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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

“축구와 학업, 둘 다 놓치지 않을 거예요”, 연세대 골키퍼 김동혁의 슬기로운 대학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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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와 학업을 어떻게 병행해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

· 어렸을 때부터 내 꿈은 연세대에서 축구하는 것

· 어려운 슈팅을 막았을 때의 희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

· 기다림은 골키퍼의 숙명, 항상 준비하는 자세가 중요 


▲ 김동혁(24번)이 2019 U리그 4권역 최종전에서 숭실대를 상대로 거둔 극적인 승리의 기쁨을 연세대 선수들과 함께 나누고 있다.(사진제공=연세대학교 스포츠매거진 시스붐바)

[KUSF=글 신수아 기자 / 사진 연세대학교 스포츠매거진 시스붐바 제공]


대학 무대에서 뛰는 선수는 한 명의 대학생으로서 학업과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그러나 하루 일과의 대부분을 운동에 쏟는 선수들이 일반 학생들과 비슷한 시간을 학업에 투자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런데 4년간 운동과 공부 모두를 성실하게 해낸 선수가 있다. 올해로 등번호 1번을 달게 된 연세대학교 골키퍼 김동혁(글인 17)과 그의 대학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학업과 운동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했던 나날들, “둘 다 놓치고 싶지 않아서 적절한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어요.” 




김동혁은 유치원 때부터 일본에서 생활하며 모든 운동을 즐겨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친구의 추천으로 축구 클럽에 다니면서 본격적으로 축구를 시작한 그는 공격수로 연맹대표에도 선발되어 활약을 이어갔다. 중학생 때 팀 골키퍼의 부상으로 우연히 한 번 맡게 된 골키퍼 포지션에서 소질을 보이자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골키퍼로서의 선수 인생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는 연세대 축구부 역사상 처음으로 체육계열이 아닌 글로벌인재학부 소속으로 입학했다. 일본에서 학교생활을 모두 했기 때문에 한국 대학에 체육특기자 자격으로 입학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진학 시스템에 따라 메이지대학에 바로 진학할 수 있었지만 그는 연세대학교를 선택했다. “아버지께서 연세대 교수로 계실 때 학교에 자주 놀러 갔었는데 운동장에서 Y자를 달고 축구를 하는 형들이 너무 멋있었어요. 그때 제 꿈은 연세대학교에서 축구를 하는 것으로 정해졌죠.”라며 그의 목표가 얼마나 확고했는지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러나 다른 단과대 학생이 운동부 선수로 들어오는 사례가 처음이었기에 모두가 그를 신기하게 보았다고 전했다. 또한 똑같이 프로진출을 꿈꾸는 대학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소속이 다르다는 이유로 겪어야 했던 고충을 털어놓았다. 



“제가 처음이었기에 저의 행동 하나하나가 기준이 될 수밖에 없었죠. 처음 있는 사례이고 어떠한 가이드라인도 없어서 학교생활을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 정말 많이 고민하고 모색했어요. 1학년 때는 송도와 신촌을 오가면서 생활을 해야 했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했기에 공부와 축구 모두 너무 힘들었어요.” 


“일본에는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는 ‘문무양도’라는 개념이 있어요. 하지만 한국은 엘리트 스포츠가 지배적이어서 저 같은 학생을 찾기 힘들었죠. 또 ‘공부하는 학생’이라는 부분이 제가 축구가 좋아서 그냥 취미로 하는 것이라는 편견으로 이어졌어요. 아무리 노력해도 ‘공부하는 애’라는 시선이 항상 저를 따라다녔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 편견을 깨기 위해 운동과 학업 모두 더욱 성실히 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남들이 운동하는 시간에 공부한다면 역시 그 편견을 깰 수 없어요. 그래서 잠을 줄이고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면서 운동도 공부도 남들보다 더 많이 하게 되었죠. 둘 다 놓치고 싶지 않다는 욕심이 있었기에 축구와 학업 사이의 적절한 밸런스를 잡는 것이 어려웠어요.” 




