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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history] 예상치 못한 일격, 2013년 1라운드 1차전(vs. 네덜란드)

조회수 2017. 2. 22. 13:2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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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제3회 WBC.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감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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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12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늘(21일)부터 KBO는 2006, 2009 WBC history에 이어 2013 WBC history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2013년 이야기는 당시 대표팀 전 경기를 취재했었던 연합뉴스 배진남 기자가 KBO 연감에 기고한 내용입니다. 사진은 한국스포츠사진기자회가, 영상은 JTBC가 제공해주셨습니다.
<2013 WBC 대표팀 기자회견 (좌측부터) 윤석민, 이대호, 류중일 감독, 강민호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

2013년 제3회 WBC.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감은 컸다. 2006년 초대 대회 4강, 2009년 두 번째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해 이번에는 사상 첫 우승도 가능하리라며 이전보다 더 큰 꿈을 꿨다. 불과 5년 전,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전승으로 금메달을 따는 등 한국 야구가 국제무대에서 선사한 감동과 환희는 대단했다. 우리는 그 열기가 3회 대회에도 이어져 그 감동을 다시 느껴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2013 WBC 국가대표 선수단 출정식 @르네상스호텔 다이아몬드볼룸>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태극전사들은 1라운드가 열린 대만에서 고작 세 경기만 치르고 일찌감치 귀국길에 오르는 수모를 당했다.

우리나라는 1회 대회에서 해외파와 베테랑 위주로 팀을 꾸렸고, 2회 대회에서는 베이징올림픽 우승 주역들을 주축으로 한 ‘드림팀’을 구성해 세계무대에 도전했다.


하지만 2013년에는 그렇지 못했다. 국제대회에서 실적을 남긴 투수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1, 2회 대회 때만큼 강한 전력을 꾸릴 수가 없었다. ‘역대 최약체 전력’이라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였다.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 입단한 좌완투수 류현진과 팀을 옮긴 외야수 추신수(신시내티 레즈)는 스프링캠프 참가를 이유로 국가대표를 고사했다. 좌완투수 봉중근(LG)과 김광현(SK)은 어깨 통증으로 출전을 포기했고, 김진우(KIA)는 팔꿈치 통증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이들을 대신해 서재응(KIA), 장원준(경찰야구단), 윤희상(SK), 손아섭(롯데), 차우찬(삼성)이 태극마크를 달았다. 예비 명단에 들었던 투수 홍상삼(두산)은 발목을 다쳐 팀 동료 이용찬으로 바뀌었다가 이용찬마저 팔꿈치 통증으로 낙마하면서 결국 송승준(롯데)이 태극마크를 달았다.


류중일 감독은 대회에 앞서 2월 12일부터 2주간 대만 자이현에 캠프를 차리고 담금질하면서 최종 엔트리 28명을 확정했다. 대표팀은 투수 13명과 야수 15명으로 구성됐다. 해외파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는 이대호(오릭스)가 유일했다.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투수 윤희상과 차우찬, 외야수 이용규(KIA)도 대회 개막 전까지는 충분히 정상의 몸 상태를 되찾으리라 기대하고 엔트리에 포함했다.

<2013년 WBC 대표팀 최종 엔트리>

류중일 감독을 보좌할 코치진은 양상문 수석코치, 한용덕 투수코치, 박정태 타격코치, 김동수 배터리코치, 김한수 타격코치, 유지현 수비/주루코치로 구성됐다. 핵심 전력이 고스란히 빠졌지만 불안과 함께 기대가 공존했다.

<2013 WBC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윤석민(KIA)이 선발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주고 빠른 투수교체로 박희수(SK), 정대현(롯데), 오승환(삼성)으로 이어지는 역대 대표팀 최강의 불펜진을 조기에 활용한다면 마운드 공백을 충분히 메울 수 있으리라 예상했다. 여기에 이승엽(삼성)과 김태균(한화), 이대호 등이 이끄는 타선의 무게감은 앞선 대회 못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훈련 중인 (좌측부터)이승엽, 김태균, 이대호>

대표팀은 대만에서 훈련하면서 여섯 차례 평가전을 치러 2승1무3패의 성적을 냈다. KBO 리그 무대 데뷔를 준비 중이던 NC 다이노스와 네 차례 평가전에서 2승2패를 거뒀고 대만 군인선발팀(0-1 패), 대만 실업선발팀(2-2 무)과 공식 연습경기에서 1무1패를 기록했다. 두 차례 공식 연습경기에서 각각 3안타, 7안타에 그치는 등 살아나지 않는 타선은 여전히 불안요소였다.

<네덜란드전에서 타격을 하고 있는 김태균>

대표팀은 마침내 3월 2일 네덜란드와 대회 1라운드 B조 1차전을 치렀다. 이 한 경기로 한국의 2라운드 진출은 불투명해졌다.


대표팀은 에이스 윤석민을 선발로 내세우고도 0-5로 완패했다. 윤석민은 4 1/3이닝 동안 4피안타와 볼넷 하나를 내주고 2실점해 패전투수가 됐다.

<네덜란드전 선발투수로 등판한 윤석민>

대회를 앞두고 치른 연습경기에서도 빈타에 허덕여 걱정을 안긴 타선은 이날도 4안타에 머물러 무득점 패배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 게다가 공식기록으로 잡힌 한국의 실책만 4개나 될 정도로 공격과 수비 전반에 걸쳐 기대를 밑돈 경기였다.


류중일 감독은 네덜란드 선발 디호마르 마르크벌이 좌완투수인 점을 고려해 선발라인업에 좌타자를 이용규와 김현수 둘만 배치했다. 이용규는 원 포지션인 중견수가 아닌 우익수로 돌리고 중견수는 전준우를 선발로 내보냈다.


우리나라는 안드렐톤 시몬스의 유격수 앞 땅볼 때 강정호가 1루로 던진 공이 바운드되면서 뒤로 빠지는 등 1회부터 어설픈 수비 탓에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실점 없이 첫 수비를 마쳤지만 2회초에 선두타자 앤드루 존스에게 좌익수 쪽 2루타를 얻어맞고서 이어진 희생번트와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빼앗겼다.

승부의 추는 5회 네덜란드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1사 1루에서 마운드를 넘겨받은 노경은이 안타와 볼넷을 내줘 1사 만루의 궁지에 몰리더니 로저 베르나디나의 2루수 땅볼로 추가 실점했다. 이어 블라디미르 발렌틴의 좌전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내줘 0-3으로 벌어졌다.


7회에도 손승락에 이어 차우찬, 정대현, 서재응까지 투입하면서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지만 2루타 2개와 4사구 2개에 수비 실책 등을 엮어 다시 2실점하며 추격 의지가 완전히 꺾였다.

<7회 홈에서 주자와 부딪혀 교체되는 포수 강민호>

이렇게 우리나라는 네덜란드에게 5점을 내주며 첫 경기를 마무리했다. 1차전에 패한 대표팀은 2라운드 진출권 획득을 위해 1라운드 2경기(호주, 대만)를 모두 이겨야 할 뿐만 아니라 대량득점이 필요했다. 한국 대표팀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호주전을 향했다.

* 자료출처 : 2014 KBO 연감, 한국스포츠사진기자회,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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