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농백서] 대학농구 가이드북, 어디까지 봤니?

조회수 2020. 5. 31. 14:2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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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SF=황정영 기자] 2010년, 대학농구리그가 출범하고 대학농구가 홈앤어웨이 방식으로 운영됨으로써 대학농구 가이드북이 출간되기 시작했다. 대학농구 가이드북에는 현재 프로선수들의 앳된 얼굴과 역대 코칭스테프의 변화, 각 팀의 유니폼 변천사 등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대학농구 가이드북이 어떤 변화를 거쳐왔는지 낱낱이 파헤쳐보자.

▲2010 대학농구리그 가이드북 표지

- 2010년: 대학농구리그 대망의 출범

이전에 농구대잔치, MBC배 대학농구대회 등 단발적 경기로 농구 실력을 겨뤘던 것과 달리 2010년 홈앤어웨이 방식을 실시하는 대학농구 리그제가 도입되었다. 그 시작은 한국대학농구연맹의 주최하에 진행되었다. 대학농구리그의 첫 가이드북은 크고 얇은 모양이었다. 참가 학교는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단국대, 동국대, 조선대, 상명대, 성균관대, 연세대, 조선대, 중앙대, 한양대 12개교로 지금과 다를 것 없다. 다만 이때는 아직 여대부가 출범하지 않았다. 오직 남대부만이 리그제를 치렀다.

가이드북의 첫 장에는 여느 행사와 같이 각 회장과 총재의 대회사가 적혀있다. 다음 장에는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규정, 그리고 임원 명단이 있다.

페이지를 넘기면 본격적으로 팀 소개가 시작된다. 역시 처음으로 맞아주는 것은 단체 사진이다. 대학농구리그 출범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단체 사진 특유의 어색한 분위기는 이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당시에는 각 팀의 홈/어웨이 유니폼 사진도 친절히 나와 있었다. 그리고 경기 일정이 기재되어 있는데, 특이한 점은 1라운드, 2라운드 각 11경기, 총 22경기로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지금에 비하면 경기 수가 확연히 많다. 어떻게 보면 과거 선수들은 대학에서 자신을 갈고닦을 기회를 더 많이 부여받은 것이다.

▲가이드북에 기재된 장재석의 취미는 공부. 과연 진실은?
▲이재도의 은밀한(?) 취미생활, 잠자기

다음으로는 선수 소개. 선수 프로필은 상단에 선수 번호와 포지션, 이름이 적혀있고 하단 왼쪽에는 선수의 사진이 오른쪽에는 선수 정보가 나와 있다. 선수 정보는 신장, 체중, 생년월일, 학과/학년, 출신교, 강점, 약점, 농구 시작 시기, 취미로 구성되어있다. 모두 선수가 직접 기재한 것이다. 선수들이 취미란에 주로 적은 것은 음악 및 영화 감상이다. 우리들이 학생 시절 취미란에 적었던 답변과 다를 것 없다. 역시 사람 사는 것은 다 똑같다. 그런데 이 중에 눈길을 사로잡는 답변들이 있다. 하나는 중앙대 장재석(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의 취미란에 새겨진 ‘공부’라는 두 글자이다. 정말이었을까. 진실 규명(?)이 필요하다. 또 다른 하나는 한양대 이재도(안양 KGC 인삼공사)의 ‘잠자기’라는 아주 진솔한 취미이다.

2010시즌 대학농구리그 라인업 중 현재 프로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선수들이 꽤 많다. 대표적으로는 전설의 경희대 3인방 김종규(원주 DB 프로미), 김민구(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 두경민(원주 DB 프로미)이 있다, 당시 최강 전력을 세 명이나 보유하고 있던 경희대는 그야말로 전성기였다. 22경기 중 19승 3패로 정규리그 2위를 달성했다. 그리고 이 세 명은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리그에서 원주 DB에서 다시 뭉치며 경희대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이 외에도 2010시즌에는 단국대의 김현민, 조상열(부산 KT 소닉붐), 연세대의 이관희(서울 삼성 썬더스), 전준범(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 중앙대의 오세근, 한양대의 이재도(안양 KGC 인삼공사), 차바위(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그리고 중앙대 중퇴 전 이대성 등 현재 프로에서 날고 기는 선수들이 대학리그를 평정했다. 즉, 대학농구의 황금기였다.

