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r Captain] "남산 서울타워까지 15분이면 뛰어올라가요" 동국대학교 이준서 주장

조회수 2020. 8. 26. 09: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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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대만의 특별한 훈련 장소, ‘남산’과 ‘헐떡 고개’

• 골키퍼에 대한 부담감, 이제는 즐겨

• 운동을 하면서도 4점대 학점을 유지하는 비결

• 좌우명은 ‘매일이 맑다면 사막이 오겠지’

▲ 동국대학교 축구부 주장 이준서 선수

[KUSF=글, 사진 이규하 기자] 올 한해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를 뛸 선수들을 릴레이로 인터뷰하는 ‘Ur Captain 2020’의 두 번째 주자는 바로 동국대학교의 주장이자 수문장을 맡고 있는 이준서 선수다. 75년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동국대학교 축구부는 지금까지 대학 축구의 강호로 꾸준한 성적을 거둬왔다. 그런 동국대학교의 주장답게 인터뷰 내내 학교와 팀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던 이준서 선수와의 대화를 인터뷰로 담아보았다.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동국대학교 스포츠문화학과에 재학중인 17학번 4학년 이준서입니다. 동국대학교의 주장을 맡고 있습니다. 포지션은 골키퍼, 등 번호는 1번입니다.


- 인터뷰 릴레이에 지목받은 소감은 어떤가요? 

중앙대학교 주장인 장호승 선수에게 지목을 받았는데 처음부터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우리 팀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좋은 마음으로 나왔습니다.


- 동국대학교의 근황이 궁금합니다. 

현재는 대회 직전이라 연습경기 위주로 운동을 합니다. 얼마 전에는 연습경기를 위해 부산으로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보통 연습경기는 고등학교와 일주일에 세, 네 경기 정도 진행합니다. 경기가 없을 때는 학교에서 운동을 합니다. 코로나가 한참 심할 때는 집에서 지내며 개인적으로 운동했습니다.

▲ 이준서 선수는 이 곳이 남산 야경의 포토존 이라고 전했다 (사진제공=선수본인)

팀 소개

- 동국대학교만의 특별한 훈련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희 동국대학교가 남산 중턱에 위치해서 종종 체력훈련으로 남산을 뜁니다. 운동장 사용이 불가할 때 학교 건물인 상록원 뒤쪽 등산로부터 시작해서 둘레길을 따라 남산타워 꼭대기까지 올라갑니다. 빠르게 뛰면 정상까지 15분 정도 걸립니다. 가끔씩 개인 운동으로 밤에 올라가서 야경을 구경하기도 합니다.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많이 뛰어야 하는데 같은 위치와 풍경을 보면 재미가 없기도 하고 언덕이라 운동도 더 잘 되니까 남산을 뛰는 것이 좋습니다. 또 학교에 ‘헐떡 고개’라는 경사가 심한 언덕이 있는데 코치님께서 비가 오거나 운동장을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강도 높은 근력운동이 필요하면 헐떡 고개를 뛰자고 하십니다. 입구에서 위쪽까지 10번 넘게 반복해서 뜁니다. 정말 힘듭니다.


- 동국대학교 축구부는 어떤 경기 스타일을 가지고 있나요? 

패스 위주로 풀어나가고, 후방부터 빌드업 해서 올라가는 방식으로 주로 플레이합니다. 훈련 전술을 자세히 말하지는 못하지만 20년도에 들어서는 반대 전환을 한 쪽에서 공격을 진행하거나 중앙에서 풀어가려고 연습했습니다.


- 동국대학교 축구부의 자랑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선후배 관계가 아닐까 합니다. 후배들끼리도 서로 반말을 하며 장난치는 친근한 분위기입니다. 그래서인지 운동할 때의 분위기가 정말 활발하고 재미있습니다. 감독님, 코치님들도 약속한 것을 잘 지키면 크게 관여하지 않으시고 생활 역시 자유롭습니다.


- 키 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는 선수는 누구인가요? 

전체적으로 비슷하지만 특정해서 뽑으라면 손재혁 선수(2학년), 어정원 선수(3학년)입니다. 재혁이는 미드에서 잘 풀어나가고 수비형, 중앙 미드필더 모두 자유자재로 잘 보는 선수입니다. 정원이 같은 경우에는 왼쪽 윙에서 드리블이나 돌파력이 뛰어납니다.


- 골키퍼 포지션에 대한 부담감이나 어려운 점은 없나요? 

