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대하지 않을 법한 랩네임을 골랐다."라며 자신을 소개한 래퍼

조회수 2019. 12. 5. 14: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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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앨범 '환상'에 대한 소개도
출처: Seunghoon Jeong / HYPEBEAST KR

많은 래퍼가 약속이라도 한 마냥 영어 이름을 갖다붙이는 요즘, 돌연 랩네임 ‘한국사람’이 등장했다. “함부로 대하지 않을 법한 랩네임을 골랐다”며 자신을 소개한 한국사람은 그 이름에 걸맞게 얼굴 곳곳에 새긴 타투, 길게 땋은 드레드 헤어, 펑크 록커가 연상되는 가죽 재킷과 부츠 등은 쉽게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한편 그 스타일 그대로 한국사람의 앨범 '환상'은 록, 힙합, 그리고 전자 음악이 한 데 섞인 채 실험적인 소리를 낸다. 이런 그를 과연 어떤 범주에 넣여야 할 지 몰라 덮어두고 직접 만나 이야기 나눴다. 유년 시절부터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 그리고 '환상'에 대한 소개까지. 

출처: Seunghoon Jeong / HYPEBEAST KR

아직 한국사람을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를 해본다면?


본명은 최성이고, 음악을 하고 있다. 나같은 사람도 음악을 할 수 있으니, 누구나 좋아하는 걸 시도하라는 희망을 주고 싶어 음악을 시작했다. 12살 이후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뭐든 잘 먹고 잘 살 거라는 이상한 확신이 있었다.


12살 때, 어떤 큰 변화가 있었나?


부모님의 학구열이 굉장히 강했다. 피아노, 바이올린, 수영, 수학, 영어, 과학. 매일 새벽 1까지 ‘학원 뺑뺑이’를 돌렸다. 수학 시험에서 백 점을 맞아 자랑하면, 영어는 왜 한 개 틀렸냐고 혼이 났다. 그 순간 ‘현타’가 왔고, 그 이후로는 하지 말라는 짓만 하고 살았다.


그 계기로 바로 음악을 시작했나?


바로 시작한 것은 아니다. 어릴 때부터 집에 혼자 있는 것을 즐겼다. 심심해서 온종일 음악만 듣고 말도 안 되는 글들을 많이 썼다. 음악은 고등학교 졸업 후에, 그 두 개가 잘 맞아떨어져 막연히 시작했다.

출처: Seunghoon Jeong / HYPEBEAST KR

한국사람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지었나?


나를 함부로 대하지 않을 이름이 없을까 고민했다. 가령 '리그 오브 레전드'의 닉네임을 ‘엄마’라고 지으면, 누가 쉽게 건들겠냐. 그래서 이름으로 한국사람을 택했다.


오늘 여러 룩을 준비해왔다. 오늘 입은 것들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욕심이 정말 많다. '하입비스트'를 통해 나의 여러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스타일리스트를 직접 고용했다. 굳이 소개하자면 지금 하는 거친 음악과 색깔이 맞는 옷들이다.


평소에도 즐겨 입는 옷인가?


스타일만 요청했을 뿐, 아이템은 스타일리스트가 직접 준비한 거라 사실 무슨 브랜드인지는 잘 모르겠다. 실제로는 하나에 꽂히면 그 옷만 입는데, 요새는 다잉 브리드, 언더커버, 릭 오웬스를 즐겨 입는다. 근데 다 하나밖에 없다. 비싸서. 

출처: Seunghoon Jeong / HYPEBEAST KR

곳곳에 새겨진 문신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과거 인터뷰에서, 연말에 얼굴 문신을 지울 거라고 했다. 


당장은 얼굴에 문신이 있어도 살면서 문제 될 게 없더라. 그래서 아직은 안 지울 거다. 사실 지난주에 왼쪽 뺨에 문신을 하나 더했다. 이건 내가 직접 디자인한 도안이다.


몸에도 문신이 많은가?


정말 많다. 낙서장이다.


아끼는 문신이 있는가?


없다.

힙합, 록, 펑크, 발라드, 전자음악 등 앨범 '환상'은 여러 장르가 뒤엉킨 실험적인 사운드로 가득하다. 작업하는 방식이 궁금하다.


지루한 걸 못 견딘다. 원래는 주로 힙합만 했는데, 또 ‘현타’가 왔다. 그래서 자연스레 음악 스타일을 바꿔가며 나 자신을 환기했다. 당시 기분과 감정에 따라 장르가 바뀌기도 한다. 다음 앨범도 뭐가 나올지 모르겠다. 시티팝, 테크노, 모두 시도해보고 싶다. 


서로 다른 장르의 트랙들은 어떻게 한 앨범에 추렸나?


앨범이 시중에 나오기 전까지 모든 트랙이 뒤죽박죽이었다. 그래도 모두 내게서 나온 한 목소리의 음악이니 크게 문제 될 게 없다고 생각했다. 말이나 뉘앙스가 비슷한 것끼리 묶었다. 사실 ‘환상’이라는 타이틀도 유통사에 보내기 20분 전에 지었다.


그럼 ‘환상’이라는 이름은 어쩌다 나왔나?


작업 내내, 많이 힘들었다. 내가 내 속을 파먹고 있는 건 아닌가 싶었다. 음악을 하는 건 내 소중한 꿈인데, 반대로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이게 꿈인가, 현실인가, 환상인가 머릿속이 복잡했다.

출처: Seunghoon Jeong / HYPEBEAST KR

대표곡 ‘666’은 어떤 곡인가?


성공해가는 과정에 관해 이야기했다. 하나를 가지려면 하나를 내어줘야 한다. 나도 많은 부분을 포기하며 이 자리에 올랐다. 아직 젊은 나이지만, 매번 회의감이 든다. 무얼 위해 이렇게 포기해야 하는지.


그럼 한국사람에게 성공이란 무엇인가?


사람들로 인해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다. 주변에 아끼고 소중한 사람들을 두는 것, 그런 게 성공한 삶이다. 물론 그런 걸 누리려면 (물질적인) 기반이 갖춰져야 할 것 같다.


장르라도 조금 타협할 마음이 없나? 


나는 장르에 따라 음악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내게 음악은 ‘나’이다. 사람이 다 변하는 것처럼 내 음악도 계속 바뀔 것이다. 하나의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싶다.

가고 싶은 소속사가 있나?


예전에는 안정감 때문에 어느 회사에든 들어가고 싶었다. 하지만 결론은 나는 회사와 어울리지 않는다. 그리고 회사 없이 친구들과 함께 일하는 게 좋다. 물론 소속가 있으면 정말 좋을 것 같겠지만.


앞으로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있나?


12월 6일, 홍대에서 단독 공연을 한다. 티켓 오픈 30초 만에 매진됐다. 12월 24일에는 EP를, 내년에는 정규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다. 지금 들어오는 모든 수익을 일련의 활동에 쏟아붓고 있다. 아마도 내년엔 전국 투어를 할 것 같다.


혹시라도 '쇼미더머니'에 출연할 의사는 없나?


예전엔 멋져 보이려고 안 나가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지금은 정말 모르겠다. 양날의 검인 것 같다. 나가면 어떤 장점과 단점이 있을까?

Editor Yejin Cho

Photographer Seunghoon Jeong / HYPEBEAST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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