▲대한민국농구협회 방열 회장과 이제는 서울 SK 나이츠의 감독이된 문경은 감독의 동문 격려 메세지

또 특이한 점은 동문 격려 메시지이다. 해당 대학을 졸업한 당시 현직 농구인들이 재학 선수들을 대상으로 보낸 메시지이다. 만약 졸업한 농구인이 없다면, 그 학교를 졸업한 연예인이 메시지를 대신하기도 했다. 이 메시지 중에서는 현재는 서울 SK 나이츠에서 감독직을 맡고 있는 문경은 감독이 선수 신분으로 보낸 메시지도 있다. 이는 대학농구리그 출범 이후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났는지를 가늠케 한다.

이후 페이지에는 지도 이미지와 교통편을 포함한 ‘경기장 오는 길’이 상세하게 나와 있고 경기 전체일정을 표로 정리한 내용이 포함되어있다.

▲2011년부터 2014년의 대학농구리그 가이드북 표지. KB국민은행이 타이틀 스폰서로서 표지에 같이 명시되어있다.

- 2011년~2014년: 대학농구에 타이틀 스폰서와 주관방송사가 들어서다.

2011시즌부터는 본격적으로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KUSF/現명칭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가 대학농구리그를 주최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한국대학농구연맹의 주관,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을 받았다. 이 시기에는 타이틀 스폰서와 주관방송사가 붙었다. KB국민은행과 KBS였다. KB국민은행이 타이틀 스폰서가 되면서 2014년 ‘KB국민은행 대학농구리그 스포츠마케팅 서포터즈’가 활동하는 등 대학농구는 점점 모양새를 갖춰갔다.

2011시즌부터는 가이드북이 들고 다니기 쉽게 바뀌었다. 크기가 작아지고 대신 두께가 두꺼워졌다. 이전 시즌의 기록이 쌓이며 후반 페이지에 이전 시즌의 챔피온 및 수상 현황이 기재된 것을 제외하면 내용 면에서는 2012년까지 2010년 가이드북과 크게 다른 것이 없다.

▲연세대 전준범(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의 유니폼 피팅샷

2013시즌에는 학교 소개에 단체 사진이 사라졌다. 그리고 유니폼만의 사진이 아닌 각 팀의 주장 선수에게 유니폼을 입혀서 찍은 일명 ‘피팅샷’을 보여주었다. 유니폼을 입고 있는 주장들의 표정이 머쓱해 보이긴 하지만 이 또한 하나의 재미이다. 2013시즌부터는 경기 수가 총 16경기로 감축되었다. 선수이기 이전에 학생으로서의 학업이 중시되며 나타난 결과가 아닐까 추측된다. 또한 2013시즌에는 ‘팀 데이터’가 추가되었다. 이전 기록에 기반한 팀의 평균 데이터를 산출한 것이다. 이는 대중들이 쉽게 팀의 전력을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2013~2014시즌에도 쟁쟁한 선수들이 대학 무대를 활보했다. 고려대의 문성곤(안양 KGC 인삼공사), 이승현(고양 오리온 오리온스), 이종현(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 강상재, 김낙현(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연세대 허웅(원주 DB 프로미), 최준용(서울 SK 나이츠), 천기범(서울 삼성 썬더스), 한양대 정효근(상무 농구단) 등 현재 프로농구의 젊은 피들이다.

▲2015년의 가이드북. 2015년부터 남녀 대학농구리그로 명칭이 바뀌었다.
▲여대부의 출범을 소개하는 칼럼이 있다.

2015년: 여대부의 등장

2015시즌 드디어 여대부 리그제가 출범했다. 처음으로 대학농구리그에 발을 디딘 여대부는 총 7개교. 광주대, 극동대, 단국대, 수원대, 용인대, 전주비전대, 한림성심대이다.

