수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왼손’이었다. “처음 야구 시작했을 때 아버지가 오른손 글러브를 사주셨어요. 왼손잡이가 오른손 글러브를 끼고 오른손으로 공을 던지니까 잘 던질 수 없었는데 나중에 왼손으로 던지는 것이 더 편하다고 말했습니다. 이후에 초등학교 감독님이 왼손투수 출신이셔서 그때부터 투수를 쭉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투수가 된 이석제는 고명초와 건대부중을 거쳐 장충고에 입학하게 된다. 그런데 이석제의 고교시절 기록을 찾아보니 1·2학년 때의 기록이 없었다. “일단 선수가 많은 팀이라서 기회는 거의 3학년 주요 선수들에게 돌아가는 편이었습니다. 그리고 1, 2학년 때 투수에게 제일 치명적인 입스에 걸려서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했습니다” 기회도 많지 않았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입스에 걸린 것이다, 


투수에게 입스는 굉장히 치명적이다. 실제로 이석제 또한 이 시기를 선수생활 중 가장 힘든 시기로 꼽았다. “아무래도 입스왔을 때가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었어요. 야구선수가 공을 사람한테 정확히 던지지 못하고 있으면 그거만큼 힘든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이석제는 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야구를 처음 배우는 사람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투구에 필요한 감각을 차근차근 익혔다. 부모님의 조언 또한 큰 힘이 됐다. “부모님이 저에게 했던 말이 고등학교 이후로 팀을 못 찾아 야구를 못하게 되더라도 후회 없이 던지라고 하셨어요. 그렇게 생각을 내려놓으니 조금은 편해졌습니다” 


고3 때에도 입스를 완벽히 극복하지는 못했지만, 이전보다는 확실히 나아진 모습을 보여줬다. 10경기에 등판해 2승 21K 2.1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고교야구 주말리그 전반기(서울권B)에 우수투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렇게 이석제는 투수로서 한 층 더 성장했다. 


이제는 고려대의 듬직한 ‘믿을맨’ 

올해에는 자주 등판하는 이석제지만, 지난해에는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다. 3경기에 등판해 7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이유에 대해 물어보니 “팀의 주축 투수인 동수형과 건우형이 경기를 잘 이끌었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고 답했다. 이러한 이석제는 올 시즌을 더 철저히 준비했다. “올해는 어떤 상황에 올라가도 제 역할을 해낼 수 있는 다재다능한 투수가 되고 싶었어요. 그러기 위해서 변화구 구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변화구 연습과 자유로운 커맨드를 구사할 수 있도록 제구에 더 신경을 썼습니다” 


현재 이석제는 U-리그에서 7경기에 등판해 자책점이 단 한 개도 없다. 단순히 등판 횟수만 많아진 것이 아니라, 등판 때마다 마운드를 단단히 지키는 ‘믿을맨’이 된 것이다. 마운드에는 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내려오자 라는 생각으로 오른다. 지난해에 비해 등판이 잦아 부담스럽지 않냐는 질문에는 “안 그렇습니다. 오히려 더 많이 던지고 싶습니다”고 말하며 자신감을 표했다. 


자신 있는 구종은 ‘패스트볼’, ‘체인지업’ 연습 중... 롤모델은 ‘셰인 비버’ 

이석제는 패스트볼(평균 130km 중후반)과 슬라이더(128~130km), 커브(103~105km)를 구사한다. 그중에서도 자신 있는 구종은 패스트볼이다. 취재 당시에도 묵직한 패스트볼로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앞으로 보완하고 싶은 점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커브랑 슬라이더는 다 우타자 기준 안쪽으로 꺾이기 때문에 반대로 꺾이는 체인지업 같은 구종을 연습 중입니다”고 말했다. 덧붙여 “아직은 많은 경기에 올라가지 않아 중요한 순간에 사구가 많은데 경기를 계속하면서 그런 점을 더욱 보완하고 싶습니다”고 답했다. 


선발, 중간계투, 마무리 중 어떤 보직을 맡고 싶냐는 질문에는 “개인적으로는 선발투수를 하고 싶습니다만 중간계투나 마무리에 가더라도 보직에 맞는 투구를 할 생각입니다”고 답했다. 선발투수를 하고 싶은 이유로는 “선발이라는 보직 자체가 긴 이닝을 소화하고 경기를 이끌어나가는 위치이기 때문에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 점이 마음에 들어서 선발투수가 하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현재는 주로 믿을맨으로 활약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선발투수’ 이석제로 마운드에 오를 수도 있다. 


이러한 이석제의 롤모델은 클리블랜드 투수 셰인 비버다. “투구 보더라인 안쪽과 바깥쪽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면서 타자를 삼진잡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가장 고마운 사람은 ‘부모님’ 

이석제가 지금까지 야구선수라는 꿈을 키울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의 존재 덕분이었다. “제가 야구를 시작하면서 저에게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아버지는 야구에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제가 야구를 시작하면서부터 필요한 자료를 찾아주기 위해 지금은 거의 야구 박사가 되셨어요. 어머니도 바쁘신 와중에 매일 경기를 보러 오십니다” 인터뷰를 요청한 날에도 찾아와 이석제의 투구 영상을 찍었다. 지금의 이석제는 부모님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었기에 만들어진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야구선수로서의 목표에 대한 답을 들으며 끝내려 한다. 앞으로 이석제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해보자.


“제2의 누구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는 제1의 이석제로 유일한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gur1451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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