골키퍼가 지닌 책임의 무게, “골키퍼가 막아내는 한 골은 공격수가 넣는 한 골과 똑같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골키퍼로서 느끼는 골키퍼 포지션의 매력이 무엇인지 묻자 “축구가 골을 넣는 스포츠지만 못 넣게 하려면 누군가는 몸을 던져 막아야 하잖아요. 공격수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골키퍼가 막아내는 한 골은 공격수가 넣는 한 골과 똑같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건 먹혔다고 생각되는 슈팅을 막았을 때의 희열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라고 답했다. 또한 그는 일본에서 축구를 배워 발밑에 자신이 있다며 역습의 기점이 되는 킥이나 패스를 성공시켰을 때의 뿌듯함도 상당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역시 골키퍼의 고충은 포지션이 지닌 책임감의 무게가 엄청나다는 사실이다. 그는 골키퍼의 고충에 대해 “공격수는 9번 실수해도 1번 골을 넣으면 영웅이 되지만 골키퍼는 9번 잘 막아도 1번 실수하면 바로 역적이 되잖아요. 저희 뒤에는 골대밖에 없으니까 저희의 실수는 바로 패배로 이어지죠. 그 책임의 무게가 정말 무겁게 느껴져요.”라며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대학 무대에서 골키퍼로 뛰면서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무엇이었는지 물었다. 



“저는 작년 숭실대와의 U리그 4권역 마지막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숭실대는 비기기만 해도 우승이었고 저희는 반드시 이겨야만 우승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죠. 오랜 기간 경기에 나서지 못하다가 몇 달 만에 중요한 경기에 선택받아 출전할 수 있어 정말 기뻤고, 선방도 하며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어요. 1:3으로 지고 있다가 후반 10분 동안 3골을 넣어 역전한 경기 내용도 정말 극적이었고요.” 




“그리고 작년 12월에 있었던 일본 게이오대학과의 정기교류전도 기억에 남아요. 연세대와 게이오대학은 자매학교라 매년 교류전을 하는데, 제가 처음 축구를 시작한 곳이 바로 게이오대학의 클럽팀이었어요. 연세대학교 유니폼을 입고 처음 축구를 시작한 운동장에 돌아가서 다시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감사했어요. 저에게는 고려대와의 정기전만큼 중요한 경기였죠. 인생에서 그렇게 90분이 짧게 느껴진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또 일본의 친구들 앞에서 다시 축구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기도 했어요. 경기도 그렇게 잘했던 적이 없는 것 같아요.(웃음)”

▲골킥을 찰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연세대학교 스포츠매거진 시스붐바)

기다림이 숙명이었던 그가 마음속에 새겼던 말, ‘성공의 기회를 잡는 사람은 실력 있는 자가 아닌 준비된 자다’



골키퍼는 열한 명의 선발 라인업에서 단 한 명뿐인 포지션이다. 또한 특별한 이유가 없는 이상 교체도 하지 않기에 기다림의 연속을 견뎌야 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김동혁 역시 김시훈(체교 16)이 팀의 주전 골키퍼였을 때는 김시훈의 부상과 같은 예기치 못한 상황이 아닌 이상 오랫동안 경기를 벤치에서 지켜보아야 했다. 



기다림에 관련하여 골키퍼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한 물음에 그는 “기다림은 골키퍼에게 숙명인 것 같아요. 경기를 뛰는 사람이 있으면 못 뛰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저는 오랜 기간동안 경기를 못 뛰어봐서 그 기분을 정말 잘 알아요. 그래서 지금 후배들에게 늘 감사하죠. 싫은 티 안 내고 같이 열심히 훈련하는 게 쉬운 것은 아니니까요.”라며 후배들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성공의 기회를 잡는 사람은 실력 있는 자가 아닌 준비된 자다’라는 어느 브라질 축구 코치의 말을 인용하며 언제 어떻게 기회가 주어질지 모르기에 항상 준비하는 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운동량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해서 리그 경기가 있던 날도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면 숙소에 와서 매번 바로 운동을 해왔다. 1년 내내 같은 몸무게를 유지하려고 노력했으며 무엇보다도 축구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음은 물론이다. “언제 기회가 주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스스로 동기 부여를 계속하기가 정말 힘들었고, 지금의 제 노력이 아무 의미 없는 행동이 될 것 같아 분하고 무기력해졌던 적도 많아요. 그럴 때마다 가족의 존재가 정말 크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시고 항상 제 편에 서서 응원해주시는 부모님을 생각하며 힘을 냈어요.”라며 오랜 기다림의 시간을 힘겹게 버텨왔음을 밝혔다. 