▲2015 남녀 대학농구 가이드북의 선수 소개란. 예전에 비해 선수에 대한 사적인 질문이 많아졌다.

2015시즌으로 들어서며 가이드북이 좀 더 깔끔해졌다. 본격적인 팀 소개가 들어가기 전 매거진 형식으로 대학리그를 간단히 프리뷰한 파트도 추가되었다. 2013시즌 잠시 사라졌던 단체 사진이 2014시즌부터 나타났다. 2015시즌 합류한 여대부의 단체 사진에서는 남대부 단체 사진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캐주얼함과 앙증맞음이 묻어있다.

선수 소개에서는 농구 시작 계기, 가족 관계, 별명, 롤모델, 기억에 남는 경기. 올 시즌 목표, 라이벌, 장/단점같이 선수에 대한 사적인 질문이 많아져 대학농구를 보는 팬들에게 조금 더 쉽게, 가까이 다가갔다. 여대부까지 총 19개교의 선수들의 수많은 별명 중 재미있는 별명을 몇 가지 꼽아보자면 우선 고려대 김낙현의 별명이다. 김낙현은 2015시즌부터 2017시즌까지 닥스훈트, 나쿄니, 낙지 순으로 별명란의 답변이 바뀌었다. 이로 미루어 보아 김낙현은 굉장히 다양한 별명을 가진 듯하다. 동국대 변준형(안양 KGC 인삼공사)의 별명은 변코비. 그는 그 별명에 걸맞게 프로 무대에 전체 2순위로 진출, 2018-2019시즌 많은 성장과 활약을 보이며 KBL 신인상을 수상하였다. 2015시즌 가이드북에는 연세대 중퇴 전 김훈(원주 DB 프로미)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가이드북에 기록된 그의 별명은 추신수이다. 듣고 보니 닮은 듯하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의 가이드북 표지

-2016년~2019년: 여대부의 변동, 그리고 가장 젊은 피들

남대부 12개교가 2010년부터 변동 없었던 것과 달리 여대부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2015년 광주대, 극동대, 단국대, 용인대, 전주비전대, 한림성심대에서 2016년에는 전주비전대가 빠진 6개교가 경기를 치렀다. 전주비전대는 계속해서 불참과 참가를 반복하다 2018년~2019년 2년 연속 출전하지 않았다. 작년에는 극동대가 빠지고 그 자리를 부산대가 대신하였다. 부산대는 대학리그 입성 전에도 마카오 국제 농구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강력한 저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결국 부산대는 리그 입성 첫해 만에 전승 우승으로 최종 1위를 달성한다. 그리고 여대부는 올해 극동대와 전주비전대가 합류하며 ‘완전체’ 대결을 펼친다.

2016년~2019년의 선수들은 현재 프로농구를 책임지는, 앞으로 프로농구를 책임질 가장 젊은 피이다. 2020년에는 그들과 대학농구 가이드북이 어떻게 함께 발전해갈지 기대를 걸어본다.

<역대 정규리그&플레이오프 우승전력 및 MVP>

2010시즌: 중앙대/중앙대/김선형(정규리그), 함누리(플레이오프)

2011시즌: 경희대/경희대/김민구, 박래훈

2012시즌: 경희대/경희대/김민구, 김종규

2013시즌: 경희대/고려대/김종규, 이종현

2014시즌: 고려대/고려대/이승현(2관왕)

2015시즌: 고려대/고려대/문성곤, 강상재 – 용인대/용인대/조은정, 최정민 

2016시즌: 고려대/연세대/이종현, 천기범 – 광주대/광주대/김진희, 강유림

2017시즌: 고려대/연세대/김낙현, 허훈 – 광주대/광주대/장지은, 강유림

2018시즌: 고려대/연세대/전현우, 이정현 –수원대/수원대/최윤선, 박경림

2019시즌: 연세대/연세대/김경원 – 부산대/부산대/이주영, 이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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