솔직히 상대편이 골을 넣으면 골키퍼의 책임이 가장 큽니다. 필드 플레이어들의 실수는 골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잘 없는데 골키퍼는 실수하면 골로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부담감은 있지만 그런 부담감을 느끼고 즐기니까 골키퍼를 하는 게 아닐까 합니다. 어릴 때는 부담감이 컸는데 지금은 많이 성장했습니다. 또 골키퍼는 잘하든지 못하든지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될 수밖에 없고, 골키퍼가 잘할수록 팀 분위기도 살아나기 때문에 중요한 위치라고 생각합니다.


- 라이벌 팀이 있나요? 

해마다 다릅니다. 작년에는 연세대학교와 U리그, FA컵, 대회 등 일 년에 네 번을 만났습니다. 패배와 무승부를 기록하다가 연세대학교와의 마지막 U리그 경기를 남겨두고 코치님께서 꼭 이겨야 한다며 포상을 걸기도 하셨습니다. 결국 극적으로 승리했는데, 비록 왕중왕전에 진출하지는 못했지만 연세대학교를 이겨서 좋았습니다. 이번 해는 어떤 라이벌이 생길지 모르겠습니다.


- 팀에서 잘 맞는 선수는 누구인가요? 

골키퍼기 때문에 수비수와 가장 잘 맞춰야 합니다. 우선 중앙 수비수 김기환 선수(2학년)입니다. 왼발잡이고 왼쪽 중앙 수비를 보는데 그 선수와 의사소통을 가장 많이 합니다. 빌드 업을 할 때도 가장 많이 공을 주고 믿는 선수입니다. 또 손재혁 선수(2학년)는 공격을 진행하거나 골킥을 차면서 빠르게 진행할 때 공을 편하게 주고 시작할 수 있는 선수입니다.


- 주장이자 골키퍼를 맡고 있는 이준서 선수는 경기장에서 어떤가요? 

주장으로서는 팀을 이끌어야 하고 골키퍼로서는 골을 먹히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팀원들을 하나하나 신경 쓰려고 노력합니다. 또한 말을 많이 하며 관리하려고 합니다.


- 스스로 어떤 주장이라고 생각하나요? 

원래는 열정도 화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주장을 맡고 나서부터 개인이 아니라 팀을 봐야 하기 때문에 조금 차분해지고 진지해졌습니다. 선수들에게 화를 내는 것은 팀 손해라고 생각해서 잘못된 부분이 있더라도 제가 참고 안고 가는 스타일입니다. 사실 위에서부터의 압박이 없다고 말 하지는 못하는데 선수들에게는 좋게 말하려고 합니다. 전체적으로 잘 따라와주기 때문에 중간에서 조율하는 것도 가능한 것 같습니다.

▲ 동국대학교를 대표하는 주황색 운동복을 입은 선수들

U리그

- U리그에서 기억나는 경기는 무엇인가요?

부상 때문에 U리그에서 한 경기밖에 뛰지 못했습니다. 1학년 때 서울대학교와 했던 데뷔 경기를 2대0으로 선방해서 기억에 남습니다. 제가 직접 뛰지는 않았지만 작년에 연세대학교와의 마지막 U리그 경기도 인상 깊었습니다. 선수들이 절실하게 뛰는 모습이 필드 밖에서도 진심으로 와닿았습니다. 신민수 선수(3학년)가 극적으로 넣은 한 골로 1대0 승리를 했기 때문에 더 기억에 남습니다.


- 본인에게 U리그란 무엇인가요? 

경험은 한 번 했지만 새로움입니다. 9월에 개막을 앞두고 새로움이 다가오고 있는데 꼭 뛸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이준서 선수가 골킥으로 빌드업을 시작하고 있다

개인 질문

- 이준서 선수의 일대기가 궁금합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동네에서 축구를 하다가 감독님의 권유를 받았고 5학년 때 정식으로 축구를 시작했습니다. 중학교 때 진로 선택을 앞두고 어머니께서 축구만 하기보다는 공부를 하라고 하셨기 때문에 공부하는 중학교로 유명한 공릉중학교에 진학했습니다. 높은 평점을 유지하며 1학년 때는 서울대학교 체육교육학과에 진학하고 싶다는 목표를 가졌습니다. 그런데 2학년 때 연령별 대표팀에 들어가며 축구가 내 적성이라고 느낀 뒤 축구 선수의 꿈을 키웠습니다. 처음에 중학교에 진학해서는 희망 진로에 외교관을 적어서 내기도 했지만, 2학년부터는 항상 축구선수가 되기를 희망했습니다. 공부를 하며 운동을 하는 게 적응이 되어서인지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진학해서도 꾸준히 공부와 운동을 병행했습니다.


