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페르난도 베르다스코, 강력하고 화끈한 왼손잡이, 울산대 테니스 선수, 이정헌

조회수 2020. 7. 30. 18: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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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6회 전국하계대학테니스연맹전 남자 단체전 3연패를 달성한 후 찍은 울산대학교 단체 사진 / 사진출처 = 한국대학테니스연맹(http://www.kutf.co.kr/)

[KUSF=송다혜 기자] 이번 기사는 2020년 6월 30일부터 7월 6일까지 7일 동안 강원도 양구군 양구테니스파크에서 개최된 ‘제36회 전국하계대학테니스연맹전 및 제12회 회장배테니스대회’의 남자부 단체 경기에서 순천향대학교를 종합 4-3으로 꺾고 우승하며, 2018년부터 남자부 단체전 3연패를 달성한 울산대학교의 든든한 맏형, 이정헌 선수를 인터뷰하려고 한다. 이정헌의 솔직한 테니스 이야기를 비롯해 이정헌과 지난 기사 인터뷰의 주인공 한국교통대학교 이영석 모두 잊지 못할 순간이라고 말한 전곡고등학교에서 생긴 에피소드들, 울산대학교의 훈련 방식, 마지막으로 이정헌의 앞으로의 계획 및 목표를 끝으로 제36회 전국하계대학테니스연맹전 관련 심층 인터뷰 기획 기사를 마칠 것이다.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8892798&memberNo=1352526

◇ 이정헌의 남다른 재능을 일찌감치 알아본 감독과 부모님!


 이정헌 역시 테니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선수의 아버지께서 테니스 동호회에 다니셨고, 자연스럽게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테니스를 접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취미로 배울 생각이었는데 가르쳐주시는 분이 재능이 있다고 이정헌의 남다른 떡잎을 알아보셔서 초등학교 3학년 겨울부터 제대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홍연초등학교에서 최삼용, 신윤희, 이동원 코치를 만났고, 빠르게 시작한 나이는 아니어서 많이 혼나면서 배웠고, 열성 넘치는 코치님들 덕분에 고학년 때부터 바로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코치들의 열정과 이정헌의 재능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이정헌은 테니스 선수로서 첫 단추를 잘 끼워서 지금까지 꾸준히 앞으로 한 발씩 내디디고 있다. 이정헌은 홍연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마포중학교로 입학하였지만, 더욱 더 발전된 모습을 원하는 부모님의 권유로 중학교 2학년 때 전곡중학교로 전학을 가서 기숙사 생활을 하며 운동을 꾸준하게 해서 좋은 성적을 냈다고 한다. 고등학교는 처음에 용인고등학교로 진학했다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전곡고등학교로 전학을 가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렇게 많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학창 시절 큰 슬럼프 없이 전곡고에서 열심히 운동하여 이영석과 함께 많은 성적을 내서 경기도체전 1차, 2차 평가전 모두 우승해서 8년 만에 전곡고등학교가 경기도 대표로 전국체전에 출전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정헌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코치가 이정헌은 울산대가 잘 어울린다며 소개해줬고, 이정헌은 울산대 진학 후 좋은 김재식 감독을 만나서 현재까지 변함없이 열정적인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 자랑스러운 메달을 목에 걸고 찰칵! / 사진 제공 = 선수 본인

◇ 드라마 같은 전곡고등학교의 경기도체전 1차, 2차 평가전 이야기


  이정헌과 이영석, 이 두 선수를 따로 인터뷰 진행했을 때만 해도 같은 고등학교 동창이라는 것을 몰랐었다. 그저 울산대학교 4학년 이정헌과 한국교통대학교 4학년 이영석을 인터뷰할 뿐이었는데, 인터뷰가 끝난 후 고등학교 동창인 것을 알고 추가적으로 같은 팀이었던 고등학생 때의 일화를 다시 요청했고, 선수들은 흔쾌히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경기도는 전국체전을 나가기 전에 2차례의 평가전을 치르는데, 1차, 2차를 모두 우승해야 체전에 나갈 수 있다. 전곡고등학교가 양명고등학교랑 1차 결승전을 치르게 됐는데, 경기 순서가 단식, 단식, 복식, 단식, 단식의 4단 1복으로 진행이 됐다. 복식 시작 전에 있는 2번의 단식 경기 중 한 번은 이기고 한 번은 져서 1:1에서 복식을 시작했다. 복식이 진행되는 동안 옆 코트에서 3번 단식을 하는데 전곡고가 져서 1-2에 상황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복식을 이겨야 마지막 경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상대편인 양명고의 복식이 정윤성-배상우였는데, 이영석-이정헌 선수가 질 확률이 높지만, 그냥 재미있게 해보자고 하고 복식 시합을 시작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경기가 잘 풀리고 이영석-이정헌이 환상 호흡을 펼치며 7-5, 6-4로 이기게 되었고, 화룡점정으로 마지막 단식에서 이정헌이 배상우를 이기면서 총 3-2로 1차 평가전 우승을 거머쥐었다고 한다.

