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등에 업은 비행기??!!!

조회수 2020. 9. 9. 11:4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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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747의 등에 실려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우주왕복선의 궤도선(Orbiter)입니다. 2011년에 퇴역하여 이제는 전시관에서만 볼 수 있죠. 윷놀이도 아닌데 도대체 왜 이런 조합이 만들어졌던 것일까요? 이게 과연 뜨고 내리는 게 가능할까요?

출처: nasa.gov
비행기에 업혀 있는 우주왕복선 오버터(orbiter)

출처: “Shuttle Carrier Aricraft”, “NASA Johnson” youtube channel
(날아가는 모습은 글 하단 동영상에 표현)

비행에는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기묘한 조합의 비행체가 탄생한 것일까요? 저렇게 날아가면서 점점 속력을 높인 후 고공에서 우주왕복선을 발사하는 연습이었을까요? 실제로 올해 5월에 영국의 '버진 오비트'는 보잉 747기에서 'Launcher ONE'이란 소형 우주로켓을 발사하는 시험을 하기도 했지만...우주왕복선의 경우 이와는 다른 이유입니다. 


사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우주왕복선 오비터가 스스로 날 수 없어

착륙시에는 사실상 종이비행기와 같다는 것입니다. 

출처: nasa.gov, pixabay.com
출처: nasa.gov
이렇게 멀쩡히 엔진이 달려 있는데 무슨 소린가 하실텐데요...
출처: 이미지 출처 : nasa.gov

우주왕복선 본체인 오비터에는 메인 엔진이 3개 달려 있는데 이 엔진의 작동에 들어가는 연료는 전부 위 사진에 외부 연료 탱크로 표시한 주황색 탱크에 있습니다. 탱크가 오비터 내부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점점 고도가 높아지며 고체 연료 부스터와 외부 연료 탱크가 떨어져 나가면 사실상 오비터는 동력원이 없어지는 것인데요. (분리장면은 글 하단 동영상 참고)

출처: nasa.gov

위 붉은 화살표로 표시한 노즐에서도 약간의 추력을 만들어 낼 수 있지만 '재진입 시 속도를 줄여주는' 본래의 역할이 명확하죠. 지구로 귀환할 때 아래 그림처럼 뒤집어진 상태에서 (오비터 진행 방향은 왼쪽에서 오른쪽) 역추진을 하며 속력을 줄여주는데 쓰입니다. 

출처: nasa.gov, pixabay.com

역추진까지 끝내고 나면 이제 정말 오비터는 완벽히 무동력 상태에서  글라이더처럼 활강하며 착륙을 하게 됩니다. 스스로 추력을 내는 게 아닙니다. 

출처: nasa.gov, pixabay.com

착륙이 끝나고 나면 우주왕복선 오비터가 스스로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보잉 747의 등에 업혀야 하는 것이죠. 그런데 오비터를 움직일 일이 많을까요?


출처: nasa.gov, pixabay.com

우주왕복선은 플로리다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됩니다. 당연히 지구로 귀환할 때도 플로리다에 착륙해야 합니다. 발사 관련 시설이 다 플로리다에 있으니까요.  

출처: nasa.gov, pixabay.com

그런데 돌아오는 시기에 케네디 우주센터 날씨가 안 좋다고 가정해봅시다.  워낙 넓은 땅덩이라 그 시점에 날씨가 더 좋은 캘리포니아에 착륙할 수도 있겠죠. 만약 캘리포니아에 착륙했다면 다시 발사가 되기 위해서 플로리다로 셔틀을 옮겨줘야 하는데 말씀드렸던 것처럼 스페이스 셔틀은 자력으로 이동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어딘가에 실어서 보내야 하는데 바로 보잉 747기가 그 임무를 수행했던 것입니다. 

출처: nasa.gov, pixabay.com
출처: “Shuttle Carrier Aricraft”, “NASA Johnson” youtube channel
보잉 747 등에 실리고 있는 우주왕복선 오비터
출처: nasa.gov
스페이스 셔틀(우주 왕복선)의 셔틀인 셈이죠.

출처: “Shuttle Carrier Aricraft”, “NASA Johnson” youtube channel
"제트 엔진을 달면 스스로 귀환할 수 있지 않을까?"

궤도선 혼자 자력 비행이 가능하도록 제트엔진을 부착하려는 아이디어도 있었지만 비용과 기술적 문제로 실현되지는 못하였습니다. 


출처: “Shuttle Carrier Aricraft”, “NASA Johnson” youtube channel
출처: nasa.gov

자세히 보시면 보잉 747과 오비터가 서로 연결되는 부분의 위치(위쪽 사진 붉은 원)가 오비터와 외부 연료탱크가 결합되는 위치(아래 사진 노란 원)와 같습니다.

출처: “Shuttle Carrier Aricraft”, “NASA Johnson” youtube channel

접합부에는 위 사진과 같이 "Attach orbiter here, note: black side down"이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오비터의 배면이 검은색이니 방향을 착각하지 말고 부착하라는 미국식 '유머'라고 합니다. 


출처: “Shuttle Carrier Aricraft”, “NASA Johnson” youtube channel

무게를 줄이기 위해 좌석, 화장실, 조리실, 단열재 등이 전부 제거된 보잉 747의 내부 모습입니다. 꼬리날개 성능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수직 날개를 덧붙인 것도 보이네요.

출처: “Shuttle Carrier Aricraft”, “NASA Johnson” youtube channel

출처: “Shuttle Carrier Aricraft”, “NASA Johnson” youtube channel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를 내고  그 아이디어가 진짜 현실이 되도록 노력했을 그 시대의 엔지니어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기묘한 비행은 기네스북에 세상에서 가장 큰 단일 항공 화물 (the largest single objects to be transported by air)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출처: “Shuttle Carrier Aricraft”, “NASA Johnson” youtube channel

아래 링크에서 이 기묘한 조합이 날아가는 모습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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