- 학교 생활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1학년 때는 어떻게 학교생활을 해야 할지 잘 몰랐고 1학기 때는 부상으로 인한 수술 때문에 결석 일수가 많아 0점대 학점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다음 학기부터는 꾸준히 4점대 학점을 받으며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학기에는 4.43점을 받았습니다. 특히 현재 학과장이신 정진욱 교수님이 오신 이후로 개편이 잘 되어서 적응하기 쉬웠습니다. 전공 커리큘럼을 따라 듣다 보니 4학년인 지금은 전공이 편하게 느껴집니다. 세미나와 불교 수업 등 공통교양 과목은 어렵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일반 학생들과 친해지는 기회가 되어 재미있게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다만 공부와 운동을 병행해야 하기에 수업이 모여있는 요일에는 힘들기도 합니다.


- 좌우명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매일이 맑다면 사막이 오겠지’라는 말을 늘 생각하면서 살아갑니다. 인생의 모토가 되는 글귀입니다. 매일이 맑다면 사막이 올테니 우울한 날이 오더라도 이겨내자는 마음가짐을 갖게 합니다.


- 향후 계획은 어떤가요? 

현재 최종 목표는 프로팀에 진출하는 것입니다. 프로팀에 진출하지 못한다는 가정은 해보지 않았습니다. 만약 프로 선수를 하지 않는다면 동국대학교를 졸업한 이후에 지도자의 길로 나가보려고 합니다. 중학교 때부터 대한축구협회(KFA) 소속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고 더 나아가서는 감독님의 권유처럼 국제축구연맹(FIFA)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지도자가 적성과도 잘 맞습니다.


- 가고 싶은 팀은 어디인가요? 

대학교 2~3학년 때는 FC서울이었습니다. 고등학교를 FC서울의 유스팀인 오산고등학교를 나왔습니다. 현재로서는 우선 지명이 풀리며 자유로운 신분이 되어서 경기를 아주 조금이라도 뛰거나 벤치에라도 앉을 수 있는 팀을 가고 싶습니다. 나이도 많은 편이기 때문에 경기 보장을 받을 수 있는 팀으로 간다면 좋겠습니다.


-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다가오는 추계대학축구연맹전이 정말 중요합니다. 우승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우선은 인제대학교와의 예선 첫 경기를 잘 풀어나가고 싶습니다. 또한 U리그 우승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요즘 더운 날씨에 정신력도 떨어지고 선수들이 지친 모습을 많이 보였는데, 팀 미팅 이후에 다시 마음을 잡으며 분위기가 좋아졌습니다. 선수들과 함께 고생하다 보니 다들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큽니다. 1,2,3,4학년 모두 프로에 갈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이번 대회를 잘 뛰어서 좋은 결과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대회에 골을 먹히지 않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래야 팀이 우승하고, 제가 선방하면 팀 분위기가 사는 만큼 중요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야 합니다.


- 사랑하는 동국대 축구부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학교 운동장에서 운동하면 온몸이 다 아프고, 축구화를 신으면 미끄러워서 풋살화를 신을 정도로 잔디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열심히, 재미있게 운동하려고 해주고 잘 따라와 줘서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하자’보다는 ‘잘 하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열심히는 누구나 다 하니까 잘해야 합니다. 다치지 않게 부상 관리 잘 하고 올 한해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습니다.

안효연 감독님께는 대학교 와서 부상도 많고 한 게 없는데도 계속 잘 지켜봐 주시고 믿어주시고 기회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번 해에 새로 오신 민경인 코치님은 처음에 저희가 익숙하지 않은 훈련에 잘 적응하지 못해서 죄송했습니다. 서로 맞춰가고 알아가면서 지금은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주성 코치님은 3년째 함께 하고 있는데 같이 운동도 하고 축구에 대한 열정 먼저 보여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현실적으로 직언해 주셔서 생각도 더 깊어지고 저희가 더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성적 잘 내서 좋은 결과로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뛰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전국적으로 난리입니다. 특히 운동선수들은 많은 대회가 취소되며 입시나 취직도 힘든 상황입니다. 그러다 이번에 처음으로 추계대학축구연맹전이 열립니다. 선수 및 관계자분들 전부 건강하게 대회 잘 마무리했으면 합니다.

▲ 동국대학교 선수들이 대회를 앞두고 훈련을 마무리하는 중이다

  원래 정이 많은 성격이라는 이준서 선수는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오랜 시간 함께한 동국대학교에 대한 애정을 여실히 드러냈다. 특히 저학년 학생들을 보면 햇병아리 같아서 귀엽다며 후배들에게 사랑을 표현하기도 했다. 추계대학축구연맹전과 U리그 우승을 목표로 노력하는 ‘주장’ 이준서에게서는 응원할 수밖에 없는 간절함이 느껴졌다. 이준서 선수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세 번째 주자로 한양대학교를 지목했다. 이번 시즌, 골대를 빈틈 없이 지키는 이준서 선수의 선방과 동국대학교의 성적에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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