그에게 영향을 주었던 또 다른 문구는 ‘성공에 얽매이기보다 성장에 집중하라’는 일본 국가대표 혼다 케이스케의 말이었다. 그는 당장은 경기를 못 뛰더라도 꾸준히 훈련을 통해 준비를 하며 실력을 성장시킨다면 언젠간 성공도 따라올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성공에 얽매인다면 경기에 뛰지 못했을 때 모든 게 끝나잖아요. 하지만 성장에 집중하면 경기에 뛰지 못해도 할 수 있는 게 많아요. 이 마음가짐 하나로 3년을 버텼어요. 그러다 주어진 기회가 저에게는 앞서 언급한 숭실대와의 U리그 4권역 우승결정전이었죠.” 



다음 생에도 같은 포지션을 선택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축구를 공격수로 처음 시작했기에 공격수로서 축구를 계속했다면 자신의 미래가 어떻게 달라졌을지 가끔 상상해본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자신의 선택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며 다음 생에도 축구를 하게 된다면 똑같이 골키퍼를 택할 것이라고 확답했다. 


▲ 휴일엔 시원한 맥주 한 잔과 함께 후배 선수들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눠요.(사진제공=선수 본인)

같은 골키퍼로서 느끼는 유대감, “저희는 같은 고민을 공유하고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동료입니다.”



현재 연세대 축구부에는 김동혁 이외에 염지용(스응산 19), 김동현(스응산 20) 두 명의 골키퍼가 더 있다. 김동혁은 그들에 대해 “골키퍼는 정말 해본 사람밖에 모르는 부분이 있어요. 아무리 친한 친구들이라고 해도 골키퍼의 고충을 이해할 수는 없어요. 그래서 저희는 같은 고민을 공유하고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동료입니다. 특히 지용이랑은 작년에 정말 많은 시간을 같이 보냈어요.”라며 골키퍼로서 서로에게 갖는 유대감이 남다르다고 전했다.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후배 골키퍼들에게 선배로서 해줄 수 있는 조언을 부탁했다. 



“4년 동안 본운동도 개인운동도 항상 죽기 살기로 열심히 해왔어요. 그때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모두 다 했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까 후회가 남더라고요. 노력의 양은 누구보다 많았지만 올바른 방향을 모색하는 데 시간을 많이 소비한 게 너무 아쉬워요. 그래서 후배들에게는 자신에게 꼭 필요한 노력이 무엇인지 찾으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골키퍼가 개인운동 시간에 슈팅 연습을 한다면 운동량은 채울 수 있겠지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는 않잖아요. 양을 채우기 위한 노력은 무의미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찾고 필요한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해요. 물론 운동은 절대적으로 많이 해야 하지만요. 얘들아, 운동 좀 하자!(웃음)” 



올해를 마지막으로 졸업하는 김동혁에게 어떻게 학교생활을 마무리하고 싶은지 물었다. 마지막인 만큼 올해 남은 대회와 리그, 연고전을 모두 우승하고 끝내기 위해 열심히 훈련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학교생활을 성공적으로 끝마치기 위해 4점대의 학점을 끝까지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지난 4년 간의 대학 생활을 돌아보며 “연세대학교 축구부에 속해 훌륭한 코치님들과 선후배, 동기들과 함께 축구할 수 있어 너무나도 감사하고 즐거웠어요. 정말 많이 힘들기도 했지만 그만큼 행복했기에 더할 나위 없는 대학 생활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고생 많았다. 어차피 잘 될 놈.”이라며 스스로를 격려했다. 8월에 열릴 제 56회 추계대학축구연맹전에 연세대 주전 골키퍼로 출전하게 될 김동혁은 현재 전지훈련을 떠나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 펼쳐질 그의 활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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