  2차 평가전은 이정헌이 평가전 2주 전에 발목을 심하게 다쳐서 병원에 일주일 입원하고 일주일은 움직일 수가 없어서 제자리에서만 공을 치고 시합을 나갈 만큼 악조건 속에서 시작되었다. 이정헌은 뛰기 힘든 상태였는데, 이기든 지든 후회 없이 시합하고 싶어서 코치님과 감독님께 경기 나가고 싶다는 열정을 보이며 말씀드리고 시합을 뛰었다고 한다. 이정헌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아픈 발을 이끌고 접전 끝에 스코어를 가져왔고, 이영석이 그 당시 랭킹 1위를 이겨서 극적으로 2차 평가전도 우승하게 되었다고 한다.


  전국체전의 결승에서 서울마포고등학교에 져서 준우승으로 마무리가 됐지만 끝나고 나서 전곡고등학교 문병율 선생님이 "너희들이랑 정말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앞으로 이런 일은 두 번 다신 없을 거야. 너무 고맙다." 라는 말씀을 하신 게 너무 인상 깊어서 두 선수 모두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경기라고 한다. 이정헌과 이영석은 본인뿐만 아니라 다른 전곡고 선수들도 다 같이 단합하여 잘해줬기 때문에 8년 만에 경기도 대표로 전국체전을 나갈 수 있는 기적을 이뤄냈다고 모든 것들에 코치진들과 동료의 노고를 앞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선수들의 끈기와 열정과 그때의 점수를 세세하게 기억하고 있는 선수 한 명 한 명의 절실함이 보이는 듯했다. 


△ 경기장 밖에서도 드러나는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 / 사진 제공 = 선수 본인

◇ 한국의 페르난도 베르다스코, 날카롭고 까다로운 왼손플레이 이정헌


  이정헌은 딱히 시합 전 루틴이나 징크스를 만들려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것이 있으면 그것을 못 지켰을 때 더 불안하고 신경 쓰일 거 같아서 중, 고등학교 때는 좀 신경 썼는데 이제는 별로 크게 연연하지 않는 강력한 멘탈의 소유자가 되었다. 그리고 테니스만의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조금씩 늘어가는 나 자신을 보는 매력도 있고, 시합을 뛸 때 응원 받는 소리가 좋다고 느꼈을 때 계속하고 싶은 매력이 있다고 언급하였다. 인생에 반 이상을 테니스를 했기 때문에 좋은 기억, 안 좋은 기억이 많은데 그 당시엔 좋고 싫음이 있지만 지나고 생각하면 다 웃고 떠들 수 있는 추억인 거 같다며 테니스를 한마디로 정의해보았을 때 ‘나의 추억’이라고 대답하였다.  



  코로나19바이러스가 생기기 전에는 시합을 메인으로 단식, 복식 게임을 자주 했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시합이 계속 무기한 연기되다 보니까 이정헌은 시합은 없고 훈련만 하는 것이 조금은 지루하고 힘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시합이 연기돼서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서 선수마다 단점을 보완하고, 여름에 개최될 시합을 대비하여 체력 훈련을 자주 하는 방식으로 변경하여 진행했다고 한다. 울산대학교만의 훈련 방식의 장단점에 관해서 물어보는 질문에는 장점은 훈련을 잘 따라오고 버티면 누구든 실력 및 체력이 확실하게 성장이 된다고 말하였고, 성장이 확실한 대신 강도가 높은 훈련을 많이 하여 체력적인 부담이 많이 된다고 말하였다. 지금까지 여러 난관이 있었지만, 부모님께서 항상 믿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여러 난관 앞에서도 더 힘내서 계속 운동을 좋아하면서 할 수 있던 거 같고, 이에 만족하지 않고 실업팀, 프로팀에 가서도 꾸준히 코치 감독님들이 인정해주시고 사람들에게 매력이 있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날카로운 공격이 가능한 왼손잡이에 울산대의 강도 높은 훈련을 버틴 체력, 그리고 다양한 시합을 뛰고 사람들을 경험하면서 생긴 노하우로 이정헌은 점점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역량을 넓혀가고 있다. 그 누구보다 뛰어난 경기력과 테니스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 이정헌은 지금처럼 열심히 달려 나가다 보면, 분명 더 큰 무대에서 경기를 하고, 더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으며 맘껏 실력 발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날을 상상해보며, 이정헌의 심층 인터뷰를 마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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